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온다!"소리에 창을 열어보니 헐~~

눈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마구 마구 내리고 있네요.

 

 

 

 

영하의 기온이 아니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 녹아 출근하는데 지장이 없겠지?

살짝 불안한 마음을 간신히 잠재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창을 열어보니 헐~ 대박! 주자장의 차들이 온통 눈으로 덮혔습니다.

겨울내내 눈 다운 눈 한번 내리지 않던 경주에도 이럴 때가 있군요.

이런 날은 카메라 들고 불국사로, 안압지로, 남산으로 설경 찍으러 가야 하는데.....

좀체로 보기 힘든 경주의 설경을 담지도 못하고 일하러 가야 한다니 너무 안타깝네요.

 

 

 

 

차를 가지고 가야 하나? 아니면 대중 교통을? 잠시 망설였지만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이 꽉 찰 버스를 생각하니 아찔해서 용감하게 차를 끌고 나와 봅니다.

눈에 대해 무방비 상태인 경주 사람들인지라 모두 차를 버리고 나왔는지 길이 한산합니다.

 

 

 

 

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려고 서 있는 사람들.....

모처럼 내리는 폭설인지라 고생도 즐거움으로 보입니다.

 

 

 

 

길가의 별것 아닌 가로수도 다 하얀 눈옷을 입었네요.

 

 

 

 

눈은 평범한 것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손을 가졌나 봅니다.

 

 

 

 

도로표지판도 눈에 폭 싸여서 어디가 어딘지 모를 지경이네요.

눈이 거의 안 오는 지방 경주에서 참 별일도 다 있습니다.

 

 

 

 

 

서행하며 앞으로 가다보니 창 옆으로 금장대의 멋진 설경이 펼쳐집니다.

금장대 언덕과 금장대의 기와 지붕이 모두 새하얀 눈으로 뒤덮였네요.

 

 

 

 

출근길이 아니라면 내려서 이 멋진 설경을 마음껏 담아볼텐데......

차창을 끝까지 내린 후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금장대를 줌인해서 한컷 담아봅니다.

아쉽지만 금장대의 설경은 차안에서 급하게 담은 것으로 만족해야겠네요.

 

 

 

 

30분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선 덕분에 많이 밀리지 않고 사무실에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출근시간이 가까워졌지만 아쉬움이 남아 바로 앞에 있는 공원의 설경 한컷 담아보았습니다.

 

운이 좋다면 퇴근시간 이후 안압지 설경이라도 담을 수 있을까요?

적설량이 이미 45cm를 넘었다는데 지금도 눈은 그치지 않고 계속 계속 내립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차 몰고 집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까요?

갈길이 살짝 걱정이 되네요.ㅠㅠ 2월 10일의 상황이었습니다.

 

 

 

 

2월 11일, 아침에 일어나니 또 겨울왕국이 눈 앞에 펼쳐지네요.

경주 시내 모든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어제보다 더 나쁜 상황이 초래되었습니다.

눈은 언제까지 계속될가요? 일기예보상으로는 금요일까지 온다는데.....

엘사가 마법을 휘둘러 경주를 겨울왕국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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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경주.

좀체로 눈이 오지 않던 남쪽나라 경주에 내린 눈이었던지라 눈이 온다는 기쁨의 환호성도 잠시뿐

시내 곳곳에 교통 두절과 함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일어나 북새통을 이루었던 하루였지요.

 

많은 눈이 내린 다음날, 기온이 급강하하면 내렸던 눈이 그대로 얼어붙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다행히도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며 도로에 쌓인 눈이 녹아 통행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사람이 밟고 다니지 않은 곳과 그늘진 장소에는 하얀 눈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기에 충분했는데........

 

 

 

 

 

아침에 첨성대 앞 도로를 지나다가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풍경을 마주치게 되었답니다.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 눈쌓인 고분들 위에 이상한 무늬가 그려져 있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뭔가 하고 자세히 보니 하얀 눈이 덮힌 고분 위에 시커먼 줄이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그어져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가까이 가보았더니......역시나! 였습니다.

누군가가 고분 위에서 신나게 눈썰매를 타고 내려온 흔적이 역력했어요.

삐뚤삐뚤 발자국을 남기며 올라간 흔적과 함께 눈썰매를 타며 내려온 흔적이 보기싫게 남아 있습니다.

 

평소에도 문화재 관리인들이 지키면서 사람들이 밟고 올라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는 고분인데

하얀 눈이 곱게 내린 고분 위에서 마구 눈썰매를 타고 내려와 시커먼 흔적을 만들어 놓다니요!

 

동그란 고분 위에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여 있는 아름다운 풍경은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인데

누군가가 자신만의 추억과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여러사람이 보고 누릴 즐거움을 희생시켜 버렸군요!

하얀 고분 위에 보기 싫게 그어진 시커먼 줄들은 보는 사람의 눈쌀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풍경입니다.

 

 

 

 

혹시나 하고 다른 고분을 보았는데 여기도 역시나! 군요.

바로 앞에 올라가지 말고 문화재를 보호해달라는 팻말이 버젓이 있는데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한무리의 중국 관광객들이 고분 위 눈썰매 자국을 손가락질하며 큰 소리로 떠들며 지나갑니다.

우리나라의 좋은 것만 보고 가야할 외국인 관광객들 보기에 정말 부끄럽게 짝이 없는 광경이네요.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문화재 보호 의식은 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반월성, 대릉원 근처의 모든 고분 위에는 사람들이 눈썰매 타고 내려온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얀 눈이 고분 위에 곱게 쌓인 모습을 보고 싶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겐 정말로 고개 돌리고 싶은 풍경입니다.

 

 

 

 

반월성 앞을 떠나 대릉원 맞은편에 있는 커다란 고분 봉황대로 가보았습니다.

'봉황대는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으니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서 설마 눈썰매를 타기야 했을려고?'

이렇게 생각하며 봉황대로 가보았지만 여기도 마찬가지군요!

고분의 규모가 큰 만큼 봉황대에는 사방에서 올라간 흔적, 썰매 타고 내려온 흔적으로 완전 난리가 났습니다.

 

몇년전에 봉황대 위에서 스노우보드 타던 사람의 사진이 포털 사이트에 올랐던 일이 기억나네요.

그때 수많은 사람들이 개념 말아먹은 인간이라고 욕 많이 했던걸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텐데

이곳에 올라간 사람들 역시 남들에게 욕 얻어 먹는 것 쯤이야 아랑곳하지 않는 분들인가 봅니다.

 

경주 시민들 중 어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우리 어릴적엔 고분 위에서 씨름하며 놀았고 눈오면 왕릉 위에서 비료 푸대 타고 내려오며 놀았는데 뭐 어떠나고.......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어릴적 추억처럼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 그런건데 그게 뭐 나쁘냐고.......

 

맞습니다. 한 사람 쯤 고분 위에서 눈썰매 타고 내려온다고 사실 고분이 망가지는건 아니겠지요.

문화재 보호 개념이 전혀 없던 시절에는 첨성대 위에 떼로 올라가 수학여행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어때! 란 생각을 가지고 문화재를 훼손하는 일을 한다면

백년 이후 우리가 자손에게 물려 줄 문화재는 과연 얼마나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을까요?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들이 내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다양한 경험과 귀중한 추억이

'고분 위에 올라가 눈썰매타는 일'이라면 그런 경험과 추억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된 왕릉이나 고분 위에 몰래 올라가 신나게 눈썰매 타고 놀았던 우리 아이들의 추억이

나중에는 남들에게 드러내놓고 말하기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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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변변한 눈 한번 오지 않던 경주.
올해는 웬일인지......폭설이 잦네요.
지난 토요일 내린 눈이 제대로 녹지도 않았는데
월요일 아침 일어나 창문을 여니...... 또!!!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뒤덮였군요.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보고 기뻐하기도 잠시......
차를 가지고 출근해야 하나? 차를 두고 출근해야 하나? 
고민고민하던 끝에
용감하고 무모하게 차를 몰고 출근했었지요.
아침에 좀 내리다가 그치겠지......하는 마음으로 차를 몰고 나갔는데
웬걸......! 하루 종일 하늘에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네요.

온 세상이 하얗게 되었는데도 일하느라 사진 찍으러 나갈 수 없으니 마음은 '콩밭'에 있고......
언제 퇴근 시간이 되나.....시계만 보고 있는데
오후가 되니 눈발은 더욱 거세어지고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앞도 잘 안 보일 지경이 되어 버리네요.

눈이 너무 많이 오니 '사진 찍어야지!' 하는 생각보단 '헐.....어떻게 집에 가지....?' 이런 걱정만 앞서더군요.
'차를 버리고 걸어서 가야 하나? 눈이 이렇게 심하게 오니 버스나 택시 타기도 수월치 않을텐데.....!'
걱정 걱정하던 끝에 '에라 모르겠다!' 용기를 내고 차 위에 쌓인 눈을 낑낑거리며 걷어내고는 도로로 나셨답니다.
이면도로를 조심조심 벗어나 차량 통행이 많은 간선도로로 나서니
눈이 질퍽하게 녹아 범벅이 되긴 했지만 한결 운전하기가 쉬워지더군요.

 
조심조심, 거북이 걸음으로 차를 몰고 가다보니 옆에 황성공원이 나타나더군요.
눈으로 뒤덮힌 공원을 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사진 찍으면 좋겠는데......집에는 가야 하고.....ㅠㅠ
사진 찍다 집에 못 가면 어쩌지? 그치만 이럴 떄 설경 사진 안 찍으면 언제 찍겠냐!'

눈이 더 많이 와서 길이 막힐까봐 내심 걱정은 되긴 했지만 무작정 황성공원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한뼘이나 쌓인 눈 위에 주차를 하고, 트렁크에서 등산화 꺼내 신고, 왼손에는 우산을 들고,
한손으로 찍을 수 있는 가벼운 NEX-5를 들고 황성공원으로 들어갔어요.

사람의 통행이 거의 끊긴 공원으로 들어서니 쌓인 눈으로 발목이 푹푹 빠지는 곳이 많았고
세찬 눈발로 인해 우산을 써도 얼굴과 카메라에 내려앉는 눈송이를 막을 수 없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황성공원의 설경은 정말 감탄 그 자체이더군요.
거대한 기와 지붕 위로 하얀 눈을 이고 있는 도서관, 휘날리는 눈 속에서 칼을 들고 하늘을 찌르는 김유신 장군,
구불구불 구부러진 채로 눈 속에 파 묻혀 있는 그림같은 소나무들,
소복소복 쌓인 눈 속으로 삐죽이 모습을 드러낸 작은 가지들.....


경주에서 자주 보기 힘든 기막힌 설경인지라 오래 거닐며 눈 쌓인 공원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었지만 
쌓인 눈 때문에 걷기가 힘든데다 시간도 이미 5시를 넘어가고 있는지라
공원의 전체를 돌아보진 못 했지만 부분이라도 담은 것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차로 돌아왔답니다.
그리고 다시 엉금엉금 기어서 '무사히' 집에 도착했어요.

얼어붙은 몸을 따스하게 한 후 저녁 준비를 마치고 나니 8시가 훌쩍 넘었네요.
창밖을 내다 보니 이미 20센티 넘게 내린 눈은 그칠 기세도 안 보이고 점점 더 많이 내려서
밤시간인데도 어둡지 않고 온 세상이 환하기만 하네요.

눈 안 오기로 소문난 경주에도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다니!
끝날 것 같지 않던 대단한 한파를 비롯해서 십여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까지......
정말 이번 겨울은 모든 이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겨울인 것 같습니다.


내일 아침엔 밤새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을텐데 도대체 어떻게 출근해야 하나요.....?
에라...모르겠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할 일이고.......
오늘 밤은 황성공원 설경 사진이나 보며 기분좋게 잠들어야겠습니다.
<정말 정말 만나기 힘든 경주의 환상적인 설경>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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