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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관광 도시 경주엔 괜찮은 음식점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관광객을 위주로 영업하는 음식점이 많다보니
오랜 세월 단골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맛집이 경주에 존재하기는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이웃으로부터 '놋전분식'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었다.
놋전분식이라고......? 떡볶이나 튀김을 파는 분식전문점인가 하여 물어보았더니
자신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경주 토박이들에게는 상당히 잘 알려진 맛집이라고 한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즉시 놋전분식을 찾아 보니 
대릉원에서 최부잣집 가는 길의 인적이 드문 논길 한가운데 허름한 불빛이 하나 보인다.

아니.....60년대 면소재지 점포를 떠올리게 하는 이 허름한 집이 이름난 음식점이란 말인가....
거기다....놋전분식이란 상호 옆엔 김밥, 우동이라니.....시골 동네 김밥집에 잘 못 찾아온건 아닐까....?


약하게 비치는 불빛도 미심쩍은데다 시간이 7시 반이 넘은지라 혹 영업이 끝난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에
선뜻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식당 문을 드르륵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열린 문 안에도 사람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문 닫은 것은 아닌 것 같아 안도하며 그 뒤를 따라 들어가본다.




식당 안은 지극히 단촐하다. 하나 뿐인 내실에 탁자 2개, 그리고 좁은 홀에도 탁자 4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게 전부이다.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듯 거무튀튀한 벽에는 무려 다섯개나 되는 달력들이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걸려 있어 실소를 머금게 한다.




왼쪽으로 눈을 돌려 주방 쪽을 보니 헉....이건 완전 혼돈의 극치를 이루는 광경이다. 위생 상태에는 문제가 없을지.....




화이트보드에 매직펜으로 정성스럽게 써놓은 메뉴판을 읽어보니

문어, 소라, 게, 가오리회, 노가리찜, 생굴 초무침, 수육, 대구찌개, 닭도리탕, 멍게+생굴, 거기다 고래 고기+과매기 까지......
식당의 이름은 놋전분식인데 메뉴는 다채롭고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그런데 메뉴마다 가격이 적혀 있지 않다. 가격은 주인 아줌마 맘대로인가...??




주방 냉장고의 소쿠리에는 대게(?), 수육, 소라, 각가지 생선회에 고래고기까지....각가지 식재료가 갖춰져 있다.

무엇을 먹어볼까...고민하고 있으려니 주인 아주머니가 나와서 이미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지금은 잔치 국수밖에 해줄 수가 없단다.
잔치 국수...! 그것 또한 구미가 당기는지라 잔치 국수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려본다.




잠시 기다리니 친근감이 드는 작은 양푼이에 담긴 잔치 국수가 식탁 위에 놓여진다. 김이 솔솔나는 따끈한 국수이다.




고명은 지극히 간단하다. 삶은 나물에 김 부스러기.....가 고명의 전부이다.





양념장을 한숟갈 놓아서 휘휘....저은 후 얼른 한 젓갈 입으로 가져가 본다.

헉.....정말 맛이 예술이다. 면발은 탱글탱글하고 국숫국물은 정말 환상적인 맛이다.
어쩌면 간단한 고명 두어가지 얹어 놓은 잔치국수에서 이런 맛이 날 수 있을까....?
얼른 국수를 해치우고 국숫국물까지 양푼이채로 들고 다 마셔버렸다.
잔치국수값은 삼천원. 값도 적당해서 기분이 더욱 좋다.




60년대를 방불케 하는 너무나 허름한 식당의 외관과 다소 지저분하기까지 한 주방의 상태를 보면

위생과 정갈한 서비스를 원하는 분들은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음식점 '놋전분식'.
집에 와 검색해보니 허름하기 짝이 없는 이 음식점을 다녀간 분들의 리뷰가  의외로 많이 올라와 있었고
어떤 분은 이집을 '숨겨진 진주"로, 어떤 분은 이집을 '경주의 피맛골'로 묘사하고 있었다.

 경주 술꾼들 사이에는 소문 내지 말고 우리끼리만 애용하자는 불문율까지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 놋전분식.
필자는 비록 잔치국수 한 그릇 먹었을뿐이나 그것으로 주인 아줌마의 음식 솜씨를 모두 판단할 수 있었다.
아직 못 먹어본 메뉴가 많이 남았으니 앞으로 한동안 놋전분식을 향한 맛깔스런 여행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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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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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옥이 2010.04.05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봐도 위생상태는 모르겠으나...
    그 맛에 숨겨진 맛집일것 같아요...
    국수 맛있겠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BlogIcon skypark박상순 2010.04.05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알짜정보 고맙습니다.
    꼭 한번 들려봐야겠군요.
    새로운 한주일도 화이팅입니다.^^

  4. BlogIcon 바람될래 2010.04.05 1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주에 이런곳도있었네요..^^
    국수 맛있게 한그릇 잘먹고 갑니다..

  5. BlogIcon *몽리* 2010.04.05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왠지 모르게 운치있어보이고 좋은걸요~

  6. 임현철 2010.04.05 14: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집 맛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7. BlogIcon 멀티라이프 2010.04.05 14: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하..외관부터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더니..
    내부도 완전 손님을 압도하는듯 합니다.
    화이트보드 메뉴판도 남다르네요..

  8. BlogIcon leedam 2010.04.05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운치가 좋습니다 ^^

  9. BlogIcon 레오 ™ 2010.04.05 1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식솜씨는 정말 일절인데 ...위생관념이 희박하신 분들이 꽤 되는 게 ..현실인듯 하군요 ^^

  10. BlogIcon 꼬기뉨 2010.04.05 1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천이 절로 눌러지네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꿀꺽~

  11. BlogIcon *저녁노을* 2010.04.05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12.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10.04.05 2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아.. 아직도 저런곳이 남아 있내요.. +_+ 저라도 숨겨놓고 혼자 애용하고 싶을것 같군요..

  13. BlogIcon 팰콘스케치 2010.04.05 2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80년대의 정서가 묻어있는 식당이네요~!
    요즘은 아날로그 정서도 상품인 것 같아요~!
    옛 추억을 그리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 분위기에요~!

  14. BlogIcon 큐빅스 2010.04.05 2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겉은 허름해 보이지만
    서민적인 정겨움이 느껴지네요.^^

  15. BlogIcon mami5 2010.04.05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외로 저런집들이 음식손맛이 아주 좋드라구요..
    이름이 참 특이합니다.
    옛추억을 느끼게 하는 집이네요..^^

  16. BlogIcon 울릉갈매기 2010.04.06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손맛이 그냥 느껴지는 분식점이네요~^^
    한번 놀러가볼까 싶은데요~^&^

  17. BlogIcon 악랄가츠 2010.04.06 1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저도 꼭 가봐야겠네요! ㅎㅎㅎ
    저는 닭도리탕 먹을래요! >.<

  18. BlogIcon 하늘사랑 2010.04.15 1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분에 좋은 곳을 알았습니다.
    가게 안 모습을 담은 사진 하나를 제 블로그에 사용할까 하여 가져갈까 하는데, 괜찮은지요?
    물론 사진 출처는 밝히겠습니다.

  19. BlogIcon 악의축 2010.04.15 15: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중한 정보입니다. 곧 다녀오겠습니다. 놋전분식말입니다...ㅎㅎㅎ

  20. 화랑 2010.04.18 14: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게도 찍으셨네요. ㅋㅋ 주인집 아주머니가 이상하게 쳐다보진 않았을지 ㅋㅋㅋ 저도 가끔씩 음식 사진 찍을땐 조금 뻘줌하더라구요 ㅋㅋ
    경주에 저런곳이 있을줄...아마 봤어도 그냥 지나쳤을 그런 곳인데.. 님덕에 한번은 가보게 될것 같네요.. 쌩큐입니다..

  21. heaven 2017.10.11 1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 해 여름 일부러 찾아간 곳이네요.
    잔치국수랑 회국수 시켰는데 정말 맛있게 먹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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