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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샤워를 하고 부산을 떨어본다.
여느 토요일 같으면야 밀린 잠을 보충하려고 이불 속에서 밍그적거리기가 일쑤겠지만
오늘은 지인 몇사람과 부산 금정산성 트레킹을 하기로 약속되어 있는 날인지라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후 들고다니기 가벼운 NEX-5를 배낭에 챙겨넣고 집을 나선다.

여기저기 다니길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그동안 산에는 제대로 올라본 적은 없었는데
평소에 특별한 운동도 하지 않고 숨쉬기 운동만 열심히 해왔던 구제불능 저질 체력으로 인해
그리 높지 않은 동네 산이라도 조금만 오르면 금방 헉헉거리다 중도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필자인지라 지인들이 금정산에 가보자고 했을 때도 물론  단호히 거절했다.
"아......난 등산 정말 싫어하거등....올라가기도 힘들고 내려오기도 힘들어서....."하니
금정산은 케이블카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완만한 산등성이를 산책하듯 걸으면 되는 트레킹 코스라고
어린아이들도 쉽게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산 위에서 부산 시내가 훤히 보여 너무 좋은 곳이라고 한다.
부산 시내가 훤히 보인다는 말에 혹한 필자.
"그래? 힘들여 높이 올라가야 하는게 아니라면 한번 가보지 뭐......부산 전경도 사진 찍을 겸....."

금정산에서 내려보며 부산 전경을 찍을 것을 생각하니 출발부터 기분이 좋아진 필자.
황성공원에서 지인들을 만나 차에 태우고 네비게이션을 금강공원 주차장으로 찍은 후
가벼운 마음으로 차를 고속도로로 올리니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도로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잘 뚫린다.
요즘 대세인 나가수 노래를 모두 같이 흥얼거리며 운전하기 한시간 여.
금강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아직 오전인지라 주차할 공간도 넉넉하다.

 




부산 시민이 자랑하는 금강공원에 들어서니 입구부터 싱그러운 숲이 등산객들을 반기고 
입구에는 이렇게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 송상현과 함께 동래성을 지키다 순절한 분들의 유해를 모신 '동래 의총'도 만날 수 있다.





좀 더 쉽게 산에 오르기 위해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한다.
금정산 케이블카는 '로프웨이'라고 하는데 케이블카라는 이름보다는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이 든다.
요금은 편도는 3,500원 왕복은 6,000원이다.




로프웨이를 타고 아래에 펼쳐지는 부산 전경을 멋지게 담어보려 벼르고 왔건만.....!
아침부터 도시를 감싸고 있던 안개는 당최 걷힐 줄 모르고 저멀리 부산 전경은 고사하고 발 아래 건물조차 희미하고 몽롱하다.




로프웨이 스테이션 바로 앞에 보리밥집이 있기에
아직 점심 먹기는 이른 시간이지만 브런치(?)로 보리밥 한그릇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5,000원 짜리 보리밥을 받아들고 보니 꽁보리밥에 가까운 수준의 밥이 카다란 그릇에 담겨져 나왔다.




콩나물, 취나물, 무나물, 열무 김치, 파김치 등을 보리밥에 올란 후 된장찌개 두어 숟가락 놓고 슥슥 비벼먹으니 가히 꿀맛이다.




보리밥으로 배를 불리고 자판기 커피 한잔 나눠 먹은 후 본격적으로 산길을 걷기 시작한다.
해가 나지 않고 흐린 날이라 사진 찍기에는 조건이 좋지 않지만 대신 자외선이 강하지 않을 것 같아 조금 안심이 된다.




한참 걸어가니 금정산성의 얼굴격인 남문이 나온다.


                                                                                  지도를 클릭하시면 더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적 215호인 금정산성(金井山城)은 총 길이가 17,336m에 면적은 약 251만평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의 산성이다.

성곽은 내.외성으로 되어 있고 성벽은 1.5~3m로 쌓았으며 동,서,남,북 네곳에 성문을 거느리고 있다.




금정산에 언제 처음으로 성을 수축하였는지 문헌상으로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인 조선 숙종(肅宗) 29년에 축성된 것이라고 한다. 




남문을 지나니 다시 돌로 덮힌 평탄한 산길이 시원하게 뻗어있다. 그야말로 노인들도 걸을 수 있는 무난한 코스이다.
 



산길이라기보다 공원 산책로 같은 길을 한참이나 걷다보면 이렇게 조그만 연못도 보이고......




숲길 좌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는 커다란 식당들도 있는데 폐업해서 버려진 식당들도 간간이 보인다.
산길을 한참 가다보니 느닷없이 도로가 나오고 버스가 사람들을 토해놓는다.
산꼭대기로 올라오는 버스라니.....! 이런건 정말 부산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까?
버스가 오가는 길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니 갑자기 오르막길이 나타나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니 등에는 금새 땀이 흘러내린다.

 



한참 오르막을 오르니 다시 문하나가 나타난다. 문의 이름은 동문이라고......




동문의 홍예 아래로 보이는 숲이 나무 아름답다. 가을에 오면 정말 경치가 좋은 것 같은 금정산성이다.





동문 아래에는 마침 금정산 막걸리 축제가 벌어지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금정산의 명물 '산성 막걸리' 시음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줄만 서면 모두 산성 막걸리 한잔씩 얻어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필자는 비주류인지라 아쉽지만 그냥 통과......




동문을 지나서도 한참이나 솔숲이 우거진 산길의 연속이다.
가도가도 소나무숲......비슷비슷한 풍경인지라 사진 찍기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느긋하게 산길에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며 걸으니
새소리도 잘 들리고 공기도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한시간을 그렇게 걸었다.....사진도 안 찍고 묵묵히.....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걸어오다보니 사방이 탁 트인 지대가 나타나고 너무나 멋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쉬다가 걷다가 하며 천천히 걸어왔더니 로프웨이 스테이션에서 이곳까지 거의 2시간이나 걸렸다.
높이 올라가거나 험난한 코스가 거의 없지만 방대한 넓이의 산성을 끼고 걷는 코스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북문을 향하여 올라가는 계단을 헉헉거리며 올라가고 있으려니 벽안의 소년이 나타나 바람을 가르듯 산꼭대기로 뛰어올라간다.

내국인들은 동산복과 등산화에 스틱까지 갖추고 산에 올라오는데
이 소년은 반팔, 반바지에 러닝화를 신고도 비호처럼 날아서 산을 올라가니 부러운 느낌까지 든다.





산의 정상이 가까워지니 예사롭지 않는 바위들이 줄줄이 눈앞에 펼쳐진다.






돌을 떡 주무르듯 뭉쳐서 올려놓은 듯한 바위들.




저멀리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바위들.




톱으로 잘라낸 듯 넓고 반듯한 바위들이 이리저리 포개어져 있는 기이한 모습을 보니
금정산이 그저 동네 뒷산인줄 알고 올라온 필자가 그만 부끄럽게 느껴진다.





산성 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보니 저 아래 부산 시가지가 다 보였고 자세히 보니 해운대 앞 바다도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카메라로 찍어보기도 했지만 엷게 끼인 안개 때문에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삭제해버려야 했다.





안개가 끼어 시계가 불분명하니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렴풋이라도 보이는게 어디냐.....
언젠가는 맑고 청명한 날 올라 제대로 된 사진 한번 찍어보리라.....하며 다음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산 위에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정말로 여유로워보인다.
이런 맛 때문에 사람들은 힘든데도 불구하고 산으로 산으로 올라오는건가 보다.




 

북문을 지나면 해발 801m의 고당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북문에서 빤히 보이는 고당봉까지는 올라가야 금정산을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을 걸어온지라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돌아서는 길을 택하기로 한다.





고당봉을 가려면 우리 일행처럼 금강공원에서 시작하지 말고 범어사를 통해서 바로 올라오는 길을 택하는 것이 더 좋을 거 같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산성 위에 앉아 작은 휴식을 취하는 노부부들을 만나기도 하고
동문 근처 술숲에서 친구들 몇명밖에 없는 관중 엎에서 열심히 연주하는 대학생들의 어쿠스틱 기타 콘서트도 한참이나 듣고......
쉬며.....놀며.....걸어서 로프웨이 스테이션까지 오니 시각이 어느덧 다섯시.
금강공원에서 남문, 동문을 지나 북문까지 트레킹하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여섯 시간 남짓 걸린 셈이다.
등산을 자주 다녀 근육이 많이 단련된 지인도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고 하고 필자 또한 살짝 무리한 듯 하나 기분만은 한없이 좋다.




로프웨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오며 보니 아침보다는 안개가 많이 걷히었다.
완전히 선명하지는 않지만 아침보다는 시계가 확실히 많이 트여 저멀리 전경까지 제법 잘 보인다.






처음으로 올라보았던 부산 사람의 마음의 고향 금정산.
비록 금정산성 전체를 다 돌아보지도 못했고 고당봉 바로 직전에서 발걸음을 돌리긴 했지만
도시 한가운데 있는 금정산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고

동네 바로 뒤에 마음의 고향과도 같이 아름다운 산을 가진 부산 시민이 또 한번 부럽게 느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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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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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6.29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BlogIcon 대관령꽁지 2011.06.29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을 한눈에 볼수가 있어서
    가장 큰매력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4. BlogIcon 굴뚝 토끼 2011.06.29 1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정산의 정자가 우물 정자라서 오래된 우물이라도 나올까했는데 안나오네요...ㅎㅎㅎ
    혹시 산모양이 우물 정자 모양일까요?
    아님 금정이니까 금노광이 있었을까요?...^^

  5. BlogIcon 용작가 2011.06.29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 금정산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는데,
    루비님의 발자취를 따라 한번 돌아봐야겠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즐감하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6. BlogIcon 풀칠아비 2011.06.29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성, 바위, 경치 너무 멋진데요.
    특히 케이블카가 있다는 사실이 더 멋지고요. ^^
    금정산 한번 가보고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7. BlogIcon 산위의 풍경 2011.06.29 14: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금정산이다ㅏㅏㅏㅏㅏㅏㅏㅏㅎㅎ 반가운 마음입니다.
    케이블카를 이용하셨군요.
    금정산은 종종 오르는데 케이블카를 한번도 탄적이 없네요.
    색다른 풍경사진입니다. ㅎㅎㅎ

  8. 칼스버그 2011.06.29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정산 막걸리는 워낙 유명한 막걸리죠.
    저는 등산에 취미가 없어서 산을 별루 좋아하지 않네요...
    그러나 건강을 위해서라도 한번 친숙하게 지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부산 시내가 보이는 금정산의 풍경들.. 독특한 매력을 지닌 듯 하네요.
    좋은 하루 되시구요...

  9. BlogIcon PLUSTWO 2011.06.29 1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심한가운데 금정산 처럼 이런 산이 있다는건 우리나라가 정말 축복받은 나라임은 분명해요...
    덕분에 멀리서나마 부산의 금정산 편안하게 잘 다녀온듯한 느낌입니다...^^

  10. 이담 2011.06.29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정산의 풍경 아주 좋습니다. ^^

  11. BlogIcon 목단 2011.06.29 2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낭 울러메신 모습을 처음 대하는듯 하네요~
    다들 그렇게 해서 산꾼으로 전락 하곤 하지요..ㅎㅎ
    몇 걸음 덜 하셨음 어떻습니까? 금정산 등정을 축하드리고
    눈에 익은 장면들이 있으니 반갑네요~
    편안한 저녁 되셈~~~~~~~~~~^^

  12. BlogIcon 원영­­ 2011.06.30 04: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은 일년에 서너 차례 정도 다녀오는데..
    이상하게도 부산은 그리움이 많이 남는 도시같아요.
    작고 소소하게 추억이 많이 묻어나는.. 그런..^^

    아, 보리밥 보니.. 배에서 꼬로록 하는걸요.

  13. BlogIcon 우리밀맘마 2011.06.30 0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정산 케이블카 안타본지 정말 오래됐네요. 지금도 있군요. 제가 부산 사람 맞는지..아참 지금은 경남도민 ㅋㅋ
    금정산성에 올라가셨으면 오리 고기나 흑염소 고기 드시고 오셔야하는데.

  14. BlogIcon kangdante 2011.06.30 0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시원한 풍경입니다.. ^^

  15. BlogIcon 유리동물원 2011.06.30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부분 눈에 익은 장면이네요. ^^
    동래 산성은 부산지역 학생들 소풍 코스이기도 해요 ㅎㅎ

  16. BlogIcon 주영이아빠 2011.06.30 1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치가 끝내주는군요.
    산이야 주말마다 가지만 금정산은 아직 못가봤습니다.
    부산에서 일할때 왜 한번 가보질 못했나 싶네요.
    잘 봤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17. BlogIcon 워크뷰 2011.06.30 1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의 금정산은 부산시민들에겐 정말 복 받은 산이지요

  18. BlogIcon 비바리 2011.07.01 0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구는 팔공산
    경주는 남산
    부산은 금정산
    역시 최곱니다.

    루비님 7월에도 건강함속에서 뵈어요.

  19. 2011.07.04 2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 BlogIcon 바닐라로맨스 2011.07.05 0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부산에 바다말고 볼만한 산이 있다는것은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21. BlogIcon 김천령 2011.07.05 1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 오랜만에 다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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