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에서 지내는 동안 중국인들의 일반적인 생활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친지에게 부탁을 해서 우리 나라 60년대 시영 아파트같은 다세대 주택이 들어서 있는 지역으로 가 보았다. 

 


이면 도로라서 도로에는 차선도 없었고 날이 더워서 그런지 길에는 걸어다니는 사람도 많이 없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다세대 주택들은 좁은 계단을 마주하고 다닥다닥 붙어있고 집 앞에는 교통 수단으로 쓰이는 자전거,삼륜 자전거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중고 가구점을 둘러 보았는데 너무나 놀라운 것은 모든 가구를 그냥 집어던지듯이 쌓아놓고 정돈된 것이라곤 단 하나도 없었다.

손님이 가구를 보자고 하면 위에 쌓인 산더미 같은 가구를 다 덜어내고 꺼내주었는데 거의 고물상이라도 표현하면 맞을 듯 했다.

 


바로 앞길에서는 20대 남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웃통을 훌러덩 벗고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었다. 

 

 

중고 가구점 앞에는 역시 웃통을 훌러덩 벗은 남자들이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중국 남자들은 덥고 습기 많은 여름에 아예 웃통을 벗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상반신은 훌러덩 벗고 아래는 허름한 반바지, 그리고 너덜너덜한 슬리퍼가 일상복.

잘 챙겨 입으면 목이 늘어져 헐렁한 셔츠 정도......

우리는 옷을 반듯하게 챙겨 입는 것이 선조로 부터 내려오는 전통이지만

중국 사람들은 사실 옷차림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물론 젊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지만...)

거기다 북경이나 천진(충칭 같은 남부로 가면 더 하지만)은 여름엔 살인적인 더위이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옷을 다 입고 견디기엔 너무 힘든 곳이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은 기온이 40도가 넘으면 학교나 관공서, 모든 업체가 휴무를 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는데

집의 온도계가 40도를 훌쩍 넘는 살인적인 무더위일 때도 방송국에서 발표하는 기온은 언제나 39도를 절대로 넘지 않기 때문에

학교나 관공서,공장들이 더워서 휴무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지나다보면 길거리 벤치에 웃통을 벗은 중년 남자들이 부채를 설렁설렁 부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특히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 늘어져 몇 겹이나 주름이 진 배를 내어놓고 앉아 있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대하면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난감하기도 했다.

차에 가구를 실어 주던 가구점 종업원 총각도 웃통은 아예 입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만 되어도 벗고 다니는걸 너그러이 용서해 줄 수 있다....^^ 

 

 

차를 수리하려는 친지와 함께 들렸던 카센터의 풍경이다.

아침나절에는 기온이 크게 높지 않아 옷도 얌전하게 잘 챙겨 입었다.

앞에서 타이어를 손질하는 남자들 뒷편에 남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며 무슨 작업을 하고 있길래 자세히 보니 모두 마주 앉아 음식에 쓸 파를 다듬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아침은 대부분 밖에서 사먹고 저녁 식사는 대부분 남자들이 준비한다.

친지의 아파트에서 지내는 동안 저녁 퇴근시에 장을 봐서 자전거 뒤에 싣고 오는 남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아파트 단지의 뒷 마당에서 보면 집집마다 베란다에 있는 주방에서

윗도리를 훌렁 벗은 남자들이 불이 붙은 프라이팬을 휙휙 휘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국 아파트에는 주방에 가스렌지가 없고 대부분 베란다에 붙어있다.

집 안이 습하고 덥기도 하지만 조리 과정에 기름기있는 음식이나 연기나는 음식을 많이 조리하기 때문에

베란다에서 창을 열어놓고 조리를 하는데  오후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엔 북쪽 베란다에도 햇빛이 들어오니

웃통을 훌러덩 벗고 조리를 하지 않으면 더워서 금방 옷이 다 젖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럼 여자는 무얼 할까.....?

예전의 여자들은 전족에 신을 꽃신에 수를 놓는 일을 했지만 구두를 주로 신는 요즈음은 신발에 수를 놓을 일이 없으므로

남편이 식사 준비를 할 동안 소파에 누워서 TV를 시청하거나 손톱 손질을 제일 많이 한다고.....

중국에서 오래 산 친지의 말로는 한족의 여자가 시집와서 

아이 하나를 그 집 안에 낳아주면 그 여자는 '자기의 모든 할 일을 다 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제법 높은 지위에 있는 남자도 퇴근할 때에는

저녁장을 보아서 자전거 뒤에 싣고 가서 아내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곤 하는 것이다.

손님을 초청하면 주인 남자는 갖은 요리 솜씨를 발휘해서 손님을 대접하는데

그 때 그집 여자는 남편이 부엌에서 요리하는 동안 손님과 마작을 하거나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중국의 젊은 아이들이야 예외이지만 대부분의 나이 든 중국 남자들은 옷차림에 전혀 신경을 안 쓰지 않는다.

차림새에 많은 신경을 쓰는 우리나라 사람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돈이 많고 지위가 높은 남자도 옷은 대충 입기 때문에

남자가 차려 입은 옷차림으로서는 그 남자의 지위나 하는 일을 거의 가늠할 수 없다.

남자의 지위나 부의 정도를 알려면 그의 아내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비싼 옷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손톱을 엄청나게 길러 매니큐어를 바른 귀부인 옆에

머슴처럼 허름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따라다니면 그 사람은 바로 그의 남편임이 분명하다고 한다.


중국에 오랫동안 거주한 친지의 말로는 중국 남자들만큼 가족에게 헌신하고 부지런한 남자는 잘 없다고 한다.

남쪽으로 갈수록 더욱 친절하고 가정적인 남자들이 많다는데

그래서 중국 여자들은 이상형으로 자주 홍콩 지역의 남자들을 꼽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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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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