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푸르른 오월의 어느날 오후, 지인 몇명과 함께 최부잣집이 있는 경주 교촌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부잣집과 함께 교촌마을이 중심지역인 경주 향교 앞을 지날 때였다.

 

 

 

 

향교 정문 앞을 언뜻 보니 문지방 위에 웬 코딱지만한 아기냥이가 쪼그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태어난지 한달도 채 되어 보이지 않는 치즈태비 아기냥이는 정말 작아도 너무 작다.





그런데 이 아기냥이는 사람들을 보고도 전혀 달아날 생각도 않고 느긋이 오후 햇살을 즐기고 있다.

 


 

 

향교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속에서도 눈을 살며시 감고 꼬박꼬박 졸기까지 한다.

 

 

 

 

근데 조금 있으니 향교 문 아래 틈으로 카오스 아기냥이 한 마리가 더 기어나온다.

크기로 보아 한배에서 나온 형제 같은데 털 색깔이 완전히 다른게 신기하다. 

 

향교 앞을 지나는 사람들 모두가 아기냥이들을 보고 신기해한다.

사람들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저들 나름대로 즐겁게 놀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손을 내밀면 손가락이 먹을 것인가 싶어 킁킁 냄새를 맡으며 사람들 바로 앞까지 다가온다.

 

 


 

 

교촌마을을 돌아보고 한참 후에 돌아 보니 아직도 아기냥이들은 향교문 앞 풀밭에서 장난치며 즐겁게 놀고 있다.

그런데 대체 너희 엄마는 어디에 있는거니? 왜 너희들을 돌보지 않고 너희들끼리 놓아둔거니?

혹시 엄마가 죽었을까? 아니면 벌써 독립을 시킨걸까? 궁금하기만 하다.

 



 

향교 앞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며 냥이들을 보고 신기해하지만 막상 냥이들에게 물이나 먹이를 주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아기냥이들은 배가 고픈지 관광객들이 먹다가 바닥에 흘린 김밥 부스러기들을 찹찹 핥아먹기도 한다.

정말 어미가 버린 아기냥이들일까? 주변을 돌아 보아도 어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으니 걱정이 되기까지 한다.

어미가 없으면 제대로 자랄 수도 없을텐데 상황을 살펴보고 입양이라도 추진해줘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 밤 냥이집사인 지인 한 사람이 사료와 물을 챙겨서 교촌마을에 찾아갔다고 한다.

다행히도 밤에 갔을 때에는 어미가 있었고 지인이 챙겨준 사료와 물을 잘 먹더라고 한다.

 지인은 사료와 물을 넉넉하게 챙겨주고 아기냥이들이 건강하게 노는 모습을 확인하고 돌아왔는데

어미냥이의 배가 볼록한 걸 보아 임신해서 아기냥이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버려둔 것 같다고 전해주었다.

 

아기냥이들은 잘 크고 있을까? 다음주엔 꼭 시간을 내어 아기냥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가봐야겠다.


너무 귀여운 모습으로 교촌마을 동네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아기냥이 치즈태비와 카오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부디 건강하게 잘 커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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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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