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사람들은 참 감성이 풍부하다.
그들은 사물을 보고 느낀 감정을 바로 시(詩)로 표현할 수 있는 놀라운 감성을 가지고 있다.
어른이나 아이나 남의 시를 낭송하기도 하지만 주로 자기가 지은 시를 낭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이 딱딱 들어맞는 멋진 시를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장기자랑을 하라고 하면
TV에 나오는 유명 가수의 최신곡을 몸을 흔들며 부르는데 반해
몽골 아이들에게 장기 자랑을 하라고 시키니 
다섯명 중에 네명이 시를 암송하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놀란 기억이 있다.



살고 있는 환경은 거칠고 척박하지만 너무나 부드러운 감성을 가진 몽골인들의 음악 또한 듣는이의 가슴을 파고 드는데
몽골을 대표하는 음악이라고 하면 먼저 '흐미'라는 뱃속 저 깊은 곳에서 나는 듯한 노래와 마두금이라고 하는 '모린호르'가 떠올려진다.



몽골을 방문했을 때에 운 좋게도 흐미와 모린호르 연주를 두번이나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한번은 토르고 패션쇼 오프닝 민속 공연에서 들은 음악이었고  또 한번은 울란바타르 인근 투브(Tov)지역을 방문했을 때였다.



투브에서 모린호르 연주를 준비한 아이들은 13세의 인근 지역 중학생이었는데
연전에 한국에 와서 SBS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한 적이 있는 아이들이란다.



흐미( 후미,
회메이, Khoomei ) 는 배와 가슴, 목, 심지어는 머리까지 사용하여 발성하는 몽골인 특유의 전통 음악이다. 

동영상을 보면 확인하시겠지만 도대체 13살된 어린 소년의 목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믿겨지지가 않는다.

흐미 한곡을 부르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만큼 힘든다고 하는데
부르는 이의 혼신의 힘과 기가 다 표출되는 듯 콘트라베이스의 음색처럼 굵고 깊은 소리로 울리는 흐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수쳔년 동안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영혼이 깨어나 수천 마리 말과 함께 초원으로 한없이 달려나가는 듯한 착각마져 든다.


 몽골 칸-울지구에서 선물받은 모형 모린호르

흐미와 함께 연주되는 이 악기는 '모린호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말머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마두금(馬頭琴)이라고 불리우는 이 악기는
실제로 말총을 현으로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활로 현을 문질러서 소리를 내고 두중의 강약을 서로 다르게 해서 연주하는 악기이다.
음색은 우리나라의 해금과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몽골인들은 애절한 모린호르 소리가 밤하늘에 울려퍼지면 두고온 초원의 고향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심지어는 말이 젖이 잘 나지 않을 때도 어미 말 옆에서 모린호르를 연주하기도 한다.
한시간 정도 모린호르를 연주하면 신기하게도 어미말에게서 젖이 돌아 새끼에게 젖을 먹일 수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몽골 관광객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편곡된 흐미도 등장했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몽돌에서도 전통적인 음악을 전수하려는 젊은이는 그다지 찾기 어렵다고 한다.
흐미를 전수 받으려는 젊은이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몽골인들은 흐미가 그 원형을 잃고 사라질까봐 걱정하고 있는데
이는 흐미가 너무 배우기 힘들 뿐만 아니라 전수받아 보아야 그 재능으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든 형편이라
청년들은 모두가 보다 실질적인 직업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전통 음악을 전수받고 있는 이  두 아이들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지며
그들이 가진 재능을 더욱 잘 살려 몽골의 귀한 전통을 잘 이어나가는 재목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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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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