밤마다 문만 두드리지 말고, 이제 저와 결혼해 주시면 안 되나요?’

라고 말하는 눈먼 소녀를 누군가 와서 단숨에 데려가 버린다는 전설,

눈먼 소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얽혀 있는 꽃,

'해국(海菊)'7~11월 쯤 바닷가 볕이 잘 드는 암벽이나 경사진 곳에서

연한 보랏빛 꽃이 가지 끝에 하나씩 피어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해국이

지금 경주 감포 골목길에 활짝 피어서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감포에서도 일본식 목조건물이 줄지어 늘어선 아니원길.

근대화 시기에 감포 주민들의 건강을 일일이 챙겨주었다는

안의원이 살았던 길 아니원길에 경사진 해안 절벽에 잘 자라는

해국의 사연이 여기저기 다양한 형태의 벽화로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언덕 위의 교회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위에도,

한사람이 겨우 비켜 나갈만한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도,

녹슬은 철대문 아래와 허물어져가는 회벽 위에도,

조그만 바윗돌 사이에서도 수줍게 피어난 해국.

 

감포 바닷가 억센 바람 속에서도 아름다운 연보랏빛 꽃을 피우는 해국은

억센 바닷바람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감포사람들의 모습이다.

 

 

 

 

 

 

 

 

 

 

 

 

 

 

 

 

 

 

 

 

 

 

 

 

 

 

 

 

 

 

 

 

 

 

 

 

 

 

 

 

 

 

 

 

 

 

 

 

 

 

 

 

 

 

 

 

 

 

 

 

 

 

 

 

 

 

 

 

Copyright 2012.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