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사들이 꼽는 최고의 야경 촬영지 중 하나인 경주 안압지...

전국 각지의 진사들이 몰려드는 안압지가

바로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안압지 야경 한번 찍어보지 못한 것은

진사의 필수품인 삼각대가 없었기 때문....

 

한동안 나의 위시 리스트 1번에 올라 있었는데

얼마 전 신랑에게 은근 슬쩍...운을 띄웠더니

드디어 삼각대가 내 수중에 들어 오게 되었다...

다름 아니라 생일 선물 ....캬캬.....

 

택배로 삼각대를 받아보니 기분 하늘 둥둥....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ㅎㅎ"

 

그런데 삼각대에다 어떻게 카메라를 장착하는지도 몰라서 허둥지둥.....

심지어는 스트랩도 끼울 줄 몰라서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진 뒤에야 스트랩도 끼우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방법을 터득한 후

무작정 삼각대를 메고 안압지로 가 보았다.

 

 

6시 40분 정도에 안압지에 도착해서 안압지 전각이 잘 보이는 자리에 가니

흐미....벌써 자리잡고 진치고 있는 진사님들...

제일 좋은 자리를 점유하기 위해

해도 지기 전에 벌써 삼각대를 벌려 놓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장비도 삐까...뻔쩍....

일순간 약간 기가 죽었지만

나도 삼각대를 버텨 놓고 자리를 잡아 보았다.

비록 맘에 드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연습이라 생각하고.....

 

 

아직 7시 14분....

안압지의 야간 조명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전각들의 실루엣 너머로 파란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

명주 푸솜같이 가볍게 흩어진 구름들 사이로 초승달도 이쁘게 걸려 있다.

 

 

7시 30분..... 전각에 야간 조명이 들어왔다.

하지만 아직도 충분히 어두워지지 않아서 조명의 불빛이 약하다.

 

 

7시 50분....조명도 많이 빛이 강해지고

하늘도 적절히 푸르러서 전각의 실루엣이 이쁘게 잘 드러난다.

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도 운치를 더 해 준다.

 

다만 바람으로 인해 연못 물이 흔들려 전각의 반영이 선명치 못하고

오른쪽 전각의 반영이 안 보이는 자리에 자리잡은 것이 못내 아쉽다.

 

 

바로 맞은 편 전각과 그 뒤의 전각들..

이렇게 반영을 이용해서 건물을 짓는 기법은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보다 더 앞선 기법이다.

 

 

7시 53분...

점점 하늘이 어두워지지만 아직도 푸르름이 하늘에 약하게 남아 있다.

 

 

7시 57분이다.

하늘이 많이 어두워져서 전각의 지붕이 잘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하늘이 너무 어두워지니까 아까 제일 먼저 와서

삼각대를 버텨 놓고 있던 진사 부부가 삼각대를 걷고 철수를 한다.

 

 

얼른 그 부부가 진치고 있던 자리로 가보았다...

아.....이렇게 멋진 포인트가 있다니.....

그 분들은 이런 완벽한 구도로 좋은 사진을 얻어서 가셨음에 분명하다.

 

나도 한 컷 찍어 보았다.  8시 7분...

이미 하늘이 너무 어두워서 전각의 지붕이 어둠에 다 묻혔다.

담번에는 빨리 와서 내가 이 자리를 차지해야지....

 

 

이제 8시 10분....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져 주위는 암흑으로 찾아들고

전각의 지붕은 전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나도 다음날을 기약하며 삼각대를 접고 안압지를 나섰다.

 

삼각대와의 첫 만남.....너무나 짜릿한 경험이다.

 

Copyright 2009.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