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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를 방문하면 곳곳에서 신라의 흔적과 만날 수 있는데특히 시내 중심가 가운데 여기저기 솟아 있는 커다란 고분들은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아주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경주를 관광하러 오는 사람들이면 천마총이 있는 대능원에는 꼭 들리게 되지만
주택지 한 가운데 위치한 노서동,노동동 고분군은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것은 노서동 고분군 중에서도 서봉총이다.
서봉총은 노서동고분군(사적 제39호) 가운데 하나로 금관총의 서쪽 가까이에 위치하며 고분의 일련번호는 129호 고분이다. 
서봉총이란 이름은 스웨덴의 한문표기인 서전(瑞典)과 고분에서 출토된 금관에
봉황(鳳凰) 모양이 장식된 데서 각 한 자씩 따서 서봉총이라 한 것이다.

왜 고분 이름에 스웨덴이라는 표기가 들어갔는지 의아하실 분이 있으실 것인데.....
사실 경주 시내에 있는 많은 신라 고분들은 안타깝게도 우리 손으로 조사한 것이 드물어서 
대부분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발굴 조사하였고
경주시의 개별 고분에 붙여진 번호 125호 고분,130호 고분.....등의 이름도 그들이 임의로 붙인 것이다.

                 
(금관총, 일제가 발굴 조사를 한 후 봉토도 덮지 않고 버려두어 아직도 이렇게 흉물스런 모습이다.)

일제강점기에 금관총이 우연히 조사된 이후 (금관총은 서봉총 바로 옆에 있다)
경주 고분에서 금은보화가 쏟아진다는 소문이 돌아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러한 출토 유물에 대한 욕심이 서봉총의 발굴조사를 추동했다.


이때가 1926년인데 마침 스웨덴의 황태자 아돌프 쿠스타프 6세가 일본을 방문하였다.
당시 일본은 쿠스타프가 고고학에 관심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고분발굴이 한창인 경주에 그를 안내하였던 것이다.
위 사진은 경주에 도착하여 발굴중인 고분의 내부조사를 할 수 있게 배려받은
아돌프 황태자가 고분을 직접 발굴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그 뒤에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이 그의 부인인데 이들은 후에 스웨덴의 국왕이 되었다. 



발굴된 출토품 중에는 쇠솥 2개와 각종 토기, 칠기, 금·은·청동제 용기류, 유리용기, 마구, 각종 유리구슬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나무와 사슴뿔 모양의 장식이 있는 신라의 전형적 형태의 금관이 주목할 만 한데
금관 안에 3마리의 봉황 모양 장식을 붙인 십자형의 내관(內冠)이 있어 서봉총이란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서봉총은 금관총처럼 발굴 후 봉토를 덮지 않아 봉분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경주 시내 고분 중에서는 이렇게 일제가 발굴한 후 봉토를 덮지 않아 평토화된 고분이 부지기수이다.
무덤 속에 누워 있던 신라왕들과 왕족들이 무덤 속에서 일어나 통한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뒷부분의 큰 고분은 130호 고분이고 앞에 야트막하게 평평한 부분이 서봉총인데
발굴 전 고분은 남북길이 52m, 동서길이 35m, 높이 7m 정도였고
주위에는 집들이 들어서 있어 봉토의 상당부분은 이미 깎여나간 상태였다는데
발굴 후 다시 봉토를 원래대로 쌓은 천마총(박대통령 시절에 발굴했다) 같은 고분과는 달리 봉토를 쌓아놓지 않아 그저 평지처럼 보인다.

서봉총을 위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쌍분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가 전체적으로 땅콩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봉토와 상석도 없는 서봉총 앞에는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아돌프의 서봉총 발굴 참가 기념비가 떡하니 서 있다.
당시 쿠스타프 황태자 일행은 경주 교동의 최부잣집 사랑채에 머물렀다고 하는데  
국왕이 된 후에 아돌프는 한국을 방문하는 간호사들에게 최부자집의 안채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어 올 것을 부탁했다는 일화가 있다.
최부자는 이방인에게 여인들만이 기거하는 안채 출입과 구경을 철저히 금지시켰기 때문이라고....   


1994년에 쿠스타프가 다시 서봉총을 방문하고 기념으로 심었다는 나무가 서봉총 맞은 편에 자라고 있다.


쿠스타프가 발굴에 참여할 당시에 일인들은 발굴 현장에서 황태자가 좀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이미 출토되어 이미 수습되었던 고급 유물을 현장에 다시 놓아두는 등의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의 최고급 문화재가 일본의  외교전략의 수단이 되어 파헤쳐졌던 가슴 아픈 이야기인 것이다.

일본은 자기네들의 규모가 큰 고분은 천황계와 관련이 있다고 하여 조사를 금지하고 있었던 터였다.
자기네 나라의 고분은 철저히 보존하면서 전국 방방곡곡 조선의 고분을 파헤친 일본인들을 생각하면
실로 불쾌하기 그지 없고 지금도 분노가 가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른다.


세월이 흘러 무덤의 주인인 이름 모를 신라 왕자의 유택은 평토화되고
외국의 황태자가 발굴에 참여한 사실만이 부각되어져 있는 서봉총을 마주하니

씁쓸한 기운만이 한바탕 무덤을 휘....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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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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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갓쉰동 2009.12.09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덤을 그냥 덥는건 비단 일제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국내 발굴을 할때도 그냥 덮어버립니당.. ㅋㅋ

  3. BlogIcon 이바구™ 2009.12.09 1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씁쓸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화나네요.
    남의 문화유산을 지들 맘대로 파헤치고 덮지도 않고....
    아무리 과거의 역사는 덮고 이웃나라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건 정말 너무 하네요.

    • BlogIcon 루비™ 2009.12.11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기네들 천황 무덤은 얼마자 소중히 여기는지
      감히 근처도 못가게 하면서...ㅠㅠ
      하여튼 나라가 힘이 약한게 죄이지요.

  4. BlogIcon 파르르  2009.12.09 1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사연이 있는 왕릉도 있군요..
    사진을 보니 참....
    진짜로 얼핏 보면 저게 봉분이 있던자리인지 조차도 모르겠네요..
    덕분에 귀한 사연 보고갑니다..
    즐건하루 되세요~~~

    • BlogIcon 루비™ 2009.12.11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얼핏 지나는 사람들은 무덤인지...아닌지도 모르고...
      아이들이 밟고 지나갈 때도 있답니다.
      이제는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겠지요..ㅠㅠ

  5. BlogIcon 소나기♪ 2009.12.09 1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리라는 이름하에 이뤄지는 약탈들 씁쓸하네요.
    유럽쪽은 일본보다 더 심하고..

  6. 임현철 2009.12.09 1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혀 의외의 사연이 있었군요.

  7. BlogIcon 블루버스 2009.12.09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분이 사라진 이유가 있었군요.
    관심을 가지지 않아 몰랐던 거 같습니다.
    다음에는 자세히 둘러봐야겠어요.^^;

  8. BlogIcon 민시오™ 2009.12.09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경주의 모습을 보아 반가웠는데
    역사의 진실을 알게 되니 좀 씁쓸합니다..

  9. BlogIcon 테리우스원 2009.12.09 1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우리의 문화는 대단하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리고 즐거운 오후가 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10. BlogIcon 백두 대간 2009.12.09 1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사람들은 요새도 유물이 나오면 그냥 덮어버리고 쉬쉬하잖아요.
    건물 지어서 돈 벌어야 되는데 유물이라도 나오면 공사 중단해야 되고 손해가 나니.
    유물 보존이 우선이라 주장하면 떼쟁이 취급이나 받게 되겠죠.

    • BlogIcon 루비™ 2009.12.11 15: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긴 경주에서 유물을 다 보존하려면
      경주 시내는 사람이 살수가 없었을거에요.
      황성동 주거단지 같은 경우는 수많은 무덤을 밀어버리고 세운 곳이니까요.
      그래도 없어진 역사 흔적은 되돌릴 수 없으니 그 점은 아쉽네요.

  11. BlogIcon mami5 2009.12.09 1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모습은 참 안타까운 모습이네요..
    이왕이면 봉을 해두는게 문화재로 좋은 역활을 할낀데..ㅋ

  12. BlogIcon 빛이드는창 2009.12.09 15: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안타까운? 분노할 사연이 있는지 몰랐어요...
    역사의 진실ㅜㅜ 씁쓸하네요.
    좀더 우리 역사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 BlogIcon 루비™ 2009.12.11 15: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서봉총, 금관총을 비롯해서 일제시대에 봉분이 파헤쳐진 고분들을 보면
      참...씁쓸하기만 합니다.
      우리도 그동안 역사나 문화 유적에 너무 관심없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13. BlogIcon 바람꽃과 솔나리 2009.12.09 1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봉총...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루비님 덕분에 첨 알게 된 사실입니다.

    • BlogIcon 루비™ 2009.12.11 15: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경주에 관광 오시는 분들이 노서동,노동동 고분군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답니다.
      다음번 경주 오시면 들려보세요~

  14. BlogIcon 한량이 2009.12.09 1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 흘끔 보고 스웨덴 다녀오셨나 했습니다.^^

  15.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2.09 1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참 씁쓸하긴 하내요.
    요즘 서울에서도 유물들이 쏟아져 나오던데 그냥 공사를 강행하려고 하고..
    우리나라는 옛 유물이나 이런것에 너무 관심이 없는것 같아요.
    오죽하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을 볼수 없다고 했을까요.. 참 안타깝습니다..

    • BlogIcon 루비™ 2009.12.11 15: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볼것이 없다는건 사실이지요.
      어느 누가 고층건물을 보러 한국에 올까요..
      당장 눈 앞의 이익 때문에 역사적 유적은 뒷전이니..
      중국 소주에 갔다가 도시 전체가 그대로 보존된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답니다.

  16. BlogIcon 레오 ™ 2009.12.09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분이 사라진 무덤이라 ..안타깝고 분한 마음입니다 ..

  17. BlogIcon pennpenn 2009.12.10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편으로는 나라 잃은 설움이 생각나는 기사로군요~

  18. BlogIcon 열심히 달리기 2009.12.12 1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봉총,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런 것이 있었군요.
    일제는 정말,, 일본도... 정말... 지긋지긋한 관계인가 봅니다.

    경주는 정말로 보물 천지인 것 같아요. 거기에 살고 있지 않으면 속속들이 파헤쳐 볼 수 없는 미지의 세계라고나 할까??? ^^

    • BlogIcon 루비™ 2009.12.12 2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경주는 역사의 신비한 보물 창고라고 할 수 있지요.
      가는 곳마다 유적이 산재해 있어서 주민과 유적이 함께 사는 느낌이랍니다..^^

  19. BlogIcon 자유여행가 2009.12.20 1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천은 정말 무료군요~

    경주 너무 좋곳입니다..

    천마총을 비롯한 시내도 구경거리가 많지만 경주남산을 등반하면

    천년의 숨결을 느낄수 있을 같아 소개해 드립니다..부서선 석탑조각들을 밟고

    진한 솔향기에 취해 걷다보면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수도....

    신선암마애석불옆에서 서서 동녘을 바라볼때면.................

    • BlogIcon 루비™ 2009.12.20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래된 글도 보아주셨네요..
      전 등산을 잘 안하는지라 남산은 제대로 못 보았답니다.
      저도 자유여행가님이 느끼신 남산을 느껴보고 싶군요..

  20. 배배 2009.12.30 1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주 살면서 이런 사연이 있는 지는 첨 알았네요.

    부끄럽습니다.

    좋은 사진도 감상하고 배움도 얻고 갔니다....

  21. 박쉠 2010.03.26 1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논문 자료 수집중에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 가슴아픈 역사가 다시한번 제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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