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문화가 아파트 거주 형태로 바뀌고 도심에는 고층 건물들이 우후 죽순으로 들어선 현대인의 삶에서
옛날부터 우리 삶의 본질적인 자산을 그대로 담고 있던 '골목'은 사람들에게 소외받는 길이 되었다.
좁은 골목길은 늘어난 자동차를 위해 폭이 확대되긴 했지만
주차된 자동차를 피해 다니며 걸어야 하는 불편한 길이 되었는데.....

대구의 도심에는 아직도 저마다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정겨운 '골목'들이 남아 있다.
진 골목(긴 골목), 약전 골목, 떡전 골목, 방마치 골목(부잣집이 많아서 항상 다듬 방망이 소리가 그치지 않는 골목),
뽕나무 골목, 종로 골목, 미싱 골목, 돼지 골목, 함석 골목, 성밖 골목, 신발 골목, 공구 골목, 자동차 골목, 오토바이 골목,  ......
이러한 도심의 골목이야말로 대구의 근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대구의 골목 중 오늘은 한약 내음 가득한 대구 명물 '약전 골목'을 소개해 드린다.




대구 약전 골목은 1908년 대구 성곽과 영남 제1관문이 헐린 자리에 도로가 생기고 이곳을 중심으로 약령시가 봄,가을로 열려 상가가 형성된 곳이다. 



약전 골목은 동성로 3가, 남성로, 계산동, 장관동 일대의 동서 800 m 정도의 골목에 형성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한의원 20 여개소와 한약방 53 개소, 한약 도매업소 49 개소, 약업사, 인삼사 등 한의약 관련 업소 300 여개소가 모여 있는 이른바 한약의 메카이다.



대구 약전 골목의 시작은 효종 9년(16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경상 감영 안 객사 주변에서 열리던 대구 약령시로부터 비롯됐다.



약초를 취급하는 특수 시장을 이르는 이름인 약령시는 약초의 채취 및 출하의 시기에 맞추어서 해마다 봄 , 가을 두 차례 열렸는데  대구 ·전주 ·원주의 약령시가 3대 시장으로 꼽혔다.



효종 때부터 열리기 시작한 약령시는 일제강점기 때도 계속되었는데 대구의 경우는 음력 2월과 10월에 열렸고 이때는 전국에서 약초 재배자와 채취자, 상인과 약재 수요자가 모여들어 문전 성시를 이루었다.



대구에서 약령시가 개설, 발전하게 된 것은 경상도 지역을 둘러싼 태백과 소백 준령과 낙동강 등이 약재 생산의 보고로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한약재는 농가 소득의 큰 수입원이었으므로 약전 골목에서 거래되는 약재는 대구 경제의 큰 축을 이루었고 이후 수백여년 동안 명성을 떨쳤다. 
한양에서도 구하지 못한 한약재는 대구 약령시에 가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은 전국의 한약재 집산지 구실을 했고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국가에 한약재를 공급해서 명실상부한 한약 물류 유통의 거점이 되었다. 

 

그러나 양약이 보급되고 일제 탄압 정책이 가중되면서 약령시는 점차 쇠퇴의 길로 들어서고 그 자리에 들어선 약전 골목만이 한약의 명맥을 겨우 이어가고 있었는데 



근래에 들어 한약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약전 골목은 옛 명성을 다시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약령시 보존 위원회는 전통 약령시의 맥을 잇고 약령시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지역의 명소 약전골목을 무대로 '대구 약령시 한방 문화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1658년 무렵부터 해마다 열리던 대구 약령시는 전국의 한의약업인과 지역민이 함께 어울려 약재를 사고 팔며 인심과 문물을 전하던 축제 그 자체였다.
약령시 개시일이 다가오면 여각과 객주집은 전국에서 몰려오는 손님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었으며 전국의 출시자 또한 약재 매매와 만남의 설렘으로 밤잠을 설쳤다.
개시일에는 약령시 동, 서쪽에 커다란 아치형 솔문을 만들어 세워 축제 분위기를 돋우었으며 한약재 매매 외 일용 잡화점도 덩달아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약령시 주변의 여러 음식점과 술집 등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붐벼 야간에도 이들의 열기로 인해 밤이 깊어 가는 줄 모를 지경이었다.
이러한 약령시 개장 행사는 일제 강점기인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 약령시에서 지속적으로 열려왔는데 
이와 같이 약령시 개장 행사를 1978년부터 현대적으로 승화시켜 지금까지 이르렀고 올해도 5/1~5/5일에 개최되었다.





꼭 축제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는 언제나 다양한 한약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령시 한의학 문화관'에서는
한의약 및 약령시의 역사, 문화에 대한 전시, 영상물을 보고 체험할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들에겐 언제든지 다양한 체험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양쪽에 빼곡이 들어선 한약방에서 풍겨나오는 한약재 냄새를 맡으며 오고가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6~7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드는 대구 약전 골목.
대구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약전 골목은 대구 시민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귀하게 간직해야할 귀한 추억의 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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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중국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스스럼 없이 '중국인의 생활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중국의 몇 도시를 여행하면서 활기찬 모습의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아침 나절 공원이나 길가에 나와 춤추고 운동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상해에서도 곳곳에서 운동을 하며 아침을 열어가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윤봉길이 의거를 일으켰던 홍구공원(지금은 노신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본 다양한 아침 풍경을 사진으로 소개해 본다.


 

 

 아침 나절 공원에서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서 모두다 무술을 연마하거나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남녀 노소 구분 없이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서 태극권을 연마하느라 여념이 없다. 

 

 부채를 이용한 무술을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기도 하고 

 

 담소를 나누며 지나가는 노인들의 뒷편에는 무술 고단자인듯한 복색의 사람이 사람들을 지도하고 있다. 

 

 멋진 도복을 입은 사부님을 따라서 열심히 태극권을 연마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너무나 많다. 

 

 

 먼저 준비 체조로 몸을 풀고... 

 

 튼튼한 허리는 기본...이쪽 저쪽으로 허리를 돌리면서 유연성 운동도 하고 

 

 관절도 여기 저기 풀어주고...스트레칭도 열심히 한 후... 

 

 멋진 사부님을 따라 천천히 태극권을 연마한다. 

 

 중국 권법이라고도 하는 태극권은 태극의 원리, 특히 음(陰)·양(陽)의 조화를 응용한 무술이다.  

 

 각 동작의 발 자세와 몸 자세는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가르치는 사람마다 체계가 다르다고 한다. 

 

  태극권은 물이 흐르듯 유연하고 율동적이며 신중한 동작을 이용하는데 언뜻 보면 무술인지 무용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이다.  

 

 운동으로서의 태극권은 신체조절 훈련을 하는 동안 굳어진 근육과 긴장을 풀도록 고안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다지 과격하지 않은 운동같이 보여서 한번 배워 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공원에 모인 수천명의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네들만의 방법으로 운동을 하는데 이렇게 정체 불명의 댄스를 추며 체력을 단련하는 사람도 있고 

 

 카세트를 틀어놓고 포크 댄스를 열심히 추기도 한다. 

 

 잘 만들어진 코트에서 베드민튼을 치는 사람...... 

 

 코트를 못 차지하고 통로에서 배드민튼을 치는 사람도 부지기수... 

 

 운동하다 힘들면 잠시 쉬어가며 땀도 식히고...모두다 느긋해 보인다. 

 

 한쪽 편엔 젊은 사람 못지 않는 유연성을 자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쉬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할머니도 눈에 뜨이고.....  

 

  기력이 딸리면 이렇게 기구를 사용해서 운동하는 모습도 많이 눈에 뜨인다. 

 

 

 공원에서 아침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한데 이렇게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북경의 천단 공원에 갔을 때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서 큰 소리로 노래를 배우고 부르길래
무슨 데모를 하나...하고 놀라 물어보았더니 여러 사람들이 모여 그냥 노래를 배우고 부르며 즐기는거였다.
또 돌 바닥에 물글씨를 쓰면서 자기 서예 솜씨를 자랑하는 사람 등 아침을 블기는 형태는 실로 댜양하였다.

관련 포스트 : 북경 천단공원에서 본 중국의 아침

 

 

 공원을 나오니 번잡한 길가에서도 이렇게 운동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이 눈에 뜨인다.
내 건강을 위해선 남의 이목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중국인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탄의 길거리의 좁은 공간에서도 이렇게 아침부터 붙들고 춤추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카세트를 크게 틀어놓고 남녀 노소 구별없이 모두 진지한 모습으로 볼룸 댄스를 추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도장에서나 추는 춤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건강을 위해서 남녀노소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운동이다.  

 

 

  아침 나절부터 길거리에서 서로 붙들고 볼룸댄스를 추는 모습은
이런 모습에 익숙치 않은 여행자의 눈에는 정말 진귀하기만한 중국의 일상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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