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관문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이다.
인천에서 출발하면 거의 13시간이 걸려야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하게 되는데...

바로 아다나로 가는 항공기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긴 통로를 이용하여 공항의 국내선으로 이동했다.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먼지 무빙 워크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도 하염없이 갔다.
밖으로 나가지 않았는데도 여름밤의 열기가 통로 안으로도 훅훅 끼쳐왔다. 

다리가 아프도록 긴 거리를 이동하여 아타튀르크 공항의 국내선으로 이동하니 가뜩이나 기내에서 지친 몸에 힘이 더 빠졌다.

검색 절차도 없이 바로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들어가니 공항인데도 천정이 상당히 낮고 조명이 약간 침침한데다
아주 미세하게 꼬릿꼬릿한 냄새도 나는 것이 마치 우리 나라 소도시 버스 터미널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현지 시각 9시에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11시발 아다나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는데 공항 운항표에 빨간 불로 delayed라고 표시된다.
놀라 자세히 알아보니 1시간 연착이랜다.
1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렸는데 또 1시간 연착.......또 1시간 연착.......아다나편 항공기는 소식이 없다.
13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서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내린지라 몸이 무지 피곤한데 또 공항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니
몸이 축축 쳐지고
온 몸에 이산화탄소가 가득이 찬 것 같고 머리까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아다나로 가는 튀르키쉬(터키 사람) 또한 별 대책없이 기다려야 했는데 너무 피곤하여  염치불구하고 공항 대합실 의자를 두 세 개씩 차지하고
마치 노숙자처럼 길게 누워 눈을 붙이려고 했으나 잠은 잘 오지 않고 몸만 물에 젖은 듯 쳐져가는 것이었다.

시간이 오래 지체하니 기다리기도 너무 심심하여 공항을 돌아다녔다.

공항 벽에 붙어있던 광고판의 생리대 광고가 눈에 뜨였다.
이슬람 국가여서 여성 용품 같은 것은 광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나....공항에서도 나의 편견은 무너졌다.

파리에 갖다놓아도 빠지지 않을 패셔너블한 전통 복장의 여인.
하얀 히잡에 하얀 전통 의상, 하얀 백,하얀 부츠......
거기에다 손에 최신식 캠코더를 들고 자기 애들을 찍고 있었다.
현대와 전통의 기막히게 아름다운 조화에 감탄해서 얼른 셔터를 눌렀다.

신용 카드로 결재하게 되어있으며 티셔츠를 선택하고 버튼을 누르면 사방 6cm 정도로 압축된 티박스가 아래로 나온다.

공항 내의 화장실의 반은 양변기, 반은 쭈그리고 앉는 변기로 되어 있었다.
터키 사람들도 우리 나라처럼 '앉아 쏴!'의 형식이다.
서양 사람들은 우리처럼 쭈그리고 앉아서 볼일 보는 이런 변기를 '터키식 변기'라고 한단다.
변기의 모양은 발 놓는 부분이 빨래판처럼 되어있고
물 내려가는 구멍이 뒷부분에 있는 것은 중국식 변기와 모양이 꼭 같았는데 특이한 것은 비데식이란 점이었다.

앉아서 볼 일을 보는 동안 왼 쪽 앞에 있는 수도꼭지를 열어 조그만 통에 물을 받는다.
그리고 볼 일을 다 보고 앞에 받아 놓은 물로 마무리 세척을 하는 것이다.
이슬람들은 화장지를 쓰지 않고 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것은 종교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는 물은 돌아서서 변기에다 물을 부으면 변기 수동 세척이 되는 것이다. 
이런 화장실 사용법은 북아프리카,아라비아반도,인도,파키스탄,말레이지아,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가 다 동일하다.
무슬림들은 우리가 볼일 본 후 화장지로 닦고 씻지 않는 것을 아주 더럽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터키 여행을 하는 동안 이렇게 물 받는 물통이 없고 변기의 뒷부분에 수도꼭지가 달린 형태도 볼 수 있었는데
어떻게 마무리 세척을 하겠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늦은 시간이라 구두닦이 부스에도 구두 닦는 사람은 없었다. 의자 주변에 엄청 화려한 장식을 해놓은것이 인상적이었다.

1시간 연착....또 1시간 연착이 반복되기에 포기를 하고 잠이나 청하자 하여 누워있어도
너무 피곤하니 잠은 오지 않고 눈만 감고 누워 한숨을 푹푹 쉬고 있는데
터키말로 "#$%^&~#^&*ㄲ&*#%#*~~~"하면서 안내 방송이 나오니 갑자기 튀르키쉬들이 "와~와~!!"함성을 지른다.

터키말 하나도 몰라도 금방 알아먹을 수 있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출구쪽으로 가니
금방 튀르키쉬들이 한데 몰려 바글바글하며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 밀고 당기고..... 아우성을 치는 것이었다.
아니......비행기에 좌석이 다 정해져있는데 왜 줄도 안 서고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 난리지.....?
하긴 우리 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어도 사람들은 출구로 서로 먼저 나가려고 아우성일거야......
터키 여행 중  느낀 점은 튀르키쉬들과 한국사람은 여러 가지로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에 대해선 앞으로 천천히 풀어 나가기로 하고.......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9시에 내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아다나행 국내선에 탈 수가 있었다.
거의 4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린 끝에 비행기에 타니 몸 상태는 거의 그로기 상태......
앞으로 3시간 반을 더 가는데 터키 안에서도 시차가 달라서(땅이 넓긴 넓구나!) 3시 반에 도착한단다.

이륙하고 얼마 있지 않으니 국내선인지라 기내식은 안 주고 간식을 주었다.
옆에 앉은 S에게 스튜어디스가 "와쥬 락 색오샐럭?"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 옆의 나도 못 알아들어서 다시 반문하니 색은 스낵이고 샐럭은 샐러드다.
얼마나 빠르고 강한 발음으로 말하는지 알아먹기가 힘들었다. 

간식 상자 안에는 미니 머핀과 과자,생수 등이 있었는데 혀가 썩을 것 같이 심하게 달고 진한 맛이었다.
과자로 허기를 달래고 잠시 눈을 붙이니 아다나 공항.
도착하니 새벽 3시 반이다.
인천을 출발한지 <19시간 반>이 걸려 터키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 아다나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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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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