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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1 할미꽃의 하얀 머리카락을 처음 보았어요 58



오래간만에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에 위치한 경상북도 수목원을 찾았보았다.
 포항시에서도 가장 오지에 있는 경상북도 수목원은 보현산, 향로봉, 천령산 등 높은 산들에 둘러싸인
평균 650m 정도의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 고산식물의 성장에 여느 수목원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평지에는 4월에 볼 수 있는 매화, 배꽃....각종 야생화가 5월에 피어나고 있어 시간을 뒤로 돌리게 하는 곳이다.


평지에서는 3월 말에 꽃 피우던 할미꽃도 이제 한창 피어나고 있어 신기한 마음에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할미꽃은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30~40 cm정도로 자라며 꽃은 4월에 화경 끝에 1개씩 피는데 꽃이 만개하면 고개를 숙인다.
원종 할미꽃의 꽃잎 겉은 흰 털이고 속은 적자색이다. 


옛날부터 할미꽃은 주로 무덤 곁 양지바른 곳에 피어나곤 하는데 묘지가 할미꽃의 주된 서식처로 자리잡은 것은
흙을 다질 때 사용하는 석회 성분이 든 알칼리 토양을 좋아하고 햇볕을 좋아하는 할미꽃의 습성과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막내딸이 그리워 찾아갔다가 숨을 거둔 할머니의 무덤 곁에 할미꽃이 피어났다는 슬픈 전설은 누구나 한번은 들었음직한 얘기이다.


할미꽃 사진을 열심히 찍다 보니 이상한 실타래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저 하얀 실타래 같은 것은 도대체 뭐지...?
마치 할머니의 하얗게 센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 같지 않은가....
할미꽃 사진 찍는 것이 지금까지 3번째이지만 이렇게 하얀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광경은 처음 보는 것이라 신기하기만 했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더니 이것은 꽃이 피고 난 뒤 열매(종자)에 덮혀 있는 흰색 털이라고 하는데
네이버 사전에서 살짝 업어온 사진을 보면 정말 할머니의 흰 머리가 흩날리는 것 같이 보인다.

이 흰색 털이 할머니의 흰 머리카락을 닮았다고 해서 이 꽃의 이름을 '할미꽃'이라고 하기도 하고
머리가 희다고 해서 '백두옹(白頭瓮)', 또은 허리가 구부러졌다 하여 '노고초'라 불린다고 한다.
지금껏 할미꽃의 이름이 꽃의 허리가 할머니처럼 구부러진 것에서 유래한줄만 알았는데 이번에 이름의 유래를 확실히 알게 된 것이다.


 따스한 햇볕을 그리는 할머니의 애잔한 마음같이 오늘도 할미꽃은 무덤 근처 양지바른 곳에 호젓하게 피어있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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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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