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룡포의 대표적인 음식을 들라면 대부분 과메기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소주 마니아들의 최고의 안주인 과메기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기 때문.
하지만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말린 것이므로
겨울철 아니고는 제대로 된 맛을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과메기를 제외하고 구룡포 명물 음식을 들라면 전복죽과 모리국수를 들 수가 있다.
전복죽이야 전국민이 좋아하는 음식이니 설명할 것도 없지만
'모리국수'는 또 뭔가? 하실 분이 계실 듯 하다.
포항 구룡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다.

이전에 이미 구룡포 모리국수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제대로 그 맛을 보지 못했는데
얼마전에 스펀지 ZERO 국수 특집에서 안동 건진국수, 경주 회국수와 함께
구룡포 모리국수도 소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모리국수 맛을 보기 위해 구룡포로 향했다. 





구룡포 골목에는 모리국수집이 여러집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집은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비롯하여 '꿀꿀이식당','모정 식당', '초원식당, '석병 분식'...등이다.

필자는 처음에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물어물어 가다보니
골목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이나 구룡포 새마을문고 옆에서'모리국수'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응.....? 이집은 TV에 나왔던 집은 아닌데.....? 다리도 아프고 찾기도 힘들고..... 에라~~이 집에라도 들어가보지 뭐.'





식당 문을 밀고 들어가니 실내가 완전 썰렁하니......사람이......없다!
앗...잘 못 들어온건 아닐까? 돌아서 다시 나가기도 민망하고......
식사 시간이 좀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아무도 없으니 느낌이 완전 쎼......하다.





메뉴를 보니 모리국수는 주문하는 인원에 따라 가격이 틀리는데 2명이 주문하면 14,000원,  3명은 20,000원,
4명이상의 인원이 주문하면 일인당 6,000원이니 일인당 5,000원 정도한다는 다른 모리국수집보다는 다소 비싼 가격이다.





모리국수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국수를 주문했는데도 곁들이 반찬이 네가지 나왔다.
오이 무침, 도라지 무침, 부추 무침, 그리고 재피를 뿌린 명치 육젓 무침......
모두 경상도 반찬 답게 짭쪼롬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다.

 




다른 모리국수집이 대부분 건면을 사용하는데 반해 이곳의 모리국수는 손으로 직접 미는 손칼국수인 것이 특징이다.
주인 아저씨의 허락을 받고 직접 칼국수를 미는 현장을 찍으려고 하니 
아주머니는 "이렇게 누추한데를 찍어 뭐할라꼬....."하면서 엄청 계면쩍어 하신다.
제대로 된 조리대도 없이 주방 옆에 붙은 방문턱에 반쯤 갈라진 둥근 상을 걸쳐 놓고 허리를 구부려 반죽을 미는 것이 너무나 불편해 보인다.
좀 더 편한 환경에서 조리하면 좋을텐데......옆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너무 안쓰럽다.





홍두깨로 슥슥 밀어 얇게 편 반죽을 이리저리 척척 접더니 손이 안 보이게 빨리 칼국수를 써는 아주머니.
마치 기계로 썰어낸 듯 일정하게 썰어낸 칼국수면을 보니 하루 이틀 칼국수를 민 솜씨가 아닌 듯 하다.





다 썬 칼국수는 밀가루를 살짝 묻혀서 가닥이 들러붙지 않게 살짝 살짝 추스린 다음 끓이게 된다.




이윽고 속이 깊고 커다란 프라이팬에 재료들이 담겨져 나왔다.
셋팅되어 있는 상태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미니 성격 급한 주인 아저씨가 국자로 얼른 뒤집어 버린다.
윽....아직 사진 못 찍었는데.....!
재료들은 심히 단순하다.
국수, 미역추, 아귀.....등 여러가지 생선에 깻잎, 양파, 콩나물, 대파....그리고 올려진 양념장이 거의 전부이다.





처음에는 약간 희멀겋더니 휘저어 끓이니 양념장이 어우러져 국물이 뻘건 것이 제법 먹음직스럽다.
생전 처음으로 생선을 넣고 끓이는 칼국수를 보는지라 그맛이 어떨지 호기심 가득이다.





모리국수는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기 때문에
국수 안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그날그날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오늘 모리국수의 주 재료는 구룡포에서 미역추라고 부르는 엄청 못생긴 생선과 아귀, 미더덕.....등이다.





그래서 "전번에 먹을 때는 아귀를 넣고 끓여주더니 이번에는 왜 아귀를 안 넣고 동태를 넣었나요?"
이런 질문을 하면 구룡포에서는 촌놈(?) 취급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벽에 붙은 메뉴에 '모리'라는 음식 이름 위에 '森(나무 빽빽할 삼)'자가 써져있길래
주인 아저씨께 "생선을 숲같이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모리(森)국수라고 부르는건가요?"라고 물으니
주인 아저씨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돌며 설명을 시작하신다.

"빽빽할 삼字의 뜻을 아는 분 같으니까 내가 '모리'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갈체 주끼요.....
구룡포 사람들이 모리국수를 많이 먹지만 정작 모리국수가 뭔교? 하고 물으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니더.
스펀지 ZERO에서 방송되기로는 모리국수의 어원이
첫째는 '이 국수가 뭔교?'하고 물으면 '나도 모리는데(모르는데)....'하고 대답했다고 해서 모리국수라 했다고 하고
둘째는 여러가지 해산물을 모아서(모디) 끓인다고 해서 모디 국수라고 했다가 그게 변해서 모리국수라고 했다 하기도 하고
셋째로 일본말로 모리(숲 같이 재료를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해서 모리 국수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다고 하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요!"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 '모리 국수'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말이라 이말입니다.

'모리(森)'라는 것은 일본어로 '많은, 무성한(盛)'이란 뜻인데 
일본 국수 소바가 나올 때 국수 면발을 둥글게 말아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서 주는걸 봤지요?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 포개진 것을 '모리'라고 하니 '모리국수'라고 하는 말이 어법에 맞는 말은 아니지요."

"아....그럼 '모리국수'라고 말하는건 '역전앞'이라고 부르는거나 '처갓집'이라고 말하는거나 같은 이치겠네요.
그래서 이집 메뉴엔 '모리국수'라고 쓰지 않고 '모리(森)'라고 썼네요?"

"맞니더.....! 손님이 뭘 제대로 아시네요!
그러니까 '모리'라는 말이 이미 '국수'를 이르는 말인데 '모리국수'라고 부르는건 틀린 말이라 이거지요!"






필자가 열심히 들어주는데 신명이 난 아저씨, 국수는 끓다가 못해 한창 졸아들고 있는데도
메모지에 한자까지 열심히 휘날려 쓰시며 설명을 하신다.
"저......사장님.....국수 다 퍼지는데요......."하고 말하고 싶은걸 참으며 열심히 듣고 있자니
국수가 졸아드는걸 눈치 채신 주인 아저씨, 그제야 서둘러 국수를 퍼서 앞접시에 담아 주신다.


 

 
그릇에 담긴 국수를 보니 국물이 많이 졸아들어 심하게 걸죽하다.
'이런......다 퍼진 국수를 무슨 맛으로 먹지? ㅠㅠ" 이렇게 생각하며 시큰둥하게 한젓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그렇게 국물이 많이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면발이 탱글탱글하고 국물은 진하고 얼큰하기 이를데 없다.
생선도 부드럽게 잘 익은데다 양념이 골고루 잘 배어들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무엇보다 여러가지 생선을 넣고 끓였는데도 비린 맛이 전혀 안 난다는게 신기하기 이를데 없다.





"후루룩......후루룩......쩝쩝접.....와, 진짜 얼큰하네...."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프라이팬 하나를 다 비웠다.





모리 국수 한 프라이팬을 다 비워서 이미 어느 정도 배가 찼는데도 불구하고 주인 아저씨는
" 남은 국물에 밥 볶아 먹으면 기똥 차니데이~"하시면서 서비스로 밥 한공기까지 볶아주신다.





걸쭉하고 질펀하게 볶아진 밥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이미 과하게 먹어 배를 두드릴 지경이었지만 이 또한 싹싹 비워 그릇의 바닥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생선을 넣어 영양만점이며 얼큰한 모리국수는 다른 지역의 칼국수와는 차별되는 특별한 맛이다.
필자는 구룡포의 많은 모리국수집 가운데 초원식당 모리국수에 대해 소개해 드렸지만
구룡포 부두에는 집집마다 다른 맛을 내는 모리국수집이 골목 마다 자리잡고 있으니
이번 여름 포항 구룡포 쪽으로 휴가를 오시는 분들은 구룡포의 명물 음식 모리국수를 꼭 체험해보실 것을 권해드리며.....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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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메인에 소개가 되었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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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 겨울.
코끝을 알싸하게 하는 한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날개 돋히게 팔려나간 먹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전국 애주가들에게 최고의 안주로 손꼽히는 '과메기'이다.

경북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는
전국 유통량의 50% 가량이 죽도시장에서출하되는데
주말이면 대구,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과메기를 사려는 인파로
죽도 시장 좌판을 가득 메워 시장은 그야말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포항 죽도 시장에서 출하되는 과메기는 영덕, 울진에서도 나오긴 하나
대부분은 포항 인근 구룡포읍에서 말린 것이다.
구룡포가 과메기의 최대 생산지로 히트를 치는데에는
영일만 호미곶이라는 지정학적 위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태백산맥을 넘어온 북서풍과 염분이 제대로 뒤섞이는 영일만의 해풍은
과메기 맛을 배게 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과메기'란 이름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도 있을 것인데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린 것을 말한다.


 


과메기의 어원은 예전에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하는데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여 관목이 '관메기'로 변하고 다시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굳어진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근래에 와서 청어가 많이 잡히지 않고 비싼데다
청어 과메기는 건조 기간이 오래 걸려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즈음에는 청어 과메기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서 청어 풍년인 해에는 청어 과메기가 대량으로 나오기도 한다.




과메기는 보통 20마리를 새끼로 엮어 말리는데 이것을 통과메기(엮걸이)라고 한다.
통과메기는 겨울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20일 정도가 되면 먹기 좋게 꾸덕꾸덕해진다.





하지만 요즈음은 통과메기보다 꽁치나 청어의 배를 째고 내장을 들어 낸 편과메기(배지기)가 더 많이 유통되는데
이것은 통과메기를 손질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편과메기의 경우는 꾸덕해지는데 2~3일 정도면 된다.





과메기 말리는데 최적의 조건은 한겨울에 영하 5, 6~영상 6, 7℃의 기온과 40%의 습도를 유지하는 데다
살짝 소금기가 밴 영일만 갯바람까지 가세하면 겨울철 최고의 별미 ‘구룡포 과메기’로 다시 태어난다.
과메기는 손가락으로 눌러 보아 탄력이 약간 있는 정도가 건조가 잘된 것이며
잘 말린 과메기는 꾸덕꾸덕하고 쫀득쫀득하여 씹을수록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과메기는 꽁치를 반 정도 말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먹어보면 생각처럼 많이 비리지 않다.
간혹 비린 맛이 나는 과메기는 제대로 말리지 않은 것인데 차가운 바닷바람으로 자연 건조시킨 것을 상품으로 친다고......
 



과메기는 원재료인 청어나 꽁치보다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재료보다 과메기로 만들었을 경우 어린이 성장과 피부 노화 방지에 좋은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의 양이 증가하고
또한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산이 점점 많이 생성되어 체력 저하나 정력 저하를 막아주는데 도움이 된다.
과메기는 피부 미용에는 특효라고 알려져 있는데 과메기 기름으로 미용 비누도 생산하고 있을만큼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저녁에 과메기를 먹고 잔 날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본 여성분들은 과메기가 얼마나 피부에 좋은지를 체험해 보셨을 듯......




과메기를 먹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맛을 창조해낼 수 있다.
싱싱한 물미역과 초고추장맛이 과메기 맛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데 초고추장은 너무 짜거나 달지 않아야 한다.
김이나 배추잎에 물미역을 놓고 초고추장을 찍은 과메기와 마늘·파를 함께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미역은 과메기의 기름기가 잘 배이도록 해 과다한 영양 섭취를 억제하고, 마늘은 과메기의 비린내를 제거해 주는데
잘 건조된 과메기 한 점을 양념장에 푹 찍어 김과 미역, 마늘, 고추, 미나리 등과 함께 싸서 입에 넣으면 환상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전국 어디서든 하루만에 택배가 가능한 지금은 서울이든 부산이든 앉아서 과메기를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최고의 과메기 산지인 구룡포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덕장을 둘러보고 먹는 맛에는 비길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요즈음 구룡포 항구에는 과메기 전시장도 있어 여러 덕장의 신선한 과메기들을 즉석에서 맛보고 구입할 수 있어 좋다.

전국 애주가들이 최고의 안주라고 한결같이 손꼽는 포항 구룡포 특산 과메기의 제철은
차가운 해풍이 부는 1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라고 하니 지금이 과메기를 먹기엔 최적기라고 하겠다.
포항 구룡포에 오셔서 항구 풍경과 과메기 덕장을 둘러보고 신선한 과메기를 맛보신 후 
주변 일본인 가옥거리와 대보 호미곶 광장, 등대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바다 정취를 즐기는 코스,
이 여행길을 '과메기 로드'라고 맘대로 명명해 본다.
미각과 시각이 함께 충족되는 과메기 로드!
겨울이 가기 전에 들려봐야 할 필수 여행길로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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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이 이제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는데 여러분은 새해맞이를 어떻게 할 예정이신지 궁금하다.  지난번 소개해 드린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가락 사이로 2010년의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감격을 맛보고 싶으신 분들은 안 계신지?  혹시 호미곶에서 <헌>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감격과 행운을 체험하셨다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룡포에 들려 밤새도록 새로운 해를 기다리며 깔깔해진 위를 죽으로 달래어 보심은 어떠신지....


호미곶에서 남쪽으로 차를 달려 구룡포에 이르면 부두 못 미쳐 나타나는 '구룡포 할매 전복집'.  외지에까지 알려진 상당히 유명한 맛집이고 작년에는 롯데 백화점에 분점까지 개점한 30년 전통의 전복집이라고 해서 아주 크고 화려한 식당인가 했더니 웬걸...살짝 골목으로 들어앉은 2층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이다.  지금은 할매 전복집의 원조가 되시는 '할매'이신 시어머니가 타계하고 며느리인 김정희씨가 2대째 전복집을 하고 있다. 

" 어머니가 하실 때는 자연산 전복이 앞바다에서 많이 났는데,
요즘은 여기 것만으로는 물량이 모자라 동해 전역에서 나는 전복을 쓴다"는데

종패(새끼전복)를 동해안을 따라 뿌려뒀다가 자라면 해녀나 해남(경북 동해안에는 해남이 있다)이 들어가서 채취하는 식이다.
완전 자연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양식산도 아니니....
마치 장뇌 산삼과 같은 방법의 전복 채취라고나 할까?

메뉴는 전복회, 전복 물회, 전복 비빔밥, 전복회국수, 해삼 무침.....전복을 이용한 여러가지 음식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전복죽을 시켜보았다.

1인분에 12,000원.....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전복죽을 끓이는 동안 도토리묵이 나왔다. 도토리묵의 맛이 제대로이다.



간소하지만 깔끔한 반찬과 ......



무지 소박한 부추전.....



그리고 커다란 그릇에 한가득 짙은 녹색을 띤 전복죽이 나왔다.
짙은 녹색을 띤 전복죽의 비결은 싱싱한 전복에다 전복 내장을 적당히 으깨어 넣는 특유의 조리법에 있다고 한다. 



전복살이 얼마나 들었나.....하고 숟가락을 넣어 휘저어 보니 제법 큼지막한 전복살이 숟가락에 걸려 올라온다.
큼지막하게 썬 전복살이 대여섯개나 죽 속에 들어 있으니 다소 비싸다고 생각했던 전복죽값이 이해가 된다.




잘게 썰지 않고 큼직하게 썬 전복살이 다른 지역 전복죽과는 모양새가 다르고 한입 떠서 입에 넣으니 전복의 신선함이 입안에 가득하다.
영양가 만점인 전복죽 한 그릇을 다 먹고 나니 포만감에 온 세상이 내것 같고 추운 날씨에도 몸에 따스한 기운이 온 몸으로 퍼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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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낡았지만, 빛 바랜 정다움이 있는 소박한 마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지금은 인근의 호미곶 해맞이 광장의 명성에 가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어촌 마을이 되었지만 일제 강점기에는 동해안 최대의 항구였던 곳.
아직도 뒷골목길은 3,4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며 구룡포 명동에는 일제 시대의 적산 가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여명의 눈동자같은 드라마나 마요네즈 같은 영화의 회상 장면이 여기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외지인들은 별로 볼 것 없는 어촌이라며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빛 바랜 마을 구룡포.
한번쯤은 차에서 내려 좁은 구룡포 뒷골목으로 성큼 들어가 오래 전 추억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보기도 하고

소박하고 정감어린 부두나 해변에서 싱싱한 회나 과메기, 전복죽을 맛보는 것도 더할 나위없이 좋은 '구룡포의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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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이었던가? 포항 오거리에서 두호동 쪽으로 가려고 택시를 탄 적이 있었다.
택시 기사 옆에 앉아 앞만 물끄러미 보며 가고 있는데 택시 기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붙여왔다.
"저.....손님,혹시..... 과메기를 드셔 보셨나요?"
느닷없이 웬 과메기.....?
난 좀 황당했지만 "아니요? 아직 못 먹어봤는데요?" 라고 대답했다.
보통 포항에서 일하는 택시 기사라면 "아지매~  과메기 함 무거 봤능교?" 이렇게 투박스럽게 말하는게 보통인데
30대 초중반 정도 되어보이는 이 기사는 아주 정중한 말투로 예
의를 깎듯이 지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직 과메기를 잡수어 보지 못하셨다면 이번 기회에 꼭 한번 들어 보시죠.....아주 새로운 경험이 될겁니다.."

기억에 남았던 그 택시 기사의 정중한 권유 때문이었을까...?
그전에는 과메기가 익힌 것이 아니니 맛이 비릿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 때문에 좀체로 손을 대지 못했는데
그 이후 얼마되지 않아 모임 장소의 테이블에 나온 과메기를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집어 들고 쌈을 싸서 먹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약간 적응하기 힘든 맛이었으나 곧 맛을 느끼게 되고....점점 빠져들게 되어서
요즘은 테이블에 과메기가 나오면 "와...과메기다....!" 하며 제일 먼저 손을 대게 된다.

포항 구룡포의 특산물인 과메기.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린 것을 말한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과메기의 어원은 예전에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하는데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여 관목이 '관메기'로 변하고 다시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굳어진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는데 근래에는 많이 잡히지 않고 비싼 데다 건조기간이 오래 걸려 요즘은 주로 꽁치로 만드는데 
청어가 풍년인 해에는 청어 과메기가 대량으로 나오기도 한다. 

코끝을 알싸하게 하는 한겨울 찬바람이 불면 전국 과메기 유통량의 50% 가량이 포항 죽도시장에서 출하되는데
주말이면 대구,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과메기를 사려는 인파로 죽도 시장 좌판을 가득 메워 시장은 그야말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다.
포항 죽도 시장에 판매되는 과메기는 영덕, 울진에서도 나오긴 하나 대부분은 구룡포에서 말린 것인데
구룡포가 과메기 최대 생산지로 히트를 치는데에는 영일만 호미곶의 지정학적 위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태백산맥을 넘어온 북서풍과 염분이 제대로 뒤섞이는 영일만의 해풍은 과메기 맛을 배게 하는 데는 최적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꽁치나 청어의 배를 째고 내장을 들어 낸 편과메기(배지기)의 경우 2~3일, 통과메기(엮걸이)는 20일이면 먹기 좋게 꾸덕꾸덕해진다.
한겨울에 영하 5, 6~영상 6, 7℃의 기온과 40%의 습도를 유지하는 데다
살짝 소금기가 밴 영일만 갯바람까지 가세하면 겨울철 최고의 별미 ‘구룡포 과메기’로 다시 태어난다.

과메기는 손가락으로 눌러 보아 탄력이 약간 있는 정도가 건조가 잘된 것이며 
꽁치를 말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처럼 많이 비리지 않다.

과메기를 잘 말리지 못하면 비린맛이 생긴다고 하는데 산지에서부터 다양한 가격차이를 보이는 과메기는
 차가운 바닷바람으로 자연 건조시킨 것이 상품이다.

잘 말린 과메기는 꾸덕꾸덕하고 쫀득쫀득하여 씹을수록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과메기는 원재료인 청어나 꽁치보다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재료보다 과메기로 만들었을 경우 어린이 성장과 피부 노화 방지에 좋은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의 양이 증가하고
또한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산이 점점 많이 생성되어 체력 저하나 정력 저하를 막아주는데 도움이 된다.
과메기는 피부 미용에는 특효라고 알려져 있는데 과메기 기름으로 미용 비누도 생산하고 있을만큼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저녁에 과메기를 먹고 잔 날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본 여성분들은 과메기가 얼마나 피부에 좋은지를 체험해 보셨을 듯....

과메기를 먹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맛을 창조해낼 수 있다.
싱싱한 물미역과 초고추장맛이 과메기 맛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데 초고추장은 너무 짜거나 달지 않아야 한다.



김이나 배추잎에 물미역을 놓고 초고추장을 찍은 과메기와 마늘·파를 함께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미역은 과메기의 기름기가 잘 배이도록 해 과다한 영양 섭취를 억제하고, 마늘은 과메기의 비린내를 제거해 주는데
잘 건조된 과메기 한 점을 양념장에 푹 찍어 김과 미역, 마늘, 고추, 미나리 등과 함께 싸서 입에 넣으면 
입 안에서 목구멍까지 완전 난리가 난다.


과메기의 제철은 찬바람이 부는 1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다.
그 중에서도 해풍이 매서운 12월과 1월 사이 과메기가 맛이 절정이라고 하니 바로 지금이 절정인 맛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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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기축년 (己丑年) 소띠해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2010년 경인년 (庚寅年) 호랑이해가 코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해마다 신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맞이를 하며 새로운 한 해를 기원하는데....
새해 해맞이의 장소와 형태는 각각 다르겠으나 
다양한 행사를 이웃들과 함께 즐기며 축제와도 같은 해맞이를 하고 싶은 분에겐
대한민국 최고의 해맞이 장소, 포항 호미곶 해맞이 광장을 추천하고 싶다. 

해마다 정동진 등 동해안 여러 곳에서 해맞이 행사가 성대히 벌어지고 있지만
정동진보다 5분 정도 먼저 시작되는 호미곶의 해오름을 보는 것은 새해를 가슴 벅차게 시작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더우기 2010 경인년은 '호랑이의 해'이니 '호랑이 꼬리(虎尾) 모양의 돌출한 육지(串)' 라는 뜻의 '호미곶(虎尾串)'에서
새해 해맞이를 하는 것은 남다른 경험이 되리라 생각이 된다.


경부 고속 도로에서 대구를 지나 대구-포항간 고속 도로를 거쳐 포항에 들어서면
호미곶 가는 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길마다 늘어서 있으므로 호미곶으로 향하는 길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시내를 거쳐 포항 제철을 지나 도구 해수욕장을 끼고 돌아 구비 구비 호미곶 가는길은
왼쪽에 펼쳐지는 드넓고 짙푸른 바다와 저 멀리 포항 시내와 영일만이 한눈에 펼쳐지는지라
"<카 라이프>지가 추천하는 전국 10 대 드라이브 코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
이곳을 운전하는 분들은 마치 이탈리아 소렌토의 언덕을 방불케 하는 경치에 연신 감탄사를 발하며 운전하곤 하는데
너무 경치에 빠져들다가는 자칫 바다로 바로 차를 몰고 뛰어들 수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호랑이 꼬리의 끝인 대보면 호미곶 광장에 이르면 일만 삼천여평의 너른 부지에 기념 조형물, 채화대, 불씨함, 연오랑 세오녀 동상.....들이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광장의 왼쪽에 위치한 호미곶 등대와 등대 박물관이 눈에 확 들어오는데



1901년에 세워진 호미곶 등대는 11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호미곶 앞바다를 비추어 항구로 들어오는 배들을 안전하게 인도한 일등공신이다.


관련 포스트 : 등대 100년 역사 한눈에 보는 호미곶 등대 박물관   

 

12월 31일이 되면 호미곶 광장의 무대에서는 많은 군중들이 운집한 가운데 새해 해맞이 행사가 성대하게 열리게 될 것이고.... 

등대 앞에 보이는 앞에 있는 엄청난 크기의 무쇠솥은 해맞이 행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에게 새해 첫 떡국을 대접할 것이다.

 

이곳에는 호미곶이라는 이름에 맞게 가로등도 호랑이의 형상이다.  경인년 호랑이해에 참으로 잘 어울리는 가로등이 아닌가....

 

쌍호랑이 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더 보기가 좋다.



너른 광장의 끝에 바다를 보고 반쯤 벌린 커다란 손과 물고기의 형상이 보인다.

 

물고기 형상은 포항을 대표하는 웰빙 음식 과메기 캐릭터이다.
스테미너 증진은 물론 피부 미용에 그만인 과메기는 구룡포와 대보를 비롯한 포항 근교 어촌의 특산 음식인데
실제로 과메기를 드신 분들은 경험해 보셨겠지만 과메기를 먹은 다음날 아침엔 피부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호미곶을 대표하는 기념 조형물은 '상생의 손'이라고 하는데 두개의 손이 마주 보고 있는 형상이다.
하나는 육지에....하나는 바다에서....

육지의 '상생의 손'의 높이는 5.5m 인데 바다를 보고 갈구하는 듯 왼손을 벌리고 있다. 

 

상생의 손은 보기보다 굉장히 규모가 큰데 
호미곶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상생의 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기 때문에 '상생의 손' 앞은 비어 있을 때가 없다.

 

'상생의 손'의 일직선 상에는 '영원의 불'이 위치해 있다.

 

이'영원의 불'은 전국 체육대회를 비롯한 2002년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의 성화 채화대로써 
성화대의 화반은 해의 이미지이며, 두 개의 원형고리를 연결하여 국민 화합을 의미한다. 

 

성화 채화대 앞에는 세개의 불씨가 있는데 1999년 마지막 날 변산 반도 마지막 일몰의 햇빛으로 채화한 불씨가 보존되어 있고

새쳔년 1월 1일에 영일만 호미곶 일출의 정기를 모아 채화한 불씨로 새천년을 기념하는 불꽃을 삼았으며

 

새천년 1월 1일에 독도와 남태평양 피지의 일출 빛으로 채화한 것을 합하여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겼다. 

 

육지에 있는 상생의 손을 마주 보는 손은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



바다 속에 있는 '상생의 손'은 오른손인데 크기는 8.5m 로 육지의 왼손보다 훨씬 더 크기가 크다.
호미곶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바닷속 상생의 손은 갈매기에게도 지친 날개를 쉬어갈 수 있는 최고의 안식처이다.

 

울릉도, 독도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새해 해오름을 맞이할 수 있는 곳.....호미곶은 우리나라 최고의 해맞이 명소이다. 
더구나 호랑이의 해의 첫날에 호미곶 광장에서 맞이하는 상생의 손가락 사이로 새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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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메인 '유익한 정보 검색' 코너와 티스토리 메인 상단에 이 포스트가 나란히 소개되었네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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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요석궁은 신라시대 요석공주가 살던 궁터로써
조선시대 이후로는 최부자가 터를 잡아 오늘까지 이어온 곳이다.




동방명주(東方明珠)라고 불리웠던 요석공주는 
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은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둘째딸로써 원효와의 사이에서 설총을 낳은 분이고

경주 최부자는 12대 300년 동안을 만석군으로써 이 일대를 지켜왔으니 
요석궁터는 천오백년 이상 동안 경주의 중심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석 지기 최부자의 일년 소작 수입은 삼천석이었다고 하는데 그 중 일천석은  집 안에서 쓰고

일천석은 과객을 접대하는데에, 나머지 일천석은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에 썼다고 한다.
일제시대에는 나라를 잃고 울분을 달래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했으며
최부자 형제들 또한 독립 운동의 주체가 되어
독립 자금을 대었을 뿐만 아니라
해방 후에는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본이 되었다.





최부잣집을 찾는 과객은 항상 백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과객들이 떠날 때에는 과메기와 하루 양식, 노잣돈을 꼭 챙겨보냈다고 하며

독립운동 당시 최부잣집을 은신처로 삼았던 인사들에 의해 최부잣집의 '가정식'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그 전통은 지금의 요석궁 식당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현재 가정식을 선보이는 요석궁 식당은 마지막 최부자 최준의 동생 최윤의 집인데

건물은 이백년이 넘은 고택으로써 고가구나 서화는 모두 실제로 최부잣집에서 사용되던 것이다.
당시 요석궁의 사랑채에 은둔해 있던 신돌석 장군이 사랑채의 대들보를 혼자 들어올린 일화는 유명한 일화이며
영왕(英王) 이은 공과 의왕(義王) 이강 공도 최부잣집에서 머물며 음식과 바둑을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최부잣집 관련 상세 포스트 : 경주 최부잣집의 화사한 봄날





지금도 요석궁은 전직 대통령, 각계 유명 인사, 각국 대사들이 즐겨찾는 경주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점으로 유명하며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라서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가 힘들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한껏 우러나는 요석궁의 '최부잣집 가정식'을 체험해 본다.





메뉴는 3만, 5만, 7만, 10만원 짜리 상차림이 있는데(부가세 별도) 제일 싼 3만원짜리 '계림정식'을 주문했다.

무늬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매우 소박한 식기는 직접 운영하고 있는 가마에서 구운 전통 도예가의 작품이다.





먼저 나온 전체는 새우 샐러드.





고기가 들어 있지 않은 담백한 잡채.





소량의 광어회.....





삼계말이 두 점...





해파리 냉채.





수삼 떡갈비...





장어 구이...





파전...등이 전채로 나온다.





전체가 끝나면 식사가 나오는데 반찬에는 어느 상이든 빠지지 않는 김치...





일반 백김치와 비슷해 보이지만 최부잣집에서만 담아먹었던 전통 음식인 사인지.
일반 백김치에 비해 더욱 감칠맛이 나고 풍미가 있어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한다.





열무 물김치......





삼색 나물....





특히 최부잣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기본 반찬인 집장이 눈에 뜨인다.

 다시마와 부추 등 여러가지 해조류와 채소등과 고기를 메주가루등과 함께 솥에서 16시간이상 달인 최부잣집 전통 음식이다.





그 외의 기본 반찬들을 살펴 보면.....
1. 돔베기(상어 고기 토막이란 뜻)  2. 북어 보푸라기  3. 소라 밥식혜  4. 멸장  5. 우엉 무침 6. 오이 소박이
특히 멸장은 일반 멸치볶음과는 다른 불을 지피고 8시간이상 정성껏 달여낸 반찬이다.





그리고 생선구이....





맛이 강하지 않은 된장 찌개...





그리고 밥과 쇠고기무국 등이 나오는데 깜빡하고 밥과 후식은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열심히 먹느라고..^^)

후식으로 오미자차, 복분자차...등 직접 만든 차를 제공하는데 요석궁에서는 커피가 제공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요석궁 식당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야채나 채소는 직접 키운 것인데 심지어 쌀,콩도 직접 재배한 것이며
김치, 밑반찬, 된장, 간장, 각종 소스 등은 비용이 많이 들어도 요석궁에서 직접 제조한다고 한다.
재배하지 못하고 구입해야 하는 것은 산지에서 직접 선별하여 유기농이나 최상품을 구입한다고 하고
천일염은 2년 동안 간수를 뺀 후 사용하는 등 모든 식재료에서부터 '최부잣집 가정식'을 이어간다는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미지 출처: 요석궁 홈피

지금껏 '최부잣집 가정식'을 이어온 요석궁의 제일 싼 밥상을 소개해 드렸다.
 일인당 10만원이나 하는 '요석 정식'을 먹어봐야 제대로 된 요석궁의 음식을 평할 수 있겠지만
포스팅을 위해 지출하기에는 너무 심한 출혈인 듯 해서 요석궁 홈피에서 살짝 퍼온 그림으로 대신한다.
신선로, 자연산 송이, 전복 요리...보기만 해도 침넘어가는 요석 정식을 체험할 기회가 오면 그때 다시 포스팅하기로 하고......




경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 '최부잣집 가정식'  3만원 짜리 밥상을 체험해본 필자의 소감을 말하자면.....

다른 한정식집 3만원짜리 화려한 식사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소박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300년 동안 한 집안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음식을 그대로 선보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되며
경주를 방문해서 최부잣집도 둘러보고 요석궁에서 최부자의 밥상을 받아 본다면 더할 나위없이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300년을 이어온 경주 최부자.
가문의 며느리들이 시집 오면 3년 동안 무명옷을 입게 하면서도 소작인들의 형편을 돌보고 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한 최부자가 
그 당시 받았을 밥상보다는 이곳에서 내가 받은 밥상이 더욱 화려한 밥상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어두워진 요석궁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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