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배운 '적선(積善)'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떤 명문가에 거지나 나그네가 밥이나 잠자리를 얻으러 자주 왔는데

      주인 마님은 그들을 한 번도 그냥 보내는 법이 없었다.

      한번은 거지가 온 것을 보고 따로 상을 차려 밥을 먹였다.

      걸인의 밥상일망정 마님은 그릇조차 놋주발에다 밥을 담아 정성껏 대접하게 했건만,

      거지가 가고 난 상을 보니 놋주발이 없어졌다.

      거지가 훔쳐 가지고 도망간 것이다.

      마님이 하인한테 보고를 받고 보니,

      주발을 가져간 거지는 급히 도망을 치느라고

      뚜껑은 미처 챙기지 못해 빠뜨리고 간 것을 알았다.

      마님은 하인에게 말했다.

      "뚜껑이 없으면 그 주발을 어디 갔다 팔아 먹어도 제 값을 받지 못 할 것이니

      어서 이 뚜껑을 가지고 나가 그 사람을 찾아서 마저 가져 가라고 주어라."

      그 거지가 개과천선하여 새사람이 되었는지는 알 바 없지만

      이 집의 후손들은 하나같이 출세하여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을 증명하였다고 한다.

 
      아래 작품 '적선(積善)'은 국립 박물관에 소장된 선조 임금의  글씨다.

      굵고 강한 필획이 당당한 큰 글씨의 해서체인데

      이런 큰 글씨는 선조 임금의 딸 정명 공주의 글씨에도 또한 영향을 끼쳤다.

 

      예로부터 임금의 업적과 함께 임금의 글씨는 소중히 여겨졌는데

      유교 국가 조선에서는 특히 선대왕의 위업을 소중히 간직하고

      계승한다는 자세로 역대 임금들의 글씨를 보존하였다.

      조선의 임금들은 모두 서예를 사랑했던 까닭에,

      글씨들은 모두 각각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인간 군왕의 면모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적선(積善)'

      선조 임금이 백성들에게 가장 실천하고 싶었던 덕목이었는지도..... 

           
                                           적선(積善)
                                        국립 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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