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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2 몰래 넘어가본 청도 운문사 금단의 구역 20


구름 운(雲), 문 문(門)......
찬란한 가을빛이 스르르 사라져가고 있을 때 쯤 청도 운문사를 찾았다.

언제나처럼 변함없는 돌담길을 지나니 '호거산운문사라'라는 현판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호랑이가 사는 산(虎居山)이라......!
운문사를 둘러싼 산들을 보면 정말로 호거산이라 불릴만큼 산세가 높고 험악하다.
그리고 너무나 아름답다. 


 

여승들이 수도하는 절, 청도 운문사.
이곳 여기저기에서는 이렇게 일하고 있는 여승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커피 자판기 청소를 하고 있는 여승들도 볼 수 있어 약간의 충격을 안겨주기도 한다.


 

너무 늦게 간 것일까? 이미 오색찬란한 단풍은 다 떨어지고 겨울색이 완연하다.


 

경내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을 드러내고 감나무 끝에 매달린 까치밥 몇개만이 앙상한 나무에 노란빛을 입혀준다.


 

아......이파리가 다떨어지고 남은 나무에 탐스러운 모과가 주렁주렁 달렸다!
탐스러운 모과 앞을 지날 때에는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고 감탄하며 한참이나 바라보게 된다.



 

비가 오락가락하다...... 구름이 짙게 드리우다...... 변덕스런 날씨가 계속되던 중에
잠시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나니 다소 을씨년스럽던 경내에도 따사로움이 감돈다.



 

비로전 뒤 계곡 쪽으로 발길을 옮겨 보았다. 
비로전 뒷쪽 계곡 위에는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놓여있지만 자그마한 문과 함께 출입을 삼가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려고 하니 일행 중의 한명이 능청스럽게 손을 뻗어 문 안쪽 빗장을 열더니 다리 위로 올라선다.
"들어가면 안 되는 구역이라는데요?" 하고 물으니 괜찮다고 하며 씨익 웃으며 앞길을 인도하길래 
자신도 모르게 살그머니 뒤를 따라 다리 위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다리 위에서 경내를 바라보니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여러본 와 보았던 운문사지만 새로운 각도에서 보니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다리를 건너니 경사진 길이 나타난다. 계단 대신에 놓여진 돌이 비로 인해 촉촉하게 젖어있다.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 뒤로 돌아보니 소나무 가지 아래로 펼쳐지는 다리와 계곡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일반인들은 들어오지 못하는 금단의 구역으로 들어서니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운문사 경내와는 또 다른 고요함이 불시에 찾아온 침입자를 반긴다.


 

어.....! 여기는 작은 연못도 있고 그 옆에 팔각정도 자리잡고 있어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군데군데 놓여진 아기자기한 모양의 탁자와 의자들.
의자들은 놓여있지만 그 어디서도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너무나 조용하다.



팔각정을 지나고 숲길을 지나 내리막길로 조금 걸어가니 작은 돌다리가 나타나는데
넓은 공간이 나타나도 고요만이 감돌 뿐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군데군데 이렇게 귀여운 동물의 모양으로 키운 조경수들도 많은데 봐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드넓은 경내 군데 군데에는 정자나 암자가 세워져 있고 여러가지 돌 조각들이 놓여 있어 눈이 심심치 않다.
비가 많이 내리면 저 작은 다리 아래도 개울물이 졸졸 흐르겠지.


 

걸어가다 뒤돌아보니 뒤로 보이는 산에는 아직도 늦가을의 기운이 남아 있다.
얼마 있지 않아 나무들은 빛바랜 낙엽들도 다 떨구어 버리겠지.


 

금단의 구역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다 여승들을 만나 눈총을 받으면 어떻게 하지 하고 조바심이 나기도 했지만
한바퀴 다 돌아보고 나오는데도 다행히 한사람의 여승들도 만나지는 못했다. 


 

작은 문으로 나서니 다시 주차장으로 가는 다리가 눈 앞에 펼쳐진다.
여기서부터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리라.

 

 

운문사 돌담길을 지나 사리암으로 가는 길에서 우산을 쓰고 가는 여승을 만났다.


 

한참을 걸어가더니 마주 오던 여승을 만나 한참이나 담소를 나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까? 

서서 오랫동안 담소를 나누는 그들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허락없이 금단의 구역에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 괜스레 미안하여 빠른 걸음으로 그들 곁을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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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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