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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21 화려함 가득한 중국 마카오의 설날, 춘절(春節) 24


60년 마다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는 임진년 설날이 코 앞으로 닥쳐 왔다.
이웃한 일본이 양력설을 신년 명절로 지내는데 반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는 대부분 음력 설날을 지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설날을 춘절(春節, 춘지에)이라 부르는데
포루투갈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 서양 풍속이 많이 배어있는 마카오도
설날을 준비하고 성대하게 지키는 건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마카오의 중심지이자 마카오 관광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세나도 광장에 도착해보니 

어라~? 뭐가 엄청나게 어수선하다. 광장 한가운데 놓여 있는 저 어수선한 물건들은 대체 무엇인고?




거기다 우체국 건물 바로 앞 높이 만들어진 단상 위에는 뻘건 판자들이 한창 붙여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검은색과 하얀색의 조약돌을 물결무늬로 아름답게 깔아놓아
지중해의 분위기가 난다는 낭만의 광장 세나도 광장에 중국의 춘절 장식이 한창인 것이다.
 




거기다 평소에 시민들이 앉아서 쉬는 광장 가운데 '교황자오선 지구본 분수' 가에도 뻘건 천이 둘러지고
커다란 중국 인형장식등이 아직 비닐도 덜 벗긴 채로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여있다.
설날을 앞두고 돌아본 마카오의 대표 중심가 릴세나도 광장에는 설날 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인 필자가 보기에는 다소 촌스럽게도 보이는 춘절 장식이 중국인들에겐 너무 신나고 좋기만 한가 보다.

아직 제대로 배치되지도 않은 인형등 앞에서 너도 나도 기념 사진을 찍는다.




주변 건물들은 모두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물인데 가운데 걸린 등들은 용그림과 복(福)자가 새겨진 카다란 등이라니.....!

그야말로 동서양의 확실한 만남이요, 확실하기 그지없는 퓨전이다.


처음에는 "이잉~ 이게 뭐야!!!" 하고 눈쌀을 찌푸리고 말았는데
한참 돌아다니다가 다시 광장으로 와서 다시 언발란스한 가운데 은근히 조화가 된다.





눈부시게 노란 리바이스 건물 바로 옆에는 분홍색 스타벅스, 남유럽풍의 이중창들은 붉은색이나 초록색이다.

그 앞에 내걸린 완연한 중국풍의 커다란 등들......




노란색 건물에 걸린 붉고 노란 등들을 한참 보다 보니 눈이 세뇌되었나? 은근히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한다.





성 도미니크 성당, 성 바울 성당, 나차 사원, 몬테 요새......등 부근 문화유산들을 돌아보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와 보니 아침에는 초기 작업 중이던 것이 이제 제법 완성이 되어 간다.
맨 위 임진(壬辰)이라는 글자 양 옆으로 거대한 용 장식을 붙이느라고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다음날 아침 버스에서 내려 다시 세나도 광장 쪽으로 오다보니
맞은 편 '릴 세나도 빌딩' 위에서 사람들이 대형 플래카드를 줄에 매어 끌어올리고 있는게 보인다.

"어!!! 빨리 가보자!" 하고 뛰어 갔지만 플래카드가 올라가는 순간은 포착하지 못하고 다 올라간 순간 겨우 찍을 수 있었다.
'민정총서(民政總署)'라고 쓰인 '릴 세나도 빌딩'은 구 마카오 정부 청사인데
건물이 주는 상징성 때문에 여기다 새해 축하 메시지를 거는가 보다.
 




붉은 플래카드에 쓰인 '공희발재(恭喜發財)'는 중국의 새해 인사로
돈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 답게 "돈 많이 버세요~"라는 뜻이다.

중국 공용어인 북경어로는 '공희발재(恭喜發財)'를 "꽁 시 파 차이"라고 읽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광동어를 쓰기 때문에 "쿵 헤이 파 초이!(Kung Hei Fat Choy)"라고 읽어야 한다고......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릴세나도 빌딩 안으로 들어가보니 여기도 역시 춘절 장식이 진행 중이다.




2층 발코니에도 역시 용 장식이 걸려 있다. 올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용띠해라서 더욱 용 문양이 많이 보인다.




세나도 광장에 있는 '자비의 성채' 2층 발코니에 올라가 아래를 보니 광장의 춘절 장식 상황이 한눈에 보인다.
춘절 장식이 없었더라면 세나도 광장의 상징인 물결 무늬 바닥 타일을 좀 더 잘 담을 수 있었을텐데......그 점 참 아쉽다!




광장 뒷편에 위치한 재래시장 골목으로 들어가 보니 거기도 춘절 분위기가 완연하다.
최대의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필요한 물건을 사러나온 사람들로 시장도 붐비고 있었다.




우리가 색동 설빔을 입었듯이 마카오 아이들도 이쁜 춘절빔(?)을 준비하겠지?

꽃과 금붕어 등 화려한 문양을 수놓은 소매없는 덧옷의 가격은 110 파타카(MOP)였다. 한화로 16,500원 정도.




원래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설날을 전후하여 시장이나 노점은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 나게 되고 
길상용품 가게에는 온통 붉은색의 지앤즈(剪紙,전지) 종이 공예품과 매듭으로 엮은 야오따이(腰帶,요대)로 가득하다.
 중국인들은 붉은색이 특히 '상서롭고 기쁘다'고 생각하고 귀신을 쫒는데에도 특효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마지막 날 다시 세나도 광장으로 가보니 신년 장식이 부분 완성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양쪽에는 흑룡이 불을 뿜고 가운데는 귀여운 애기 용과 어린이들이 서 있는 재미있는 모습이다.
준비 중에는 그리도 엉성해 보이더니.....! 밤에 불을 켜고 보니 제법 보기가 좋다.


마카오에서는 춘절 전날 '아마 사원' 앞에서 폭죽 터트리기 행사가 진행되고 화려한 불꽃놀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어지는 23일 춘절 당일에는 길이가 238m에 달하는 용 인형을 든 사람들의 흥겨운 춤사위를 따라
18마리의 사자탈, 12지신과 행운, 행복, 재산, 장수의 신의 탈을 쓴 사람들이
성 바울 성당부터 아마 사원을 거쳐 사이반 광장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가로지르는 행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춘절까지 마카오에 머물렀다면 이런 축제를 직접 보고 올 수 있었을텐데.....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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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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