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에는 주산지가 있고 경산에는 반곡지가 있다라는 말을 듣고 카메라를 챙겨 길을 나섰다.

네비에다 경산 반곡지를 입력하고 경주에서 출발하여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로 향했다.

경산 IC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자인면 남촌 네거리에서 청도 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상대온천 방면으로 한참을 가니 한적한 시골길에 주변이 모두 복숭아밭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셨습니다.”라는 안내 멘트에 따라 시동을 끄고

주변을 살펴보니 .....이런걸 가지고.....’하는 생각이 일순간 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찍기 좋은 녹색 명소'라든가 '미니 주산지'라는 닉네임을 듣고 찾아온지라

주산지 정도의 환상적인 경관을 상상했는데 이건 뭐 시골 동네에 흔히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저수지가 아닌가.

일순간 실망감이 앞서 살짝 힘이 빠졌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둑길로나 한번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둑길로 한걸음 내딛는 순간, 많은 진사들의 입소문이 그저 허풍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구불구불 뒤틀리며 둑길로 혹은 물 위로 그 가지를 뻗은 왕버드나무들이 들어선 100여m의 둑길.

살짝 비에 젖어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왕버드나무들이 저수지에 드리운 반영들은 신비감마져 자아낸다.

군데 군데 생채기도 나고 커다란 구멍도 나 있는 왕버드나무들은 얼마나 오래 이곳에 있었을까?

혹은 300년 수령이라고 말하지만 이들의 나이가 얼마인지는 둑길에 나란히 늘어선 나무들만이 알겠지....

긴 나뭇가지가 아래로 드리워지고 이파리들이 물 속으로 머리카락을 담그는 둑길의 끝은 마치 영원으로 이어진 길같이 느껴진다.

꿈같은 둑길은 얼마 걷지 않아 짧게 끝났지만 마음 속으로 들어온 신록의 싱그러움은 한참 동안이나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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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이란 마을이나 절 입구,길가에 세운 사람 머리 모양의 기둥의 통칭인데
일반적으로 지킴이(수호신), 이정표, 경계표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승은 벅수, 법수 , 벅시, 수살막이, 수살목, 장승, 장신 등 여러가지로 불리웠으나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이 장승이며 그 다음이 벅수이다.

우리네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속담에서도 장승과 관련한 말들이 많은데
키가 멋없이 큰 사람을 '구척 장승 같다'라고 표현하고
멍청하게 서 있는 사람은 '벅수같이 멍하니 서있다'고 표현했다.

신라밀레니엄파크에는 여러가지 특이한 모양의 장승들을 모아둔 '담목원'이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같은 장승이 아니고 새로운 형태의 장승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나무 뿌리 부분이 하늘로 향하게 해서 조각한 장승, 신랑 신부가 마주보고 뽀뽀하는 장승,
혀를 날름거리는 장승, 팔을 길게 뻗은 장승.....생긴 모습도 가지가지이다.

사람들은 담목원의 장승을 만져보거나 사진 찍으러 가까이 다가가다가 깜짝 놀라곤 하는데
그것은 장승들이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하기도 하고 혀를 길게 뻗어 날름거리든지
입술을 딱딱거리며 소리를 내거나 길게 내민 팔을 흔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신기한 장승들로 인해 이 담목원은 토우공원과 함께 어린이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곳으로 유명하다.
전통을 잘 계승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신라 밀레니엄 파크의 장승들을 몇 장의 사진으로 소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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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난  친구 부부와 함께 경산 와촌에 있는 모 카페에 들렸다.

팔공산 갓바위로 통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대구 근교의 연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주변의 산세와 잘 어울리는 건물에 소박한 마당이 앞에 펼쳐져 있었다.


 우리를 향해 뛰어나오던 강아지.....갑자기 옆 풀밭으로 가더니.....편안한 자세로 실례를 한다.......^^
"아줌마!! 카메라 못 치워요? 개에게도 견격(犬格)이 있단 말이에욧!! 초상권 침해로 고소할거에욧!"
그래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찍었을 뿐이고....^^



손님 맞이가 끝난 다른 진돗개는 다시 계단으로 올라가더니 열심히 간식을 먹는다.

 열차 침목으로 된 테라스에는 앙징맞은 화분들이 손님을 반기고.....

 카페 안은 오래 된 오르간 등 예전의 향수을 불러 일으키는 물건으로 빼곡이 채워져 있었다.

 

잘 손질되어 반들반들한 가구와  두쪽 구병풍 앞에 엉뚱하게 놓여진 단지 안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처음 보는 물건이 있어서 물어보니 한약 짜는 틀이라고 한다.  

 

60년대 면사무소 옆에나 붙어있었음직한 표어들이 벽에 붙어 있다.
이런 표어들을 버리지 않고 보관한 사람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까.......라는 책자. 가운데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이 보이는걸 보니 엄청 오래 된 책...

 빛바랜그림과 글씨들이 쓰다가 꽂아둔 것처럼 놓여 있고.....

벽에 붙여둔 국민학교 졸업 사진은 보관을 잘 못 했는지 아코디언 처럼 구겨진 것을 펴서 붙여 놓았다.
4288년(1955년) 진량 국민학교 졸업 사진에서 여자 아이들은 한복을...남자 아이들은 까만 교복을 입었다.
요즘의 두껍고 화려한 졸업 앨범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지만 초등학교가 학업의 전부였던 아이들에겐 그 무엇보다 귀중한 졸업 사진.

 

 영화 전문 잡지'국제 영화' . 지금은 할머니가 된 여배우들이 수영복바람으로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잡지 속의 낯 익은 인물이 박준규인가...했더니 그 아버지 박노식이다. 그 옆의 아가씨는 조미령... 

 

비엔나 소년합창단이 출연했다는 '들장미'의 영화 포스터.

 

 '내가 낳은 검둥이'......영화 이름이 너무나 특이하다.
'국제 혼혈아들의 고민과 가시덤불의 생활 백서'라고 카피가 쓰여진 걸 보니 영화의 내용이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
이민자,최지희,최무룡,김동원,윤일봉.....이런 사람들의 배우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이제 얼마나 될까.....

 

책이 귀했던 시절, 손으로 써서 책으로 묶은 천자문이다. 자기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직접 손으로 쓴 것일까...... 

차 한잔 씩을 시켰더니
양갱,과일,무화과,볶은 콩......등 여러가지 특별 다식이 따라나와서 푸짐하기 이를데 없다.
주인 아씨의 푸근한 손님 맞이는 오래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는데도 부담이 없다.



타임 머신을 탄 듯한 시간여행에서 돌아와 카페 '고운 님 오시는 길에'를 나서니 
엄마 진돗개가 졸린 듯한 시선으로 우리를 배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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