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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음식이라면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고 물으면
우리 나라 사람은 대부분 스스럼없이 '자장면'이라고 대답하게 된다.

 요즘은 전화 한 통만 하면 누구나 쉽게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자장면이지만
예전에는 자장면 먹기가 그리 흔치 않던 시절이 있어서
성적 올리면 자장면 사 준다는 말씀에 현혹되어 밤새워 공부하던 기억,
졸업식 날이면 가득 차 있던 자장면 집 풍경의 기억은
30대 이후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나 역시 자장면이라고 하면 우리 집 바로 건너 건너에 위치했던 '충후반점'이 떠오른다.
대만 출신이었던 중국인 부부의 음식점 안에는 항상 시끄러운 소리가 가득했고
교사 출신이었다는 소문의 '충후 반점' 아주머니의 아주 자그마한 체구와
그가 입었던 비단옷과 수가 예쁘게 놓인 꽃신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본토에 가면 오히려 자장면을 맛보기가 힘든다고 한다.
그것은 자장면이 19세기 말 우리나라에 청나라 사람이 들어오면서부터
우리 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게 개발된 한국식 퓨전 중국요리이기 때문이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우리 나라는 청나라에 근대를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 때 약 30여명의 상인들이 함께 들어오면서 공식적으로 청인의 유입이 시작되었는데
1883년에 인천항이 개항되고 지금의 인천 북성동 일대 오천여평에
청인들의 거주지역이 생기니  이 곳을 '청관거리(현 차이나 타운)'라고 부르게 되었다. 

 1905년 청관 거리에는 '산동회관'이 들어서서 중국 요리를 맛보이게 되는데
1912년에는 그 이름을 '공화춘(共和春)'이라고 개칭하게 된다.
이 때 중국의 대중 음식인 청요리를 처음으로 접했던 우리 서민들은
그 신기한 맛과 싼 가격에 놀라게 되었으며 이어 청요리가 점점 인기를 끌게 되자
청인들은 부두 근로자들을 상대로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먹는 자장면이다.

처음 자장면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던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 옛터를 찾아 보았다.
최고급 청요리로 명망을 높였던 공화춘은 새로운 외식 산업의 흐름에 밀려 1984년에는 폐업을 하게 되고
지금은 폐허가 된 채 차이나 타운의 한복판에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강산이 열 번이나 바뀐 100년 동안 공화춘을 대표해왔던 간판은 일부가 삭아서 떨어져 나가 글씨조차도 알아먹기가 힘이 든다.
앞으로 이 곳에 자장면 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하는데 옛모습을 유지하는 가운데 낡은 부분만 잘 보수했으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페업 후 20년이 지난 2004년에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공화춘이 문을 열게 되었다. 

정통 중국요리 '공화춘'이라고 쓰여진 간판을 보니
원조 자장면을 맛보지 않고는 돌아갈 수가 없어 공화춘의 문을 열고 들어서 본다.

 안의 모습은 일반적인 중국요리점과 크게 다를바 없다. 

앉자 마자 종업원이 내어오는 찻잔에는 '공화춘'이란 글씨가 얌전히 쓰여져 있었다. 

자장면과 공화춘....차이나 타운의 역사가 쓰여진 종이 매트가 깔려져 있고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메뉴판도 같이 나왔다. 
자장면 본래의 맛을 느껴보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자장면과 삼선 짬뽕을 시켰다. 

 조금 기다리니 삼선 짬뽕이 나왔다..
국물이 얼~큰~한것이 한국 사람의 입맛에 딱 맞다.

드디어 자장면도 나왔다.
원조 자장면을 원조 청요리점에서 대하니 감개무량이다.
자장면의 표면적인 모습은 다른 중국요리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장면은 현재의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작장면(炸醬麵)'이라고 읽혀진다.
중국식 발음으로는 '자장미엔' 또는 '짜장미엔'이라고 읽혀지며
'작'의 중국어 발음이 한국어의 '자'를 발음하듯 하며 듣는이에 따라 '짜'로 들리기도 하니
우리가 쓰는 '자장면'은 한국식 발음과 중국식 발음이 혼합되어 불리어 지는 것이다.

이 때.....
작(炸)은 '물에 튀기다'라는 뜻이며
장(醬)은 된장 등의 발효식품 등을 뜻하고
면(麵)은 밀가루, 국수라는 뜻이다.  



자...이제 자장면이 나왔으니
자장면의 어원 풀이를 하고 있을 겨를이 없다.
얼른 사정없이 비벼야 한다.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어떻게 비벼대던지... 비비는 테크닉은 각자가 알아서 구사할 일이다. 

신나게 회오리로 저어서 비벼 봐도 끝장나게 잼있다.

 

원조 자장면의 맛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윤기흐르는 고탄력 면발을 보시기만 해도 대충 짐작이 가실 것이다.
왜 원조라고 하는지 알 것 같은 이 기막힌 맛은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에 가야만 먹을 수 있다.


이 포스트를 한 밤중에 열어 보시는 분들에게는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원조 자장면으로 인해 여러분의 건실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제동이 걸리는 불상사가
오늘 저녁 생기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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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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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라이너스™ 2009.05.15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맛난 사연입니다^^
    좋은 아침되세요, 루비님^^

  2. BlogIcon pennpenn 2009.05.15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한번 방문해야겠습니다.

  3. BlogIcon blue paper 2009.05.15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점심은 짜장면이 땡기는데요....-.-
    근데.. 갑자기 든 생각이..
    표준어는 자장면이지만...
    흔히들 짜장면이라 하는데..
    어떤게 맞는 표현일까요..

    • BlogIcon 루비™ 2009.05.15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자장면이 급 땡기네요..
      표준어는 자장면으로 표기하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짜장면이라고 해야 더 맛난 느낌이 들던데요?

  4. BlogIcon 김치군 2009.05.15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하.. 저도 저기서 먹어봤는데.. 다른 짜장면에 익숙해졌는지..
    그정도로 맛있진 않더라구요 ㅋ

  5. BlogIcon 파르르  2009.05.15 1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뜻깊은 곳을 다녀오셨군요..
    울나라 서민들과 함께 살아온 자장면인데...
    저곳 유물로 지정해야 하는것 아닌가요?..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루비™ 2009.05.15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화춘 옛 건물을 자장면 박물관으로 만든다고 하던데....
      자장면 박물관 가면 한 그릇 씩 주면 좋겠당...
      맛난 점심 시간 되세용~

  6.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05.15 1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행이 점심먹은지 얼마안되서...살것같습니다^^ ㅋㅋ
    저 인천살적에 여기 가봤어요^^
    맛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좋았던 것같아요..
    인천 맛집가운데 저는 유일하게 근처가면..꼭 들리는곳은 바로..
    청실홍실이에요^^ 잘 아시죠??

    • BlogIcon 루비™ 2009.05.15 1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천에 산 적이 있었군요.
      전 차이나타운 사진을 찍으러 일부러 간 것...
      차이나타운과 자유 공원 일대를 돌아보았지요.
      청실 홍실이 맛있는 집...??

  7. BlogIcon DuTa 2009.05.15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통 짜장면이면..수타면입니까..?
    사진에 보이는 짜장면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꿀꺼~억.
    혹시 인천에 가면 한번 사먹어 봐야겠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BlogIcon 루비™ 2009.05.15 1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타면은 아닌 듯 했어요.
      전 수타면은 별로 안 좋아해요.
      면발이 가는 걸 좋아해서리...
      벌써 주말이네요~
      행복한 주말 되시길..

  8. BlogIcon Yujin Hwang 2009.05.15 14: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조라 뭔가 다르긴 달라 보여요..오늘따라 심하게 맛잇어 보이는 짜장면!!
    자장면역사~좋은 포팅이랍니다^^

  9. BlogIcon ◀joon.k▶ 2009.05.15 2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언젠가 인천에 가게되면 꼭 들러봐야겠네요. 정확한 자장면의 기원은 몰랐는데 정보까지 얻고 가게 됩니다^^
    아참..그리고 이미 두둑히 밤참을 먹어둔지라 살았네요.^^ㅋㅋ

    • BlogIcon 루비™ 2009.05.17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맛이야 다 비슷비슷하겠지만
      왠지 원조라고 하니까 더 맛난 것 처럼 느껴지더군요.
      음...전 지급 갑자기 자장면이 땡기는데요? ㅠㅠ

  10. manim 2009.05.16 1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루비님 ㅠ.ㅠ
    정말 자장면이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탱탱한 면발이 눈으로 확 느껴지는데요.
    그 맛이 정말 궁금합니다.
    자장면 박물관이 제발 원형을 좀 잘 남기면서 생기면 좋겠다는
    그 말씀에 저도 동감합니다. ^^
    설마...확 밀고 새로 짓지는 않겠지요? @@

    • BlogIcon 루비™ 2009.05.17 2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화춘 옛집을 잘 살려 자장면 박물관을 세웠으면 하는데...
      그러면 아무래도 더 유서깊은 박물관이 되겠지요?
      이래저래 자장면은 중국 음식이 아니라 한국 음식인 듯...

  11. BlogIcon 레디꼬 2009.05.17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는 자장면..정말 맛깔나게 글을 쓰시네요..
    인천가면 꼭 들려봐야겠습닏.

  12. BlogIcon 다음 신지식 2009.05.19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립니다~!
    다음 신지식 블로그지식에 선정되셨습니다.
    항상 좋은 정보로 블로그 답변 달아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13. 이미지 2009.05.19 16: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아하는 자장면의 시작을 알게되어 감사드립니다....
    정말 귀한 정보입니다.
    삶의 애환과 우리 노인세대의 현 모습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죠. 그 세대와 같이 자라왔죠, 그리고 지금에까지 이른거고...
    너무 확대해석인가요?
    (제가 간호사라서, 노인환자 병원에서 일을 많이 해서...-저도 아버님께 제대로 된 딸이 아니지만 우리가 그 분들 열정으로 여기까지 온거같아요...)
    자랑스런 우리 음식이겠죠!

    • BlogIcon 루비™ 2009.05.19 2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장면...
      중국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음식이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지요.
      우리네 서민들의 외식 산업을 이끌어온 음식이 아닐까요?

  14. BlogIcon Bacon 2009.05.21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 모르던 사실인데 @_@ 잘 봤습니다~

    • BlogIcon 루비™ 2009.05.21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천 차이나타운에 사진 찍으러가서 공화춘을 담아 왔답니다.
      자장면이 우리나라에서 생긴거라는건 들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그 때 알게 되어 포스팅 하게 되었지요!

  15. BlogIcon 상상쟁이다람쥐 2009.12.21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핫 트랙백 타고 들어왔습니다~
    제가 먹었던 바로 그 자장면이군요!!! @_@ 또 먹고싶어집니다~

  16. BlogIcon 촌스런블로그 2010.03.25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장면 사진을 보니 먹고 싶어 집니다.
    자장면 이제 중국음식이 아니라 한국음식이죠~~^^

  17. 화랑 2010.04.28 1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조사를 많이 하셨군요... 덕분에 유익한 지식 많이 쌓고 갑니다.. 공화춘... ㅋㅋ 전 요즘 나오는 공화춘 컵라면이 왜이리 생각나는지.. 군인이라서 ㅋㅋㅋ
    공화춘 컵라면도 짬뽕과 짜장 두 버젼이 있는데 이름만큼 가격도 꽤 비싼 컵라면이랍니다 ㅋㅋㅋ 특히 공화춘 짬뽕버젼은 이때까지 먹어본 컵라면 중에서 가장 맛있다는 사실 ㅋㅋ
    근데 님 혼자서 짬뽕과 짜장 2개를 다 드신건가요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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