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주인공 경수(김상경)이 선영(추상미)를 무작정 따라나서 도착했던 황오동 쪽샘길.

좁고 후락한 시멘트 골목을 사이에 두고 낮은 처마의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그 골목은 이제 찾기가 힘든다.
경주의 대표적인 유흥가였던 황오동 쪽샘길은 문화재 정비사업으로 철거되고 부서진 마을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아직도 철거되지 않고 옛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골목이 여기저기 남아 있으니 그중 하나는 '비두길'이다.
첨성대를 지나는 바로 옆길인 '비두길'은 <북두칠성과 다른 별을 비교하는 거리>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보니
천문관측기관인 첨성대와 장구한 세월을 나란히 한 유서깊은 길에 너무나 적합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이 골목은 해방 이후 지어진 도시형 한옥들과 70~80년에 지어진 한옥들이 뒤섞여 있는데
70년대만 해도 경주의 중심지역이라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이 길은 이제는 퇴락해버려 한적하기만 하고
골목의 몇집 건너 한집은 국가유공자의 명패가 붙어 있을 정도로 연세많은 어른들이 주민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주말이 되면 수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유적지 첨성대를 바로 마주보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들어가보지 않는 골목.
70년대에서 시간이 그대로 멈추어버린 듯한 골목 '비두길'로 살며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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