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에 들렸을 때의 일이다.

대웅전의 꽃살문과 자하문의 단청을 사진에 담은 후

자하문 옆 범영루의 법고를 찍으려 다가가다가  법고 바로 옆 마루에 신문지판이 얌전히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골판지 같은 단단한 것을 넣고 밖은 신문지로 싼 것처럼 보이는 판 주위에는 여기저기 새똥이 흩어져 있었는데...

 

 

새똥의 흔적으로 보아 천정 어디엔가 새둥지가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별다른 흔적은 없었고 다만 법고 위 천정 쪽으로 두개의 용머리가 마주 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일 뿐이었다.

  

 

그냥 돌아서서 가려다가 다시 뒤로 물러서서 왼쪽의 용 머리 쪽을 자세히 보았더니

나뭇가지 같은 것이 삐죽이 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용의 머리 위에 새가 둥지를 지은 것이다.

새는 나들이를 나갔는지 한참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으나

아직 마르지 않은 새똥이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둥지 안에 새가 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듯 하다.

 

 

용의 머리를 깔고 앉아 지은 새둥지라....

여의주를 입에 물고 천하를 휘어 잡던 용도 그 머리 위에 새가 둥지를 트는 것은 어찌할 수 없나 보다.

 



 

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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