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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의 참 모습을 보려면 밤거리를 다녀 보아야 한다고 한다.
대마도의 주도 이즈하라의 밤은 어떠할까....

낮에도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이즈하라...
밤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더  조용하였다.
도대체 어디에 사람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호텔 일층은 타쿠시(택시) 승차장이었다.
백미러가 본네트 가운데 떡 하니 달린 모습은 에전에 우리 나라에 한 때 다니던 승용차들을 보는 듯 하다.
택시를 찾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택시가 지루하게만 보인다. 

가로등만 붉은 불빛을 내뿜고 있는 이즈하라 메인 스트리트엔 오가는 사람도 차도...별로 없이 적막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우리 일행의 두런거리는 소리만이 건물에 울려서 되돌아 올 뿐.. 

이즈하라 시내를 흐르는 개천 양 옆에 자리잡은 선술집들만 호박빛의 조명으로 행인을 유혹한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지.....이름조차 아예 '부산정'이다.  

간판이 많이 낡아 있던 식당문에는 '생선회'라고 메뉴가 적혀져 있었다.
생선회는 일본어로  '사시미(刺身)'인데 이 말의 원뜻을 살펴보면 좀 무시무시하다.
'찌르다', '꽂다' 등을 의미하는 '刺'에 몸 또는 물고기나 짐승의 살을 뜻하는 '身'이 합쳐졌으니 “살을 찌르다”라는 말이다.
이처럼 무서운 말이 음식명이 된 데에는 유래가 있다. 

옛날 일본의 막부시대에 오사카 성의 한 장군이 멀리서 온 귀한 손님을맞이했다.
수많은 음식과 더불어 특별히 준비한 여러 종류의 생선회를 먹던 중
손님이 "이것은 무슨 생선이기에 이처럼 맛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생선의 이름을 몰랐던 장군은 생선회를 만든 요리사를 불러 직접 대답하게 했다.
그 후부터 요리사는 장군에게 생선회를 올릴 때 작은 깃발에 생선 이름을 적은 다음 생선회의 살에 꽂아서 상에 놓았다고 한다.
이처럼 생선의 살에 작은 깃발을 꽂았다 하여 '사시미'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관련 포스트 : 대마도 특선 이시야끼와 싱싱한 사시미

낮에 보았던 '야끼또리(焼鳥,やきとり)'라는 이름의 술집(이자까야,居酒屋)은 야경이 더 아름답다. 

불빛과 광고 플래카드가 낮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한자와 히라카나가 합쳐져 문자라는 느낌보다는 또 다른 회화적인 느낌으로 내게 다가 왔다. 

들어 가는 입구가 참 이쁜 선술집(이자까야,居酒屋)앞에 서 보았다. 

분위기가 좋게 보여 들어가 보려고 하니 한국인 출입 금지다.
"죄송합니다...저희 가게에는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로 인한 트러블을 막기 위해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겠으니 양해바랍니다."
굉장히 우회해서 안내문을 써놓았지만 결론은 한국인 손님 안 받는다는 소리...--;;
언어 소통이 아닌 그 무언가가 배후에 있는 것 같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불빛과 함께 가게 앞에 내걸린 노렌이 참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는데...... 

일본의 식당이나 선술집(이자까야,居酒屋)에서는 어김없이 가게 문 앞에 그 가게의 이름이 쓰인 '노렌(暖簾,のれん)'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게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노렌(暖簾,のれん)'을 가게 주인들은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데
아침에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내다 걸고 저녁에 문을 닫을 때엔 제일 나중에 걷어서 가게 안에 소중히 간직하며
가게에 불이 나면 다른 귀중한 물건을 꺼내기 앞서 노렌을 제일 먼저 구해 낸다고 한다.
백년이 넘게 된 가게 문 앞의 노렌은 역시 백년이 넘게 된 것이라 보면 된다고.....
일본의 가게의 전통과 역사를 나타내어 주는 가게의 심볼이라 할 수 있다. 

 

'미자만(味自慢...ㅋㅋ)'이라고 쓰인 노렌을 들추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오래 된 영화 포스터를 내거는 것이 여기도 유행인 듯 하다. 

여치인지 귀뚜라미인지 모를 장식물이 걸려 있고... 

아주 간단한 종이 공예품도 귀엽게 걸려 있었다. 

술집 안은 지극히 작았고 제일 안에 코딱지 만한 방이 하나 있었다.
많지도 않는 일행들도 다 앉을 수 없어 문턱에 걸터 앉아 술집 문 쪽으로 보고 내부를 찍어보았다. 

역시 방 문에 걸터 앉아 찍은 주방의 모습인데 주인 아저씨.....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다. 

방 벽에 걸려 있던 수많은 싸인 종이들을 보니 대미도 관광객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게 실감이 났다.
아! 오늘 밤 죽겠다....우째 자꼬....다녀 감......밤이 무섭다!!
한국 관광객들이 남긴 글귀를 읽으니 피식......웃음이 나왔다. 

선술집 벽장에는 커다란 댓병의 술병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술병마다 다 화이트로 이름이 써져 있는 것이다. 술병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먹다가 남은 술이 다 들어 있었다.

이런 소주 댓병 한 병에 2,800 엔 정도이므로 우리 돈으론 거의  28,000 원이니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소주 한 병 따면 다 마시는게 당연할 뿐 아니라 때론 한 명이 서너병은 기본으로 비우는 우리네 음주 문화와는 달리
일본인들은 한 병 사서 얘기하면서 마시다가 남으면 술집에다 맡겨 놓고 다음에 와서 다시 자기 술병을 찾아 마신다.
물론 다음에 자기 술병을 찾기 위해서 술병에다 이름을 써놓는 것은 기본... 

마침내 나온 안주는 족발. 우리네 족발과는 달리 튀겨서그런지 기름기도 많다.
한 접시에 600엔(6000원)인데 양이 너무 적어서 하나씩 맛보니 금방 없어졌다.
나마 비루(생맥주) 한 잔은 580엔(5800원,우리네 생맥주 값은 얼마인지 궁금)이었다. 

 일행 중 한 분이 기념으로 싸인을 남기셨다.한글을 모르지만 받으며 좋아하는 주인 아주머니.
혹 다음에 대마도를 다시 오게되면 여기에 와서 저 싸인을 다시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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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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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민시오™ 2009.12.15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인을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살짝 마음을 상하게 하지만,
    따듯한 정종한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분위기 있는 선술집이네요

  3. BlogIcon skypark박상순 2009.12.15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겨울엔 선술집 정종대포 한잔 이 딱인데 말이죠.^^
    오늘도 좋은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4. BlogIcon 한량이 2009.12.15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자카야.. 정종... 따뜻한 국물.....

    왜 그 가게는 한국인을 받지 않을까요.. 일본어 잘하는 한국인이 가면 괜찮은 걸까요...

    • BlogIcon 루비™ 2009.12.15 1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인 손님들이 떼를 지어 몰려와서
      예의 없이 떠들어대는 것 때문이겠지요.
      간혹 가다 참 분별력 없는 관광객들이 있으니까요.

  5. BlogIcon 에스띠안 2009.12.15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은은하네요.
    이런날은 따뜻한 사케한잔과 담소를 나누는,..
    잘보고 갑니다^-^

  6. BlogIcon 사이팔사 2009.12.15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마도에서 장사하면서 저따위 글을 붙여놓은곳이 다 있군요....
    한국 관광객들 아니면 먹고 사시기 힘드실텐데....

    아직도 저런 일본인들이 있다는게 참 서글픕니다....
    대다수의 일본분들은 친절하신데 꼭 저런 사람들이 있지요...

    • BlogIcon 루비™ 2009.12.15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인들은 거의 오지 않는 곳이니...
      한국인들이 없으면 모두가 가게 문을 닫아야 할건데...
      일부 관광객들의 무례한 행동 때문에 그런 것 같기는 했지만
      참 씁쓸..하더군요.

  7. BlogIcon 티런 2009.12.15 1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흐.루비님 참 따뜻한 느낌이드는곳이군요^^

  8. BlogIcon 제이슨 2009.12.15 1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마도 여행기를 쭉 읽어보니.. 이번에도 역시 역사 공부가 저절로.. ^^
    아무래도 대마도는 남쪽에 사시는 분들이 많이 가시는 것 같아요.
    한국인 출입금지는 씁씁하지만 다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리고 일본 술집들은 다 저렇게 이름을 적어 놓더라고요..

    • BlogIcon 루비™ 2009.12.15 15: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여행의 주목적이 대마도에 남은 한국의 역사 기행이었다가 보니...
      포스트 자체가 전반적으로 많이 딱딱한데도 참고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9. BlogIcon 초록누리 2009.12.15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구경했네요..벽에 빼곡하게 붙여있는 한글들도 그렇고...
    그런데 한국인 출입금지 벽보를 보고는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네요...
    무슨 연유가 있을 것 같은데 아마 좋지 않을 일이겠지요...

    • BlogIcon 루비™ 2009.12.15 15: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생각입니다만....
      아마도 한국인 관광객과 일본인들 사이에 취중 다툼이 있었는 듯...
      외국에 나가는 관광객들은 좀 조심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10. BlogIcon *저녁노을* 2009.12.15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 씁쓸하네요. 한국인 손님 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보니...

    잘 보고 갑니다.

  11. BlogIcon 레오 ™ 2009.12.15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자까야 ..간단히 술마시다 안주 몇 개 시키고 보면 안주가격이 장난 아니게 되죠 ^^

  12.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2.15 1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일본에 가면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곳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씁쓸하면서도 좀 서글픈 생각도 들고..ㅎ
    밤에 보는 일본거리의 풍경 .. 참 색다른데요~

    • BlogIcon 루비™ 2009.12.15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른 지역에서도 그렇군요..
      미국 사람이 그랬으면 안 받는다는 문구를 붙였을까요?
      강한데 약하고 약한데 강한 일본 사람들...

  13. BlogIcon 모피우스 2009.12.15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손님 받지 않겠다는 문구는 너무나 또렷하고 정리된 글귀인걸요....

    덕분에 일본의 단편적인 문화를 살짝쿵 엿보고 갑니다.

  14. BlogIcon pennpenn 2009.12.15 14: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인 손님 안 받겠다는 식당을 보니
    자존심이 팍 상합니다.

  15. BlogIcon 비바리 2009.12.15 1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의 주 문화와는 너무도 다른 ...
    먹다 남긴 술을 다시 찾아 마신다...
    참..
    새로운 정보네요

    • BlogIcon 루비™ 2009.12.15 15: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병이 댓병이니 참 크기도 하지만...
      우리 같으면 내일 죽더라도 다 마시고 올걸요?
      가까운 나라 일본이지만 국민성은 어찌 그리 다른지...

  16. BlogIcon 아미누리 2009.12.15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긴 술을 다시 가 마신다. ㅎㅎ
    근데 .. 한국인손님은 안받겠다니..

    그다지 ㅡㅡ;

    • BlogIcon 루비™ 2009.12.15 2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술에 데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정종류는 두었다가 나중에 마시는게 가능하겠지요?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에는 다소 맞지 않지만...

  17. BlogIcon 김천령 2009.12.15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마도 다시 보니
    맥주 마시던 선술집이 생각납니다.
    있을 때에는 답답했는데
    지금은 그립네요.

    • BlogIcon 루비™ 2009.12.15 2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천령님의 대마도 포스팅이 참 많이 기억에 남아요.
      특히 아소만 사진과 와다즈미 신사 사진에 제가 완전 반했던 기억이...^^

  18. BlogIcon 멀티라이프 2009.12.15 2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우리나라에도 저런 술집이 있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비싼 양주 아니면 키핑을 잘 안하는 문화라서 아쉬워요 ㅎㅎ
    2-3만원짜리술도 키핑이 되면 부담없이 조금씩 나눠마실텐데요 ㅎㅎ

  19. BlogIcon 털보아찌 2009.12.15 2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술 아껴 먹으려면,
    다른 사람것 살짝 마시고 가면 되겠군요.

  20. BlogIcon 빛으로™ 2009.12.15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독히 한국인이 많다는게 신기합니다 ㅎㅎㅎ
    올만에 왔다갑니다...편안한 밤 되시길요

  21. BlogIcon 자유인 2009.12.16 0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렌'에 대해서 아주 쉽게 설명을 해주셨네요.
    무슨 뜻일까...했었는데 감사요~~
    얼마전 사께(??? 맞나요? ㅎ)를 먹으러 일본 전통주점이라는 곳에(일산)갔는데
    너무 뜨겁게 데워줘서 손을 델 뻔 했네요.
    오랜만에 들려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루비™ 2009.12.16 1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처음에 이름을 잘 몰라서 여기저기 다니며 물어보았답니다.
      일본인들의 노랜 사랑은 참 별스럽더군요.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엔 사께가 아주 딱일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자유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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