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한 산이 마을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지형을 '금계포란형'이라고 하는데

이는 '금닭이 알을 품고 있다(金鷄抱卵形)'는 뜻이다.

 

 


 

경북 봉화의 전통 마을 달실마을도 마을 전체가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양새를 이루고 있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달실마을=닭실마을(경상도말로 닭을 달이라도 한다)'로 불리워 왔다.

 

 



뒤로는 나지막한 산이 있고 마을 앞으로는 내가  흐르는 달실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인데 

<택리지>에서 이중환은 경주 양동마을, 안동 내앞마을, 풍산 하회마을과 더불어 달실마을을 삼남의 4대 길지로 꼽기도 했다.

 



 

사적 및 명승 제60호로 지정될 만큼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다양한 문화유적들이 산재되어 있는 달실마을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었던 충재 권벌 선생이 마을에 입향한 이후 지금까지 그 후손들이 달실마을을 지켜오고 있다.


 

 

 

 

안동 권씨 집성촌으로 현재까지 엣 주택과 전통 문화가 그대로 이어 내려오고 있는 달실마을은 요즈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인데 인기있는 드라마와 영화가 이곳에서 많이 촬영되었기 때문이다.

영화 스캔들을 비롯하여 드라마 동이, 바람의 화원....등 달실마을에서 촬영한 영화가 많은데 최근에는

정통 사극은 나이 드신분들만 시청한다는 편견을 단숨에 깨준 드라마 '정도전' 에서  정도전과 정몽주가

허심탄회하게 시국을 논의하는 장면이 이 마을의 정자 청암정에서 촬영되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달실마을의 모습은 어떠할까......입구로 들어서면 북적대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가 아주 인상적이다.

수십채의 한옥들이 뿜어내는 고즈녁한 분위기는 안정감이 들며 걷기만 해도 힐링되는 느낌이 든다.






동네길을 따라 이어지는 나즈막한 흙담 앞에는 여기저기 예쁜 꽃들이 줄지어 피어 있고 

동네 어귀에 펼쳐진 텃밭들은 편안한 분위기를 주어 바쁜 일상을 떠나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달실마을에서도 가장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충재 권벌의 종택이다. 





마을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권벌의 종택은 소박하면서도 전형적인 양반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고택이다.





종택을 지나면 권벌이 1526년에 만든 정자 '청암정'으로 들어가는 조그만 문이 나온다.





조그만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넙적한 바위 위에 자리잡고 있는 청암정이 보이는데

날아갈듯한 처마와 정자가 자리잡은 모양새가 한눈에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다.



 

 

자연물 위에 인공적인 건축물이 올라갈 경우 자칫 균형이 깨질 수 있는데 청암정은 조화를 잘 이루었다.

기존의 바위와 새로 만든 정자가 잘 어우러져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로 손꼽히고 있다. 






 

거북이의 형상을 한 바위 주변에는 거북이가 좋아하는 물을 담기 위해 인공 연못을 만들었다. 

 





청암정 앞 너른 거북바위 위에서 정도전과 정몽주가 술을 마시며 시국을 논하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1526년에 세워진 정자라니 정도전과 정몽주가 이곳에서 시국을 논했을 리는 없지만.....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인공 연못 위에 걸쳐진 돌다리를 건너 청암정 너럭바위 위로 올라본다. 






정자의 현판 '청암정'의 글씨에서 충직한 선비의 기개가 느껴지는 듯 하다.






충재 권벌은 실제로 이 청암정에서 공부를 했었고, 그 후손들은 서당으로 활용하기도 했단다.

정자의 넓은 마루는 시야를 탁 트이게 해주는데 바람도 선들선들 불어와 신선경이 따로 없다.

 



 

청암정을 나와 마을 앞 작은 개울을 건너 한참 숲길을 걸어가면 석천계곡과 석천 정사가 나온다.

권벌의 아들 권동보가 지었다는 석천정사는 팔작지붕의 수려한 건물도 아름답지만 그 앞을 흐르는 계곡이 일품이다.

너른 바위 위로 완만히 흐르는 물은 물놀이하기에는 안성맞춤이어서 휴가철 피서지로도 최고의 장소이다.

관련 포스트 : 최고의 피서지 봉화 달실마을 석천정사와 아름다운 석천계곡

 

드라마 정도전의 성공과 함께 새롭게 그 이름을 알리고 있는 봉화 달실마을,

단풍이 곱게 물드는 10월 말에 다시 한번 다녀오고 싶은 0순위의 전통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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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타는 듯이 찌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중부지방은 지리하게 계속되던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계속된다고 말하지만

남부지방 사람들은 '장마가 언제 왔었다고 끝나냐?' 하고 짜증을 내곤 한다.

예년에야 남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하여 중부지방으로 이어졌겠지만

올해 남부지방에는 장마는 커녕 비다운 비조차 별로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차례 소나기라도 내리그어주면 달아오른 대지가 조금이라도 식겠는데

비도 오지 않으니 저녁이 되고 새벽이 되어도 한낮처럼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된다.

이럴때야 에어컨 시원하게 틀어놓은 실내가 가장 시원하겠지만

전력대란으로 인해 요즘은 어디를 가도 시원한데가 별로 없다.

하루종일 계속되는 무더위를 가라앉히고 함께 오른 체온을 식히기 위해서는 계곡 피서가 최고.

경북 봉화 닭실마을에 위치한 석천계곡으로 피서 여행을 떠나본다.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조선4대 길지 중 하나라고 극찬했던 봉화읍 유곡리 닭실마을.

닭실마을 주차장에다 차를 세워놓고 봉화읍내 방면으로 흘러가는 내성천 물길을 따라 좁은 농로를 걸어가본다.

타는 듯한 햇볕을 한손으로 가리고 좀 걸어가다보면 짙은 숲의 터널이 나오니 한결 걷기가 좋아진다.

 

 

 

 

숲길을 조금 걸어가니 이내 툭 터지듯 나타나는 시원한 계곡. 물소리만 들어도 시원함이 등줄기의 땀을 식게 한다.

 

 

 

 

계곡 바로 옆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를 미리 독점해버린 사람들을 보니 갑자기 부러워진다.

 

 

 

 

얼마 걷지 않아 나타난 석천정사와 그 아래 펼쳐지는 석천계곡. 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풍경이다.

 

 

 

 

게곡 건너편으로 가서 석천정사를 바라보기 위해 계곡 바위 위로 놓인 나무다리로 건너가 본다.

 

 

 

 

나무다리를 건너가서 바라보는 석천정사는 주변 계곡의 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나무나 수려한 경관이다.

 

 

 

 

권벌의 아들 권동보가 지었다는 석천정사는 암석 위로 석축을 쌓고 팔작지붕을 얹어 화사함을 더했다.

마루에 달린 창살을 열면 그대로 계곡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창살을 내려 외부 경관을 차단하면

은은한 자연의 소리에 독서를 즐기는 공간이 되니 그 효용성이 참으로 놀라운 건물이다.

 

 

 

 

수정 같은 계곡 사이로 정자가 들어앉은 모습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풍경이다.

 

 

 

 

석천정사는 2012년 9월 16일 KBS 1박2일 경북 봉화편에서 편을 갈라 쿵쿵따 미션을 해서 세간에 알려졌는데

서울 근처라면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을 이런 명당이 봉화 골짜기에 들어앉은터라 찾는 이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텐트의 주인공인 듯한 몇몇의 대학생들만이 물안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즐겨 보는이들의 눈을 즐겁게 할 뿐이다.

 

 

 

 

정사 앞 계곡을 따라 한참이나 이어진 소나무숲길로 잠시 걸어가 본다.

 

 

 

 

계곡은 군데군데 너른 암반이 펼쳐져 있고 사이로 흐르는 물길은 그다지 깊지 않아 아이들 물놀이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물놀이가 아니더라도 소나무 그늘 아래 암반 위에 앉아 쉬노라면 옷깃 사이로 절로 솔바람이 스치운다.

 

 

 

 

계곡을 유유히 흐르던 내성천 강물은 석천정사 앞의 너른 암반을 만나서 작은 폭포를 이루는데 

암반을 따라 흐르는 작은 폭포는 물미끄럼틀 타기 놀이에는 안성맞춤이다.

엉덩이를 내리 깔고 물에 앉으면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 때문에 몸이 저절로 폭포 아래로 미끄러진다. 

 

물줄기와 함께 미끄러져도 그 아래 소가 크게 깊지 않으니 아이들도 놀기에 위험하지 않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거운 비명 소리를 내어지르며 연거푸 물미끄럼틀을 타기에 재미를 붙인다.

최고의 물놀이 명당 석천계곡에 와서 사진만 찍고 있을 수가 없다!

얼른 카메라를 내어던지고 계곡 물 속으로 풍덩 몸을 내어던져 타는 듯한 더위를 잠시 식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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