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방낙지'라는 음식을 들어보셨는지....

부산이 원조인 조방낙지는 그 유래가 일제강점기로 거슬려 올라간다.

'조방'이라는 말은 과거 대륙침략을 꿈꾸던 일제가 추진한 '남면북양' 사업중 

남면의 한축을 담당했던 '조선방직'을 '조방'이라 하며,지금의 부산 범일동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식민지 노동자의 값싼임금에 기초를 둔 이 조선방직공장은 가혹한 노동 환경과 폭압적인 노조관리로 악명이 높았다고 하는데......

 

그러한 시대적인 아픔과 애환이 묻어있던 조선방직을 주변으로 하여 

훗날 근로자들을 위한 값싸고 영양많은 푸짐한 음식이 탄생하였으니 그게 바로 '조방낙지'이다. 

부산에서 시작된 조방낙지. 경북 포항에도 오래 된 조방낙지식당이 있어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포항시 북구 중상상가6길에 위치한 조방낙지. 오가는 사람으로 북적이는 중앙상가길 뒷쪽에 위치한 이 식당은

1985년에 개점을 했다고 하니 올해로 30년 동안 한자리에서 조방낙지 한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포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들어갔던 추억이 서려 있는 오래 된 식당.

필자도 포항에서 근무할 때 자주 가던 식당인지라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았다.



10년만에 찾아왔지만 식당의 외관은 물론 실내 장식도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메뉴는 낙지전골, 낙지볶음, 새우볶음이지만 대부분 손님들은 낙지볶음을 주문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인지라 이집의 상차림은 매우 신속하다.

주문하자마자 옛날 밥공기처럼 오목한 반찬 그릇에 반찬들이 후다닥 베풀어진다. 



    


     


     


     



원목 통판을 이용한 상이 비좁게 느껴지지 않도록 반찬은 좁고 깊은 밥공기에 나오는데 반찬들은 대부분 깔끔하고 먹을만 하다.





밥은 커다란 스테인리스 면기에 넉넉하게 담아내진다.

낙지볶음이 완성되면 얹어 비벼먹기에는 넓은 면기가 제격이다.





그리고 바로 가스버너 위에 프라이팬이 올려진다. 

가스버너는 요즘 많이 쓰는 휴대용이 아니고 콕을 열어 불을 붙여 쓰는 옛날식이다.

프라이팬도 아주 얇은 옛날 프라이팬. 연탄불 위에 올리던 옛날식 프라이팬을 2014년이 된 지금도 고수하고 있다.

프라이팬 안에는 양념 불고기, 새우, 낙지와 버섯, 당면이 들어있고 마늘과 빨간 양념이 듬뿍 올려져 입맛을 돋군다.


 



얇은 프라이팬과 가스 버너의 강력한 화력으로 인해 내용물은 얼른 끓어오른다. 보글보글......

양념과 낙지, 불고기, 새우 등 내용물이 잘 섞이도록 국자로 이리저리 휘저으니 금방 낙지볶음이 완성되었다.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든 낙지볶음을 한국자 떠서 밥 위에 올려 놓았다.

이제 면기에 담긴 밥과 이리저리 잘 섞어서 데쳐서 준비된 다시마쌈, 케일쌈, 깻잎쌈과 싸먹으면 되는 순간이다.





오랜만에 먹어본 조방낙지. 감흥과 아울러 새로운 맛이 입안으로 스며든다.

뻘에서 캐 낸 인삼이라 부를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한 낙지. 원기를 돋우는데는 낙지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방직 근로자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음식인 조방낙지는  

오늘날에도 갖은 스트레스를 안고사는 근로자들의 피로를 날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Copyright 2014.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