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대변'이라는 이름의 다소 냄새나는(?) 해안 마을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기장멸치의 집산지이다.
멸치의 성어기인 4월에는 '기장멸치축제'도 열리고 있고 꼭 멸치축제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는 최상급의 건멸치를 싸게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싱싱한 멸치회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혹자는 '멸치회'라고 하면 "뭐? 멸치회를 먹는다고? 그렇게 작은걸 어떻게 회로 먹냐?"
하면서 생소해 하거나 거부감을 가지곤 하는데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어버리는 멸치는 양식을 할 수 없는 어종이라서 
해안 지방이나 일부 어촌이 아니면 멸치회를 맛볼 수 없기에 대중화가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회 중에서 멸치회가 가장 맛있더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만큼
한번이라도 먹어본 사람은 부드러운 그 맛에 반해 자꾸만 멸치회를 찾게 된다고 한다.




드라마 '드림'의 세트장으로 유명한 기장군 죽성 성당에 들렸다가 돌아가는 길에 멸치회를 맛보기 위해 대변항으로 향했다.
대변항 주변에는 멸치젓갈, 마른 멸치, 건어물을 파는 가게가 운집해 있고 이렇게 멸치회를 전문으로 파는 식당도 많이 있다.




잘 아는 식당이 없는지라 무조건 눈에 뜨이는 식당으로 들어가 앉아서 상 위에 펼쳐진 메뉴판부터 살퍼본다.

멸치회촌의 주요 메뉴는 멸치회무침, 멸치 찌개, 칼치 찌개가 전부이다.
칼치 찌개야 온 국민이 좋아하는 토속적인 음식이지만 멸치 찌개라니~!
이름도 처음 들어본 멸치 찌개를 맛보고 싶다는 유혹이 강하게 들었지만 
오늘은 멸치회를 맛보러 온 것이니 멸치찌개 시식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 본다.

 


작은거 20,000원, 중간꺼 30,000원, 큰거 40,000원이라기에 작은거 하나를 주문했더니
얼마 기다리지 않아 반찬과 함께 멸치회가 상 앞에 떡하니 올려진다.






부추전, 물김치, 다시마....등 간단한 반찬이 곁들여져 나왔는데 반찬 중에는 볶은 멸치와 멸치젓갈무침도 나왔다.
멸치회에 멸치 반찬이라니! 멸치 집산지가 아니랄까봐 상 위에 온통 멸치 투성이다.
이건 마치 김치 찌개 주문했더니 반찬으로 김치와 김치전과 김치찜이 기본 반찬으로 나온 격이라고나 할까?
 


넓은 접시에 높다랗게 쌓아올린 멸치회무침을 보니 우선 빛깔이 너무나 곱고 먹음직스럽다.




굵은 멸치의 머리와 뼈를 발라내고 2등분하여 양배추채, 양파, 미나리, 당근채, 풋고추.....등을 넣고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으로 먹음직스럽게 무쳤다.




빨간 초고추장을 덮어쓰고 접시에 담겨진 멸치회무침은 윤기가 자르르 흘러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머리와 뼈를 들어낸 멸치회 한점을 들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멸치가 크기도 참 크다.
이 정도면 멸치가 아니고 생선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ㅎㅎ



자....이젠 멸치를 이리 저리 관찰하며 사진이나 찍고 있을 일이 아니다.
빨리 상추에 싸서 입으로 집어넣을 준비를 해야겠다.




깻잎 위에 상추를 올리고 멸치회 두어점과 풋고추, 마늘을 하나씩 올리고 잘 싸서 입으로 가져가 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씹으면서 맛을 음미해본다.
"어......? 멸치가 어디로 갔지?" 입 안에서 멸치가 녹아서 사르르 사라진다.
살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씹을 것도 없이 다 사라져버린다.
"와~~~ 진짜 신선하다.....그쟈~~~이런 맛에 멸치회를 먹는거지~"
멸치회 접시가 다 비워질 때까지 한 상에 앉은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Copyright 2011.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항구도시 부산을 대표하는 먹거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양성의 시대에 특정 음식을 대표 먹거리로 지목한다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부산 밀면, 동래파전, 돼지국밥, 냉채족발, 부산어묵, 조개구이, 곰장어구이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해운대 시장 대표 먹거리인 곰장어 시식기를 소개할까 하는데 
해운대 시장은 해수욕장 중앙 광장에서 도로를 건너 50m 쯤 가면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 재래시장이다.(아래 Daum 지도 참고)
재래시장이지만 시장 도로는 색색의 보도 블럭으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고
시장길 양쪽의 간판들도 모두가 단정하게 통일되어 있어 보기가 좋다.
의류, 부식, 주방 용품, 분식 가게.....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는 해운대시장에는
해변에 위치한 동네 특성 상 횟집도 눈에 많이 뜨이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식당은 단연 곰장어구이집이다.





곰장어구이집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해운대 시장에 왔기 때문에 우선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대부분 식당들이  "아지매~~ 꼼장어 먹고 가이소~ 많이 드릴께요~"하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데 반해
호객 행위를 하지는 않지만 식당 안에 손님들이 바글거리는  한 집을 발견하고 문을 밀고 들어가 본다.

수족관 앞에 선 주인 아주머니는 잠시도 쉴새없이 곰장어의 껍질을 벗기고 있는데
곰장어 한마리의 껍질을 벗기는데 3초도 걸리지 않을 정도이니 가히 신기에 가까운 솜씨이다.





부산 사람들이 곰장어, 또는 꼼장어라고 부르는 먹장어는 바다 장어를 이르는 말이다.
비타민 A가 소고기보다 200 배나 많다고 알려진 곰장어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곰장어 가죽으로
나막신 끈과 모자의 테를 만든 것이 시초가 되어 부산에 자리잡게 된 음식이다.
흔히 술도둑이라 할만큼 술안주로 각광받는 음식이 바로 곰장어라고......




곰장어구이 가격은 7,000원이다.
요즘 모든 식자재가 올라 7,000원짜리 정식도 만나 보기가 힘든데 곰장어 구이 1인분에 7,000원이라니.....!

기분 좋게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금방 기본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반찬이라야 상추, 마늘, 고추, 당근, 된장 뿐이라 미리 집어먹을 것도 없다.






곁들여 나온 시래기국을 한 수저 떠서 먹어보니 시래기는 부드럽기 그지없고 들깨를 푼 국물은 정말 고소하다.
시래기국 하나 만으로도 최고점을 주고 싶을 정도이다.

  



기본 반찬들이 베풀어지자 마자 금방 알루미늄 포일을 얹은 불판 위에 뻘겋게 양념 범벅이 된 곰장어가 올려진다.
그런데......! 뻘건 양념 범벅을 뒤집어 쓴 곰장어가......모두 살아 있다!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
으아아~~~무셔라.....뜨거운 불판 위에서 뻘건 양념을 뒤집어 쓴 곰장어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친다.





갑자기 식욕이 뚝 떨어지면서 이렇게 살려고 몸부림치는 녀석들을 먹어야 하나......하는 심각한 고민이 스쳐지나간다.
이렇게 불쌍한 놈들을 어떨게 먹어치우지?




잠시 고민하는 동안 앞에 앉은 동료가 나무 주걱으로 열심히 곰장어를 뒤적거리니
미친 듯이 몸을 흔들어대던 곰장어들의 움직임이 점점 둔화되기 시작한다.






얼마 되지 않아 처절한 몸부림을 하던 곰장어는 모두 장렬한 전사를 하고 불판 위에는 고요만이 감돈다.




잠시전에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였는데 이제는 잘 볶아진 곰장어 고기가 되어 입에 들어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란 참 잔인한 것이여....곰장어야, 널 죽여서 정말 미안하데이......"




잠시 마음 속으로 묵념(?)을 한 뒤 상추 위에 곰장어, 양파, 마늘을 얹고 살며시 입 속으로 가져가 본다.
오......입 안에서 퍼지는 매콤하고 쫄깃한 식감이 아주 그만이다.
꿈틀대는 곰장어를 보고 "엄마야.....세상에.....징그럽게......살아 있는 걸 어케 먹어....."했던 말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와....맛 괜찮은데? 곰장어가 비타민C가 소고기보다 200배는 많단다.....몸에 좋다니 많이 먹자."
하며 허겁지겁 열심히 먹어대는 자신이 놀랍기만 하다.





어느새 불판 위의 곰장어가 다 비워지고 이젠 밥을 비벼 먹을 차례이다.
공깃밥은 1,000원인데 밥의 양은 제법 많은 편이다.




밥공기 하나를 불판 위에 엎고는 참기름, 김가루를 그 위에 얹는다.




주인 아저씨가 직접 와서 불판에 남아 있던 곰장어 양념과 밥을 숙련된 솜씨로 열심히 볶아주신다.




슥슥슥.....슥슥슥......나무 주걱으로 열심히 비비니 이윽고 비빔밥의 형태가 갖추어진다.



다 볶아진 밥은 정말 먹음직스러워보인다.



상추 한 소쿠리를 더 부탁해서 잘 비벼진 밥을 상추에 싸서 먹으니 몇 수저 먹지도 않아서 금방 배가 부르다.
개인적으로는 곰장어 구이보다 곰장어 양념 비빔밥에다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이다.


생전 처음 먹어본 부산의 명물 먹거리 살아있는 곰장어 구이.
곰장어가 살아서 움직이는모습은 정말 그로테스크했지만 맛 하나 만큼은 기가 막혔다.
거기다 영양까지 듬뿍이라니......
맛과 영양이 고루 갖춰진 곰장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보고 돌아 나오는 발걸음도 유난히 가볍다.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Copyright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