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라오디게아는 현재 터키의 에페수스(에베소)의 동쪽 150km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데니즐리이다. 라오디게아는 인근에 있는 히에라볼리(파묵칼레)의 뜨거운 온천수를 수로를 통해 끌어다 썼는데 뜨거운 온천수가 히에라볼리에서 9km 떨어진 라오디게아까지 흘러오다 보면 물이 식어서 미지근하게 되었으므로 라오디게아 주민들은 뜨겁지 못하고 미지근한 온천수를 쓸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서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라오디게아 교회에 보내는 말씀에는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더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 같이 미지근하여 더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내치리라(계시록 3:15~16)" 라고 라오디게아 교회의 미지근한 신앙에 대해 책망하는 구절이 나오게 된다. 

 

미지근하다고 책망 받았던 라오디게아 교회의 폐허에 내리니 작열하는 태양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온천수는 미지근하였을지 모르나 오후의 햇살은 살갗이 따갑도록 강렬하여 모든 것을 다 녹아내리게 하는 듯 했다.

 

완전히 구워삶을 것만 같은 뜨거운 햇살 아래 폐허가 되어 잡초가 무성한 유적지를 돌아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순례의 길과도 같은 여정이다.



유적지의 상세 배치도는 터키어로만 되어 있어서 읽어보아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영어로도 함꼐 써 주면 좋으련만.......

 

 

라오디게아는 AD 60년의 지진으로 말미암아 폐허가 되어 현재는 건물과 기둥들이 퇴락한 벽채가 되어 흩어져있는데 지진으로 무너진 폐허 위에서도 기둥 몇개는 용케도 남아서 서 있었다. 

 

 

라오디게아 교회의 유적지는 복구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 크레인으로 무너진 건물과 기둥을 다시 쌓고 있었다. 

 

라오디게아 교회 유적지의 문은 아름다운 아취형으로 되어 있었다.

 

 

아취형 문앞에는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어서 공사중인 교회 담벼락 위로 올라가서 내부를 보았다.

 

내부는 제법 넓은 편이었고 건물은 문을 통과해서 또 다른 문으로 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크레인도 없던 시절에 크고 무거운 돌을 반듯하게 잘라서 하나하나 올려놓은 건축 기술은 정말 놀랍기만 했고

 

나동그라져 있는 대리석 조각에는 소용돌이 치는 듯한 문양이 바로 어제 새겨놓은 듯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열심히 라오디게아 교회의 여기저기를 찍고 있는데 갑자기 공사장에서 홍길동 같은 아저씨가 아취 위로 나타나더니 사진을 찍는 필자를 보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었다.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만국 공통어인 바디 랭귀지를 나름 해석해보니 여기는 유적 복구중이라 출입 금지이며 사진을 찍어서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냥 물러설 수 없다! 작업 반장인 듯한 이 터키 아저씨에게 유적 사진은 안 찍겠는데 당신 사진은 찍어도 되겠냐고 하니
(이 사람은 영어가 전혀 안 통해서 바디 랭귀지로...^^) 갑자기 이 아저씨.....입이 찢어질 듯 반가워하더니 잘 찍으라는 듯한 행동을 하며 카메라를 보며 폼을 있는대로 잡는 것이었다. 한컷을 찍고 나니 너무나 좋아하며 옆에 서 있던 S양도 같이 사진 찍자고 손짓해서 부르더니 카메라 앞에서 갖은 포즈를 다 취하는게 아닌가....


얼마나 우스웠던지......사진을 찍은 후 모니터로 보여주었더니 아주 만족해하며 아까의 태도와는 정반대로 잘 가라고 친절하게 인사도 해주었다. 심심하고 허전하던 라오디게아의 폐허 위에서 만난 이 아저씨의 위트있는 행동은 라오디게아의 빈터를 보고 돌아가는 얼굴에 웃음이 그치지 않게 만들어 주었고 아직도 라오디게아를 생각하면 이 아저씨의 능글능글한 웃음이 살포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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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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