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산, 맑은 물이 아름다운 경남 함양의 자랑거리에 함양8경을 든다고 하는데요.

상림사계, 금대지리, 용추비경......등 알려진 함양 8경 중에서도 4번째 절경을 화림풍류라고 한답니다.

화림동계곡에 지어진 정자 농월정, 거연정, 동호정과 서원들을 잇는 선비 풍류를 이르는 말인데요.

오늘은 화림풍류 중에서도 화림동 계곡 초입에 자리잡은 정자 농월정을 찾아 보았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놓아두고 입구 식당촌으로 들어서니 노래 소리가 시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계곡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마이크를 높여 놓고 노래방 반주에 맞춰 고성방가하는 모습들을 얼른 뒤로 하고

화림동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올라 보니 계곡 아래를 흐르는 물빛이 맑지가 않고 탁하게 보입니다.

아마도 어제쯤 계곡 상류에 소나기가 내렸었나 봅니다. 





계곡에 가로놓인 다리를 지나 숲으로 난 길을 얼마 걷지 않으면 바로 농월정이 나옵니다.





화림동 계곡 전체를 덮고 있는 너른 암반이 정말 장관인데요. 암반과 숲이 만나는 곳에 농월정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암반 위로는 탁류가 세차게 흐르고 있는데 어떤 분들은 암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뛰어넘어 다니고 있어 아주 아찔해 보였습니다.

 




암반 위에 고인 물들도 많이 탁해 보입니다. 물이 맑을 때 왔더라면 반석 위에 하늘이 담긴 모습도 볼 수 있고 

농월정에 오른 옛 선비들처럼 암반 위 물에 비친 달을 보며 희롱(?)도 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쉽네요.





예로부터 선비들의 음풍농월 장소로 많이 찾은 곳이라서 암반 여기저기에는 싯귀 등 여러 글씨가 새겨져 있어요.





싯귀가 아닌 이름만 대문짝만하게 새겨놓은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네요.





기암괴석과 그 위를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 최고의 화룡점정은 암반과 숲이 만나는 곳에 날아갈 듯 들어앉은 농월정입니다.

옛 선비들이 농월정에 앉아 너럭바위 위에 고인 물에 비친 달을 보고 달을 희롱하며 시를 읊조리고 술잔을 기울였다죠. 





조선 선조 떄 관찰사와 예조 참판을 지냈던 지족당 박명부가 고향으로 돌아와 지었다는 농월정은

안타깝게도 지난 2003년 5월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에 타 없어져 버렸다고 하구요.

지금 화림동계곡에 서 있는 농월정은 2015년 9월에 복원된 것이라고 합니다.

단청이 없는 것이 특이하다 했더니 목재가 다 마를 때까지는 단청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마도 몇년이 지난 후에 이곳을 다시 찾으면 단청을 화사하게 입힌 모습으로 만날 것 같습니다.

비록 예전 모습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화림동 계곡과 그림같은 정자, 농월정을 몇장의 사진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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