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아이들이 돌멩이를 던지며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발견했다.
"얘들아, 너희들 무슨 놀이하고 노니?" 하고 물어보니
아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비석치기요~!"하고 즐거운 합창을 한다.





핸드폰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에나 빠져 있을 요즘 아이들인데 부모님 세대의 추억의 민속놀이에 푹 빠져서
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민속놀이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인다.



                                                                                                              경주 황성공원 비석거리

'비석(碑石)'이란 무덤 앞에 죽은 사람의 업적이나 이력 등을 새겨 후세에 알리기 위해 세운 돌을 말하는데 
그 기원은 중국에서 전해 내려 왔다.



                                                                                                                                                                                       경주 황성공원 비석거리

우리 나라에서도 무덤 앞에 비석을 세워 망자의 업적과 이력들을 새겼는데
그중에서도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서 길가에 세운 비를 '송덕비' 라고 하였고 송덕비가 세워진 곳을 '비석거리'라고 불렀다.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이 비석거리는 주로 관아 앞이나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큰길가에 위치했다.



                                                                                                                     청도 읍성 선정비군

거리에 서 있는 비석 중에는 고을 수령이 백성을 위한 선정을 베풀다가
다른 곳으로 임지를 옮기는 경우에 고을의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그 수령의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서 세운 비석도 있지만
백성을 괴롭히던 나쁜 벼슬아치들이 자신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하여 강제로 송덕비를 세우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청도 읍성 선정비군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탐하여 백성의 고혈을 짜내던 벼슬아치의 송덕비가 세워지면
사람들은 이에 분개하여 비석거리를 지날 때마다
돌을 던지거나 욕설을 하거나 침을 뱉거나 발길질을 하여 비석에다 화풀이를 했다고 한다.



                                                                                                                                                                                    청도 읍성 선정비군

또 길가에 뒹굴고 있던 돌멩이를 주워 송덕비에다 던져 맞추는 소심한 복수도 했으리라 생각이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행동에서 비석 치기 놀이가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엔 남자 아이들이 주로 했었던 비석 치기 놀이는
지방에 따라 '비사치기', '돌치기', '비석 놀이'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러지기도 하는데 
그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던 돌이나 기왓조각 등으로 놀이를 했으니 준비물도 필요없는 너무나 간단한 놀이이다.

보통 
 4-6m 거리에 평행선을 긋고 잘 다듬어진 넓적한 비석(돌)이나 깨진 기왓장 조각 등을 가지고
먼저 상대편 비석(돌)을 목표 지점에 세워 놓고 자기 망(돌)으로 출발선에서 던져 맞추거나 
신체의 일부를 이용해서 비석 가까이 운반하여 던지거나 차거나 떨어뜨려 상대방 비석을 쓰러뜨리면 된다.
만일 상대편 비석(돌)을 쓰러뜨리지 못하거나  또는 옮기는 도중 자기 망(돌)을 빠뜨리거나,
신체균형을 잡지 못해 넘어지거나, 땅에 손을 짚으면 아웃이 된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위해서 놀이의 단계를 웹에서 빌려와서 간략히 설명해 보면.....





① 던지기
: 출발선에 서서 자기 망(돌)을 던져 상대편이 목표지점에 세워둔 비석(돌)을 맞혀 쓰러뜨리기
  -  또 한 발 뛰어 밟을 수 있는 거리에 자기 망을 던져서 훌쩍뛰어 한 발로 밟은 후
그 자리에서 자기 망을 던져서 목표지점에 상대편이 세워 둔 비석(돌)을 맞혀 쓰러뜨리기
(이때 두 발이 땅에 닿으면 실격). 두 발 뛰어 던지기, 세 발 뛰어 던지기도 할 수 있다. 

② 세 발 뛰어 차기 : 망을 던져 놓고 세 발 뛴 다음 네 발째 차서 쓰러뜨리기





③ 발등(도둑발)
: 망을 발등에 얹고 세 발을 넓게 걸어가서 발등의 망을 그대로 뿌려서 맞혀 상대편 비석을 쓰러뜨리기
(오른 발을 먼저 하고 다음에 왼 발로 한다.)

④ 발목(토끼뜀) : 망을 발목 사이에 끼우고 껑충껑충 뛰어가서 양발로 점프하며 망을 상대방 비석에 후려쳐서 쓰러뜨리기





⑤ 가랑이(오줌싸개)
: 뒤에서 보았을 때 망이 보이지 않도록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어기적어기적 걸어가서
상대방의 비석 위에 망을 떨어뜨려 쓰러뜨리기

⑥ 배(배사장) : 망을 배(가슴) 위에 올려놓고 걸어가서 떨어뜨려 상대방의 비석을 쓰러뜨리기

⑦ 겨드랑(신문팔이) : 겨드랑이 사이에 망을 끼우고 뒷걸음으로 다섯발 가까이 가서 떨어뜨려 상대편 비석을 쓰러뜨리기

⑧ 어깨(장군ㆍ훈장) : 망을 오른쪽, 왼쪽 어깨에 올려놓고 걸어가 떨어뜨려 상대방 비석을 쓰러뜨리기





⑨ 머리(떡장수
) : 망을 머리에 이고 걸어가 떨어뜨려 쓰러뜨리기

그외에 망을 이마에 얹고 가서 쓰러뜨리기, 턱치기(망을 턱과 목 사이에 끼우고 걸어가 쓰러뜨리기),
앗 뜨거(망을 뜨거운 돌로 생각하고 빠르게 좌우 손으로 옮겨쥐며 이동해 가서 상대편 비석을 맞혀 쓰러뜨리기)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다.


2명 이상 편으로 나눠 할 때는 통과한 사람이 중간에 아웃된 사람 몫까지 대신하여 모두 쓰러뜨려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다시 자기편 차례가 되면 조금 전 못한 것(편을 짜서 할 때 모두 쓰러뜨리지 못한 것)을 마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렇게 하여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이기게 되며, 진 편은 이긴 편을 업고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등의 벌칙이 주어진다.





그저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만 잘 주으면 되는 비석치기는 단순한 놀이기도 하지만
자라는 아이들에겐 먼곳의 과녁을 맞추는 조정력과 몸의 일부분을 통해 망을 안전하게 운반하는 균형감을 길러줄 수 있어 좋다.
또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상대방의 비석을 쓰러뜨리는 동안 재치와 익살, 그리고 포용력을 지니게 된다.

무엇보다도 놀이하기에 알맞은 비석돌을 줍기 위해 길에 떨어진 돌 하나라도 주의깊게 살펴보며
알맞은 돌을 발견하면 잃어버릴새라 주머니에 소중히 건사하며 자연에 대한 이해심과 경외심도 갖추게 되니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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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김천령 2010.08.20 16: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 적 기억이 새룍새록 하군요.
    흐뭇하게 보고 갑니다.

  3. BlogIcon 라떼향기 2010.08.20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애들이 비석치기 하는 모습을 보니 참 신기하군요... 초딩들도 요즘은 게임방에서 놀던데...
    어휴 무슨 애들이 입이 그리 사나운지...
    저도 예전엔 비석치기 자주했었는데... 옛생각이 나네요.

    • BlogIcon 루비™ 2010.08.21 2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초딩들이 요즘은 예전의 중딩 수준이랍니다.
      생각하는 것이나 행동 하는 것이..
      이런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도 좀 순화가 되었으면...

  4. BlogIcon 꿈꾸던 시절을 찾아서 2010.08.20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억의 비석치기군요.
    요즘 아이들도 비석치기를 하고 놀 줄은 몰랐습니다.
    주변에 돌아다녀봐도 비석치기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ㅎㅎ

  5. BlogIcon 이름이동기 2010.08.20 1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오랜만에 보네요 ~
    갑자기 비석치기도 해보고 싶고 ~ 팽이치기도 해보고 싶고 ~ ^^

  6. BlogIcon 무아지경 2010.08.20 2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석치기,구슬치기,딱지치기
    울동네 구슬, 딱지는 다 내거였고
    비석치기 돌은 신문지에 싸서 잘 보관하곤 했었는데~ㅋㅋ

  7. BlogIcon 악의축 2010.08.20 2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어릴때까지만해도 꽤 많이 했던 놀이였는데요....
    그놈의 pc방이 애들 다 버려놨죠..ㅋㅋㅋ

  8. BlogIcon 온누리49 2010.08.20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로 까맣게 잊고 산 놀이네요^^
    예전에는 이렇게 자연속에서 뛰어 놀았는데요
    이제 다 사라졌네요
    조금은 안타깝기도 합니다

  9. BlogIcon 조범 2010.08.21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적 비석치기 참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뭐가 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난다는.....

    이 포스팅 보니 하시 한번 해보고 싶네요~
    잘보고 갑니다.

  10. BlogIcon 펨께 2010.08.22 0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등학교 다닐 때 비석치기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랜만에 사진보며 옛 생각을 더듬어 봤네요.ㅎ

  11. BlogIcon 릴라 2010.08.22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즐거워 보입니다
    덕분에 어린시절로 잠시 돌아갔다 왓습니다
    감사합니다

  12. BlogIcon 비바리 2010.08.22 1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나....
    이런놀이도 있었나요?

  13. BlogIcon 레오 ™ 2010.08.22 1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석치, 팽이놀이, 땅따먹기, 숨박꼭질, 잠자리 잡기, 물놀이, 구슬치기, 딱지치기, ....대충 기억하는게 이정도군요 하루가 짧았습니다 ㅋㅋㅋ

  14. BlogIcon 자 운 영 2010.08.23 0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어렷을적에 머리 떡장수 많이 해 봣네욤 ^^ㅋ

  15. BlogIcon 피아랑 2010.08.23 0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옛 생각이 나네요.. 그나저나 사진이 너무나 실감나게 표정이 잘 담겨 있어 더욱 좋습니다.

  16. BlogIcon kangdante 2010.08.23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요즘도 비석치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정말 추억이 담긴 우리들의 놀이였는데.. ^.^

  17. BlogIcon 산들바람 2010.08.23 1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적에 다 마스터 했던 놀이지요~~ㅎ

  18. BlogIcon 더공 2010.08.23 1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요즘도 저걸 하는 아이들이 있군요.
    정말 신발 앞이 다 뜯어질 정도로 했었는데..
    오랫만에 엤기억에 빠졌습니다. ^^

  19. BlogIcon ppsyg 2010.08.25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비사치기라고 불렀었는데ㅎ 저도 이거 많이 하고 놀았어요.. 워낙에 시간도 많고 할일은 없다보니 놀이란 놀이는 전부다 해보았지요 하하ㅋ
    옛날 추억이 떠오르네요ㅎ

  20. BlogIcon 앉음뱅이꽃과친해지기 2010.09.21 1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어보니 너무 소박하고 정겨운 놀이네요. 비슷한 놀이를 햇던 기억이 저도 있는데요.

    어릴 적 놀이를 성인이 되어서 해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동심으로 돌아가서 깔깔거리게 될 것 같은 '비석치기 놀이' , 유래에 대해서도 꼼꼼히 알려주셔서 더욱 재밌게 읽었습니다.

  21. cellardoor 2010.09.22 1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렸을때 해떨어질때까지 이거하느라
    시간가는줄모르고 어머니에게 많이 혼난 기억이 나네요
    이 비석치기가 재밌는 이유는 여러가지가있겠지만
    여러사람이 팀을 이뤄 한사람이라도 성공하면 미션클리어
    다음미션으로 넘어가는 재미가 좋았었는데
    꼬맹이때부터 영웅의식을 심어주는 시스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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