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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거리인 삼청동....주말이면 이곳은 연인들의 천국이 된다.

육중한 카메라를 멘 DSLR 족들은 여친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담으려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거리 양 쪽에 늘어선 수준 높은 갤러리...분위기 좋은 카페....좁은 길목을 빼곡이 메우는 비싼 외제 차....

샤넬 가방에 페라가모 구두를 신은 점잖은 중년 부인이 다소곳한 모습으로 지나가는....

삼청동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도로에서 몇 걸음만 걸어 뒷골목으로 가면

거기는 시간이 정체된 듯한 오래 된 거리..오래 된 집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구질구질한 점방....정체 불명의 정육점들이 뒤엉켜

타임 머신을 타고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해 준다.


 

 세련된 메인 스트리트에서 골목길로 한 발짝만 들어서면 이렇듯 오래 된 한옥들이 버티고 서 있다.  

 

너무나 조용하여 숨소리도 들릴 듯한 골목이 펼쳐진다. 

 

한 쪽엔 문고리...한 쪽엔 장식이 떨어져 나갔다.  열면 삐꺽....소리가 날 것 같은 친근한 느낌의 대문이다.

 

 어떤 골목은 사람 하나도 겨우 빠져 나갈 정도이다. 

삼청동 뒷골목의 하이라이트는 방앗간 + 점방(가게)인 이 점포가 아닐까...... 

밖에서 보기엔 분명히 구멍 가게인데 유리 샛시에는 **방앗간이라고 적혀 있다. 

 시골 동네 점방같은 가게에 들어서면 모든 물건이 질서없이 여기 저기 쌓여 있는게 눈에 뜨이는데.... 

 프레임과 유리가 분리되어 곧 떨어지려고 하는 냉장고의 문을 조심스럽게 여니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음료수들이 우루루 앞으로 쏟아져 내린다.

한 손으로 흘러내리는 음료수병을 잡고 한 손으로 안 구석에 짱 박혀 있는 생수 큰 병을 겨우 찾아내었다.

자일리톨도 같이 샀는데 얼마나 딱딱한지 몇 번 씹다 뱉어버렸다.

 쌓여 있는 과자 박스, 라면 박스는 얼마나 오래 되었을지 가늠도 할 수 없는 철제 상자 위에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놀랍게도 방앗간 기계들이 놓여져 있었다. 

 요즘도 방아를 찧느냐고 물어보니 고추도 빻고 콩가루도 빻는단다.

방앗간 기계들과 그 위에 올려진 고무 함지박들이 왠지 모를 친근감을 불러 일으켰는데

주인은 제일 왼 쪽의 기계는 최근의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 주었다. 

 

방앗간 수퍼 옆 집의 정육점에는 동네 아저씨와 할배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고 동네 분위기는 3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 듯 하다. 

 가게 밖과 계단까지 기왓장이 잔뜩 쌓여 있는 건재상 바로 옆은 어울리지 않는 이쁜 인테리어 소품 가게이다.

 

 놀랍게도 골목 안 기왓장 전문 건재상 안에는 값비싼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다.  

 세월을 거슬러 간 듯한 건재상 앞을 현대의 커플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간다. 

 방앗간 점방에서 20미터 쯤 가니 또 슈퍼가 하나 나타났다. 

 생수,라면,딸기,바나나,계란,복돼지 저금통...

통일성이라곤 하나도 없이 물건은 마구 마구 쌓여 있고 하나를 빼면 우르르 다 쏟아질 것 같다. 

 창고는 따로 없는 듯....가게 밖에 물건이 잔뜩 쌓여 있었다. 

붙어 있는 모든 스티커가 이삿짐 스티커인 것이 신기하다. 이 곳의 사람들도 이사를 오고 가긴 하나 보다. 

 이 또 다른 가게는 청와대에서 제일 가까운 슈퍼이다. 

 앞에서 본 슈퍼 보다는 물건이 잘 정리되어 있었으나 코딱지 만한 점방이긴 매 한가지이다. 

 골목 입구에 주차되어 있는 자전거는  지지대가 아주 튼실해 보인다. 

 골목 한켠에는 덮으나 마나 한 덮개를 뒤집어쓴 오트바이가 주차되어 있고.... 

골목의 벽에는 온통 스티커......캇팅,하스리...무슨 말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 용어들이 궁금하다.

철거 전문이라 하는걸 보니 이 마을에선 꼭 필요한 광고인 것 같았다. 

 군데 군데 건물을 철거하거나 수리하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문이 있던 곳을 왜 합판으로 막아 버렸을까....  

 철거된 집들 사이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기와집이 안쓰럽게 보인다.

 

 현대식 건물과 60년대 건물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 

 오래 된 집 대문 옆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물이 오르고 새싹이 나올까...?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마다 쳐다 보기만 해도 숨이 가쁘다. 

 이 집은 새로 벽돌 틈새를 바론 회가 산뜻한 걸로 보아 새롭게 보수를 한 듯 하다. 

 길에서 바로 보이는 철학원. 커플 철학원이란 상호가 재미있다. 

 영업을 하고 있는지 안 하는지 매우 궁금한 정육점도 보이는데 작은 동네 20m 거리 안에 정육점이 마주 보고 두 개나 있다. 

 멋진 카페 바로 옆 담벼락에 붙은 조그만 문에는 농협 쌀집이라고 쓰여 있고... 

 간판도 없는 재미있는 이불집....시골 면소재지 장터의 가게 같은 느낌의 이 집은 날렵한 지붕선이 인상적이다. 

 글씨가 산뜻한 것으로 보아 유리에 써붙인지 오래 되지는 않은 듯.... 

 얌전하게 비닐에 쌓여 있는 이불들은 의외로 색상이 산뜻하다. 

그때 바로 앞에 홍길동 같은 아저씨 출현....

형광 연두색의 여자 점퍼를 입고 머리에는 알록달록한 수건을 두르고 큰 잠자리 안경을 쓴

너무나 재미있는 차림에 조그만 바퀴달린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이리 저리 누비고 있었다.

빨간 자전거라면 더욱 어울릴텐데....^^

 

한 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는 이 아저씨의 출현으로

골목이 깊어져 갈수록 나의 삼청동 산책은 즐거움이 더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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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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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재주 2009.04.08 1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계의 특이하게 지은집(예쁜집)--사진1천여점 모음--http://cafe.daum.net/zhouse

  3. BlogIcon 이재흔 2009.04.08 1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반적으로 지나치기쉬운 일상을 정겹게 쓰신게 옛날에 시골에서 자치기 딱지치기 하던때가 생각나는군요.
    사진분위기도 좋네요.

  4. fads 2009.04.08 2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영ㅇ ┤가 이렇게 비효율적인 것은
    우리가 배우는 문법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ㄷ ㅏ 음 ㅋ ㅏ 페
    “이 제 영 ㅇ ㅓ 의 의 문 이 풀 렸 다”로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sd

  5. BlogIcon 털보아찌 2009.04.08 2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대단한 취재입니다.
    삼청동 골목길을 모조리 카메라에 쓸어담으셨네^^

  6. 어신려울 2009.04.08 2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청동은 거의 매일 다니는 길인데도 한번 못봣어요..

  7. 내사랑사과 2009.04.08 2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태클은 아니지만 제목을 눌러보고 들어왔는데
    아무렇게 쌓여있는 짐이라던가의 말들은
    눈을 좀 찌푸리게 하네요
    좋은 사진에 좋은 글을 써주셧으면 더 좋았을걸
    철없는 공주님이 아랫것들이 사는 마을을 탐방하고 기행문 쓴것을
    보는 기분이 드네여

    • BlogIcon 루비™ 2009.04.08 2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제가 쓴 표현이 다소 부드럽지 못한 것 같군요.
      그냥 제가 느낀 그대로 쓰다보니...^^;;
      나쁜 의도는 없으니 이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철이 없는건 사실이지만
      저 동네분들을 낮게 본다던가..
      그런 의도도 전혀 없으니 오해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제 글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이 동네를 따스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걸 느끼실겁니다.
      수도 서울의 한가운데...
      대대로 선비들이 살아오던 최고의 명당터에 살아오신 분들이 아닌가요.
      전 상당히 부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걸요? ^^

  8. 조애경 2009.04.08 2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근방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이예요~ ^^
    이 동네에는 방앗간이 몇개있었는데 다 없어지고 그 방앗간이 하나만 남았나봐요...
    지난 여름에 엄마랑 같이 고추빻으러 갔었는데..ㅎㅎ
    초등학교때는 다들 여기 살아서 많이 다니던 길이었는데..
    다들 결혼하구 이사하고 그래서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카페랑 갤러리등 예쁜 곳들도 많이 생겼지만...여전히 남아있는 이런 곳들은
    추억이 새록새록하더라구요..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며 묘한 조화를 이루는게 늘 신기할 뿐이랍니다..
    이 동네는 아마도 토박이들이 좀 많아서 변하지 않고 예전것들이 계속 남겨져있는것 같아요...
    우리 근방 동네를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무지 반갑네요~

    • BlogIcon 루비™ 2009.04.09 0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삼청동에 사셨었군요.
      정말 부러워요.
      저같이 지방에 사는 분들은
      삼청동 같이 우리나라의 최중심에 사시는 분들이 항상 부러웠어요.
      제가 삼청동,효자동,청와대 근처를 한바퀴 돌면서 느낀 것은
      이렇게 과거와 현재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곳이
      우리나라에 몇 있을까..싶을 정도였어요.
      모두 개발이란 미명하에 밀어버리고 신축해 버리는 요즘 세상에 말이지요..

  9. 그런데 2009.04.09 0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아저씨 자전거 브롬튼 인듯;;
    ㄷㄷ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10. 임원희 2009.04.09 0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

  11. 마겅즈 2009.04.09 0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과 글이 참 정겹게 쓰여져있네요~
    오랫만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되네요~^^
    앞으로도 기대 하겠습니다^^

  12. 서울밖사람 2009.04.09 0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재밌네요~

  13. BlogIcon 똑같은일들 2009.04.09 0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부터 광고에나오길시작한 니콘~~카메라..
    얼마전부터.. 뭘좀 아는듯..사진에대하여..말하는사람들...
    노래가 딴다라듯... 그것도 그렇겠지..

  14. 이재주 2009.04.09 0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계의 특이하게 지은집(예쁜집)--사진1천여점 모음--http://cafe.daum.net/zhouse

  15. BlogIcon 하늬바람 2009.04.09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청동은 늘 반짝반짝한 길들만 생각했는데,
    뒷길은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네요.
    서울의 이런 길들이 사라지고 있다는데..
    루비님의 사진으로 남겨 두셨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BlogIcon 루비™ 2009.04.09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삼청동에 갈 때마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주도로에선 카메라 든 사람에 밀려다닐 지경이었어요.
      그래서 골목으로 가보았는데 더 찍을게 많던데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16. 삼청동원주민 2009.04.09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지지리도 못사는 후진국의 어느 한동네같죠???

    왜 그런지 아세요??? 그노무 청와대 때문 이랍니다.

    청와대 일대는 고도제한 이라해서 건물 높이를 제한 합니다.(청와대가 한눈에 보이면 위험하겠죠)

    그리고 한옥집은 마음대로 부쉬거나 재건축 하기도 힘들죠.....

    그래서 서울 한복판 이면서도 권력의 중심인 청와대가 있는데도

    이모양 이꼬라지 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님께서 찍으신 동네는 삼청동이 아닙니다.

    • BlogIcon 루비™ 2009.04.09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민의 한분이라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어떡하겠어요?
      저기를 고층 빌딩 숲으로 만들었더라면
      오늘날의 삼청동은 없겠지요..

      그리고 뒷골목 사진에
      지도에도 안 나와 있는 동네인'팔판동' 사진이 많긴 하지만
      삼청동 사진이 더 다수랍니다~^^

  17. BlogIcon 펀드왕자 2009.04.09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옛 역사를 보는 듯한 기분이네요..^^
    시골에 사는 친척이 없어서 저런 곳을 보면 맛있는 밥한그릇 얻어 먹었으면
    소원이 없겠답니다.ㅋㅋㅋ
    구경 잘 하고 갑니다..

    • BlogIcon 루비™ 2009.04.09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골목 안에 예전에는 대단했었을 듯한 고가옥들이 참 많더군요.
      주민들에겐 불편함이 없게 잘 보존하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18. BlogIcon 레디꼬 2009.04.09 1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목길 사진들이 너무 예뻐요.. 재미있는 설명도 좋네요^^

  19. BlogIcon pennpenn 2009.04.09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 얼굴의 삼청동 길입니다.

  20. pine2038 2010.04.02 1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45년 동안 서울에서 살아온 사람입니다.
    이런 골목길을 보면 너무 정감 있어요.
    어릴때 그 작은 골목에 신문지 깔고 동네아이들과 소꼽놀이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요즘, 골목길이 없네요.
    똑같은 아파트.. 보기만해도 참 삭막해져요..

    사시는 분들은 붍편하겠지만, 이런집들은 그냥 그대로 보존했으면 좋겠어요.
    십년후, 이십년후 다시와서 옛추억을 꺼내 볼 수 있게요.

  21. 박일꾼 2010.07.11 14: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청동은 뒷골목 속에 더 작은 골목들이 많아요. 추억은 살아나도 살기는 불편한 집이 많죠. 그러나 주민들끼리는 아주 두터운 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삼청동 인심이 좋습니다. 삼청동 많이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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