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니언으로 가기 위해서는 L.A.를 떠나 끝도 없는 모하비 사막을 몇 시간이나 달려야 한다사막이라 하길래 끝없는 모래 사막이 나타날 것을 연상했는데 모래 사막은 거의 볼 수 없었고 황무지,그리고 Joshua Tree라고 하는 작은 선인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이었다.

 

 

모하비 사막을 달리면서 본 인상적인 것중에 하나는 고속도로 양 옆에 끝없이 길게 이어진 사람 키 정도의 철조망이었는데 그것은 야생 동물이 차에 뛰어들어죽는 Road Kill을 막기 위한 방지막이란다그리고 곳곳에 지하도가 건설이 되어 동물들이 길을 안전하게 건널수 있도록 되어있었다교통 사고의 위험으로 부터 사람과 동물의 생명을 동시에 보호하는 시설에서 작은 생명이라도 귀중하게 여기는 아메리칸들의 생명 사랑을 읽을 수가 있었다. 

 

 

 네바다주에 도착해 라플린이란 도시에 하루밤 묵게 되었다라플란은 콜로라도(붉은 강이란 뜻)강가에 있는 작은 도시인데 2의 라스베가스라고 불리울 만큼 도박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이 곳은 사막 기후라서 습도가 매우 낮은 관계로 천식이나 관절염 환자들이 은퇴 후에 살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단다.

미국에 와서 또 인상적이었던 점은 사람들이 인사를 너무 잘 한다는것이었다L.A.에서도 라플란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타면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다 밝은 얼굴로 "HI~" " Good morning~" "It's fine day ! isn't it ?" 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심지어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내려서 화장실에 가도 우락부락한 얼굴의 청소원이 밝게 "HI~" 하면 인사를 해주는 것이 정겹게 보였다나도 또한 그들의 인사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같이 인사를 주고 받게 되는 것이었다잘 모르는 여행객에게도 밝게 웃으면 인사해주는 것에서 마음의 따스함과 여유를 읽을 수가 있었다. 

 

 

라플린에 있는 모든 호텔은 도박을 위한 시설에 집중되어있다호텔의 모든 로비는 수백개의 슬로트 머신으로 가득 차 있어서 객실로 가려고 하면 반드시 슬로트머신 옆을 통해야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다숙박비는 매우 싸며 특히 큰 도박을 하는 투숙자들은 라스베가스와 마찬가지로 비싼 스위트룸이 다 공짜라고 한다투숙객들은 거의 노년층이었는데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슬로트 머신 앞에서 열심히 버튼을 누르고 있는 모습이 참 이채로왔다슨 일확천금을 누리기 위해서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년의 여가를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서 작은 단위의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도박의 도시에 왔으니 게임 한번 안 하고 가면 너무 서운할 거 같다원래가 고스톱도 칠 줄 모르는 도박의 문외한이지만 도박 체험을 한 번 해보기로 하고 20달러를 코인으로 바꾼 후 슬로트 머신을 당겨보았다잘 모르지만 열심히 버튼을 눌러가면서 행운이 오기를 기대했는데 점수가 많이 올라갔다가 다시 잃어버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다가 드디어는 20달러를 다 탕진해버리고 말았다그래도 거의 1시간 정도를 기계 앞에서 논 셈이라고 하니 처음 한 것 치고는 아주 운이 좋은 편이었다. 

 

 

도박에 한번 맛을 들이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는데(그만큼 재미가 있었다!) 20달러를 잃고 나니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일확천금(?)을 포기하고 호텔을 나와 밤에도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콜로라도 강가를 산책했다마침 달빛이 강물에 어리어 어른거리는 모습에 중학교 때 음악시간에 부르던 '콜로라도의 달'이란 미국민요가 생각났다.

콜로라도의 달밝은 밤은 마음그리워 저 하늘~

콜로라도의 달밝은 밤은 마음그리워 저 하늘~

반짝이는 금불결, 은물결 처량한 달빛이여~~

콜로라도의 달밝은 밤은 마음그리워 저 하늘~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가사조차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콜로라도의 달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며 콜로라도 강가의 달빛에 마음껏 몸을 맡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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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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