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운동과 달리 창시자나 그 기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는 골프는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중국 등의 나라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기원설이 있으나

지금 현재로는 스코틀랜드 기원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흔히들 말하기를 스코틀랜드의 양치기 소년들이 양떼를 돌보다가 지루해지면

스틱으로 돌을 쳐서 들토끼 구멍에 돌을 넣으며 즐기던 놀이가 골프의 시초라고 말한다.

'골프(Golf)'란 말도 스코틀랜드의 오래된 언어로 '치다'인 '고프(Gouft)'가 그 어원이라고 하는데

들토끼가 잔디를 깎아 먹어 평탄하게 된 곳을 '그린(Green)'이라고 불렀고

그린과 그린을 연결하는 양떼들이 밟아 평탄해진 넓은 길을 '페어웨이(Fair way)'라고 불렀다.

 이 때의 그린이 바로 오늘날 '퍼팅 그린'이 됐고, 양떼의 길은 '페어웨이'가 됐다고 전한다.

초원의 양치기 소년이 들토끼 구멍에 스틱으로 돌을 쳐서 넣으며 놀았던 놀이가 골프의 시초라면

몽골 초원이야 말로 스코틀랜드 초원보다 골프 치기에 더욱 적합한 곳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몽골 현지인들의 말로는 몽골에는 골프장이 두군데 있다고 한다.

하나는 울란바타르 나이람달 캠프 근처에, 또 하나는 테를지 국립공원에 소재하고 있는데

몽골 여행 중 우연히 두 군데의 골프장을 다 둘러볼 기회가 있어 잠시 소개해 드린다.

 

 

 

 

울란바타르를 떠나 나이람달로 가기 3km 전 쯤 되는 도로변에 위치한 울란바타르 골프 클럽.

'UB RESORT GOLF CLUB' 이라고 쓰인 작고 소박한 팻말은 정말 여기가 정말 골프장 맞아? 하는 생각을 먼저 들게 한다.

 

 

 

 

울란바타르 골프장은 리조트를 겸하고 있는데 파란 하늘 아래 줄지어 늘어선 원색의 방갈로들이 너무 귀엽게 보인다.

 

 

 

 

골프장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클럽 하우스는 몇 사람 서지 않아도 로비(?)가 꽉 찰 정도로 그 내부가 좁디 좁다. 

 

 

 

 

 

골프장 입구에는 장승 모양의 조형물들이 여기 저기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칭기즈칸과 그 아들들을 연상케 하는 이 조형물들은 우리네 장승처럼 하나의 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몽골 혁명의 아버지 수흐바토르가 즐겨쓰던 모자를 쓴 장승도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섰다.

 

 

 

 

클럽 하우스를 나와 눈 앞에 펼쳐지는 골프장을 살펴보니 와~! 정말 휑할 정도로 탁 트였다.

 

 

 

 

광활한 초원과 나즈막한 구릉지들을 잘 활용한 이곳은 9홀 규모의 크지 않은 골프장이다.

 

 

 

 

골프장에는 이렇게 게르들이 군데 군데 들어서 있는데 이 게르들은

유목민들의 게르가 아니고 골프장 이용객들을 위한 게르 리조트이다.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 아래 펼쳐진 하얀 게르들은 외국인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게르 내부는 비교적 시원한데 게르 덮개까지 활짝 들어올리면 바람이 솔솔 들어와 무지 시원하다. 

 

 

 

 

강풍에 게르가 날아가지 않게 끈에다 돌을 단단히 묶어놓은 모습이 특히 재미있게 보인다.

 

 

 

 

게르 리조트 중에는 이렇게 럭셔리함 그 자체인 게르도 한채 보인다.

이 정도의 게르이면 호텔로 치면 로열 스위트룸에 비교할 수 있을 듯.......

 

 

 

 

금방이라도 칭기즈칸이 게르 문을 밀고 나올 듯한 포스를 풍기는 럭셔리 로얄 스위트 게르는

할흐 부족의 상징물을 하늘 높이 세우고 흩날리고 있어 더욱 멋스럽게 보인다.

 

 

 

 

게르 하우스를 구경하고 오니 여직원이 골프채를 양손에 움켜 쥐고 분주히 가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이어서 공도 몇 바구니 드라이빙 레인지로 옮겨진다.

 

 

 

 

더운 날씨에도 드라이빙 레인지에 서니 시야가 탁 트이고 바람도 솔솔 부는 것이 청량감마쳐 느껴진다.

 

 

 

 

처음 골프채를 쥐어본다는 몽골 대학생.

포즈는 엉성하지만 놀랍게도 칠 때 마다 번번히 장타를 날려보낸다.

 

 

 

 

 무더위에 러프인지 그린인지 구별도 안 되는 곳에서 퍼팅에 열중하는 여자분도 보인다.

역시 골프에 미치면 더위나 햇볕 쯤은 아랑곳 하지 않게 되나 보다.

 

 

 

 

명색이 골프장인데 골프장 바로 옆까지 소와 양들이 들어와 열심히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여름 한철 가축들에게 열심히 풀을 뜯겨야 젖이 많이 나 추운 겨울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 유목민들에게는

풀이 많이 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초원이든 골프장이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하지만 저렇게 골프장 안쪽까지 들어와서 풀을 뜯다가

 신나게 날아간 골프공에 머리라도 맞는 날에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지 않을까?

소나 양들의 안전이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몽골의 유명 휴양지 테를지 국립공원에도 9홀 규모의 골프장이 있다.

이곳의 클럽 하우스는 울란바타르 - 2 호텔인데 울란바타르 리조트 골프 클럽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다.

 

 

 

 

하지만 이곳의 골프장에서도 골프 치는 사람들의 모습보다는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몽골 사람들이 보기에는 골프장도 소와 양들에게 풀을 뜯겨야 하는 신성한 초원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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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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