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비'라는 드라마였던가? 장근석과 윤아가 나오던 드라마가 기억납니다.

대구의 오래 된 골목과 계명문화대학, 청라언덕 등이 나오던 예쁜 드라마였는데

장근석, 윤아를 톱으로 세우고도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하고 끝났던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 내용 중에 주인공들이 MT를 가서 강변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강 위에 걸쳐진 외나무다리 너머로 석양이 지는 장면이 엄청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래! 저기 무섬마을이야! 무섬마을에 꼭 가봐야지." 

드라마 속 풍경에 반해 언젠가는 나도 저 외나무다리 위를 걸어봐야지란 생각을 늘 했었는데

몇년이 훌쩍 지난 여름날에야 무섬마을로 가기 위해 영주로 길을 떠났습니다.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무섬마을이라 불리우는 곳입니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마을 주변을 휘돌아 흐르는 물돌이마을이지요.





40가구 정도여서 금방 다 돌아볼 수 있는 조그만 마을인데 기와집들의 규모가 보통이 아닙니다.

경북 북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ㅁ'자형 전통가옥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깊은 곳이에요.





반남 박씨 입향조인 박수가 마을에 들어와 건립한 만죽재를 비롯해서 

역사가 100년이 넘는 가옥이 16채나 남아 있다고 하구요.





해우당고택 등 9개 고택이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어 조상들의 자취와 숨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요.





용인민속촌같이 사람들이 살지 않는 전통 가옥이 아니고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구요.





기와집과 초가집, 정자들이 옛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맛볼 수 있어요.





무섬마을의 여름은 마을 전체가 예쁜 꽃들로 뒤덮여있어 더욱 아름다운 것 같아요.






골목길, 담장 옆에 이름없이 핀 색색의 꽃들이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머무르게 합니다.







강둑에는 이렇게 무섬마을을 노래한 시들도 감상할 수 있어 아주 좋네요.





무섬마을에는 두군데의 외나무다리가 놓여져 있는데 작은 다리는 직선이구요. 

큰 다리는 S형으로 구불구불 이어져 있어요.





1983년에 콘크리트 다리인 수도교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이 외나무다리가 바깥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하네요.





책보 메고 학교 가는 아이들, 장날에 소 팔러 가는 아저씨, 장가가는 새신랑, 

꽃가마 타고 시집오는 새색시, 황천길로 가는 상여도 어김없이 이 외나무다리를 건너야했다고 합니다.





지난 350년간 외부와 무섬마을을 이어준 유일한 통로인 외나무다리는 이제 가족들의 추억을 담는 행복한 장소가 되었네요.





외나무다리 너머로 석양이 지는 풍경은 오래 기억에 남을 멋진 장면입니다.

경북 북부 지방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은 영주 무섬마을에 꼭 들려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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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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