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포항을 대표하는 명물음식으로 알려진 과매기와 물회.

과매기는 주로 겨울에, 포항물회는 주로 여름에 먹는 포항의 명물 음식인데

이 두 음식의 공통적인 차이점은 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시도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한동안 포항에 살았던 필자 또한 처음에는 과매기와 물회를 입에 대지조차 않았다.

과매기는 꽁치나 청어를 겨울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말린 것이어서

약간의 비린내와 함께 익히지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한동안 먹지 않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어 지금은 즐겨 먹고 있는 편이다.

물회 또한 포항을 대표하는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먹지 않았는데

그것은 뻘건 물 속에 밥과 함께 담긴 회를 후루룩거리며 먹는 그 모습이

뭔가 구미가 당기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먹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환호동에 물회를 맛있게 잘 하는 집이 있으니 꼭 가보라는 친지의 간곡한(?) 권유를 듣고 찾아가보았다.

포항에서 제일 한적한 해변인 환호동 바닷가에 위치한 하봉석 대게타운.

'누가 우리 집에 회 없다 했노?'란 잼있는 간판을 단 이곳은 대게와 함께 물회가 전문이라고 한다.

 

 

 

 

 

건물의 1층은 모두 수족관으로 되어 있는데 이집 주인은 포항 수협 90호 중매인이라고 한다.

  

새로 지어 산뜻하게 보이는 2층 홀로 올라가니 홀은 회를 먹으면서도 주변 바다와 건너편 포항제철을 다 조망할 수 있어 좋다.

 

 

 

 

대게, 랍스타, 킹크랩, 독도새우.....등 대게 메뉴가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이집의 또 다른 자랑인 물회를 먹어보기로 한다.

전복물회, 도다리물회, 새꼬시물회......등 여러가지 물회 메뉴 중에서 가장 싸기본적인 12,000원짜리 물회를 주문했다.

 

 

 

 

물회를 주문하니 금방 상 위에는 각가지 기본 반찬이 베풀어진다.

 

 

   

 

   

 

   

 

 

 

물회에는 반찬이 그다지 필요없을텐데도 새우, 고둥, 샐러드....등 기본 반찬을 몇가지 내어놓고

거기다 얼큰한 매운탕까지 보글보글 끓여  내어놓는다.

 

 

 

 

그리고 눈에 뜨이는 것은 커다란 면기에 한가득 내어놓은 양념 육수..

살얼음이 살짝 얼어있는 양념 육수는 한눈에 보기에도 단순한 초장은 아닌 듯 하다.

 

 

 

 

반찬이 베풀어지고 가스렌지에 매운탕이 올려지더니 이윽고 하얀 그릇에 담긴 물회가 나왔다.

바로 옆에 전복 하나가 곁들여졌고 오이채와 배 채썬 것, 구운 김가루와 잘게 썬 파만 보일 뿐 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살며서 김가루를 들추어보니 그 아래 하얀 회가 뽀얀 속살을 드러낸다.

횟감은 광어라고 하는데 굉장히 연해 보인다. 

 

 

 

 

그릇에 담긴 모앵새로만 봐서는 횟밥하고 다른바가 없어보여서 종업원에서 횟밥과 물회의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횟밥은 회와 각종 채소를 초고추장에 비벼먹는 것이고 물회는 오이채등 각종 채소에 배를 잘게 썰어서 넣는 것이 특징이란다.

그리고 고추장에 사과나 배같은 각종 과일을 갈아서 살얼음이 생길 정도로 걸쭉하게 얼린 양념육수를 

회와 함께 비비면 물이 많이 나기 때문에 물회라고 불리운단다.

 

 

 

 

자! 이제 물회에 대한 탐색이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해야겠다. 먼저 소면을 회 위에다 살짝 올리고

 

 

 

 

양념육수를 작은 국자로 푸욱 떠서 회 위에다 올려본다. 빠알간 양념 육수가 올려지니 색감이 너무나 곱다.

횟밥이라면 초고추장 한 숟가락 정도면 너무 매워지겠지만

물회의 양념육수는 맵거나 짜지가 않은지라 국자로 너댓번 듬뿍 떠서 올려놓으니 적당한 맛이 난다.

 

 

 

 

자 이제 양념 육수를 넣었으니 채소 고명과 함께 회를 슥슥 비벼본다.

잘 비벼놓고 그릇을 보니 음....그다지 맛있어 보이는 비쥬얼은 아니다.

 

 

 

 

예전에 다른 분이 먹는 물이 흥건한 물회를 보고 저런 이상한 음식을 왜 먹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때도 아마 이런 비쥬얼의 물회를 보았던 것 같다.

 

 

 

 

잘 비벼진 물회를 전복과 함께 숟가락에 함께 떠서 입 속으로 가져가본다.

오~~~!! 엄청 시원하다. 그리고 엄청 산뜻하다!

횟밥처럼 지나치게 달거나 맵지 않고 너무 너무 시원하고 부담없게 새콤달콤하다.

 

 

 

 

애친 김에 공깃밥도 들이부어 슥슥 비벼본다.

 

 

 

 

밥을 함께 넣어 비비니 보기에는 더욱 안 좋다.  뭔가 먹다가 남긴 것 같은 비쥬얼? ㅋㅋ

 

 

 

 

하지만 밥을 비벼 넣어도 물회와 함께 먹으니 목에 술술 너무 잘 넘어간다.

 

 

 

 

광어회도 너무 부드럽지만 시원한 양념 육수로 인해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에 청량감이 감돈다.

 

 

 

 

마지막 한방울도 안 남을 때까지 다 먹고 나니 입은 물론이고 온 몸이 다 시원하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 먹고 나니 살짝 추위마져 느껴진다..

가까이 있었지만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포항 물회.

이렇게 시원하고 산뜻한 음식을 그동안 왜 먹지 않고 멀리했을까?

수은주가 38도까지 치솟는 여름이지만 포항 물회와의 첫만남을 갖고 모처럼 시원함을 느꼈던 기분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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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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