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가이드가 유일하게 별점을 매긴 35번 국도는 안동 도산서원에서 봉화를 지나 태백 초입까지 이르는 길입니다.

한국의 길에다 별점을 매긴 길은 이 길 밖에 없으니 이 길이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일찍이 도산서원과 청량산을 오가던 퇴게 이황이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표현했던 그 길로 나섰습니다.





녹음이 가득한 길을 따라 가다 가송리에 이르면 35번 국도는 낙동강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데

농암종택으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물길 곁에 자리잡은 수려한 정자를 만났습니다.  고산정입니다.





앞으로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청량산 암벽 옆에 소박한 정자 하나가 살포시 들어앉았네요.

이런 곳을 품격있는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해야 하나요? 녹음과 어우러진 고즈녁함에 저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마음같아선 강물로 뛰어들어 고산정으로 가고 싶었지만 물길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는지라

차를 몰아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 좁은 농로를 지나 고산정 마당까지 왔습니다.





고산정(孤山亭)은 퇴계 이황의 제자인 성재 금난수가 공부하던 곳입니다.





금난수는 25세에 예안 부포에 성재라는 정자를 짓고 학문에 전념하였으며 이어서 

 명승지 가운데 한곳인 이곳 가송협()에 정자를 짓고 일동정사()라 불렀다 합니다.





고산정은 청량산에 들어가는 입로로 그 경치가 빼어나 많은 선비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황과 금난수의 시가 현판으로 걸려 있다는데 문이 잠겨 확인하지는 못 했습니다.





고산정 툇마루에 앉아 바로 앞을 보니 맞은편 절벽 아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풍광이 천하 절경입니다.

금난수를 비롯한 시인 묵객들이 이 곳을 사랑한 이유를 알 것 같네요.


평소 금난수를 아낀 이황은 이 정자를 자주 찾아와 빼어난 경치를 즐기고 시 몇편을 남겼다고 하는데

고산정에 현판으로 걸린 이황의 시 '서고산벽(()'을 찾아 읽어 보았습니다.



 일동이라 그 주인 금씨란 이가   


 지금 있나 강 건너로 물어보았더니  

  
 쟁기꾼은 손 저으며 내 말 못 들은 듯  

 
 구름 걸린 산 바라보며 한참을 기다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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