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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30 이승만 대통령의 피난처, 청도 만화정 20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에 위치한 청도 운강고택과 만화정(萬和亭)을 찾아가는 길......
경주에서 출발하여 미스 네비가 인도하는대로 건천을 넘어 운문댐을 돌아 한참을 가니
 동창천을 옆에 낀 울창한 숲 언덕에 서남향으로 앉아 있는 운치있는 정자가 보인다.



급히 차를 돌려 정자 앞 빈터에 세우고 담 옆에 세워진 안내판을 읽어 보았다.


그리고 만화정의 대문을 손으로 살짝 밀어보니 아뿔사....문이 잠겨 있었다.


잠시 망설이다 정자 담 옆에서 잡초를 제거하시던 분께 문의하니
마침 그분이 운강고택,섬암고택,만화정 등을 관리하고 계시는 분이셨다.


퇴직 교사이시면서 밀양박씨 후손으로 인근의 여러 고택들을 관리하고 계시는
박성규 선생의 뒤를 따라 만화정의 행랑채 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행랑채가 파란 철대문인 것에 마음이 걸렸다. 나무 대문으로 복원하면 좋을텐데...


볕 좋은 아침...행랑채와 곳간에 비치는 햇살이 눈이 부시게 따사롭다.


건물은 정자인 만화정과 함께 행랑채, 하당 ,곳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류주택 답게 곳간의 모양새 하나하나에도 신경쓴 것이 눈에 뜨인다.


행랑채 섬돌 아래서 보니 정자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행랑채에서 정자쪽 문에 서니 안뜰과 함께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 정자가 보였다.


정자 바로 옆쪽으로 물빛이 고운 동창천이 흐르고 있는데 
바로 앞에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막지 않았을 때는 더욱 기막힌 경관이었을 듯...


대문 안쪽에 서서 우러러 보니 하늘을 이고 있는 만화정은 마치 입으로 불면 날아갈 둣 가벼워 보인다.


주변 산수의 아름다운 풍광과 잘 어울리게 섬세하게 설계된 이 만화정은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운강 고택(별도 포스팅 예정)의 부속건물인데
운강 박시묵 선생(1814~1875)선생이 조선 철종 7년(1856년)에 지은후 공부하면서 강론하던 집이다.


정자는 한칸 마루를 중심으로 서쪽에 방 1간, 동쪽에 2간의 통방을 배치하고


막돌을 쌓은 기단 위에 장대석 테두리를 두른 2중 기단을 두었다.


처마는 길게 내밀고 네 모퉁이에는 활주를 세웠으며 누마루에는 삼면에 헌함을 돌려 바닥을 확장하였다.


마루는 한간이라 그다지 넓지 않고


부채처럼 넓게 조각한 판대공 아래


정자를 거쳐간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도리(기둥과 기둥 위에 건너지르는 굵은 나무)와 섬세하게 조각된 화반대공(대공:마룻대를 받는 짧은 기둥)이 눈길을 끌고


도리의 모서리에도 이렇게 꽃 문양을 새겨져 있으며


용두가 받쳐져 있기도 하는 등 섬세한 장식이 인상적이다.


정자를 돌아 후원으로 가 보니


안뜰보다 넓은 후원에는 운강 박시묵 선생의 비가 서 있었다.


푸르른 강물과 어우러진 주변의 경관은 너무나 아름다워 더운 날씨에 등에 고인 땀을 식히기엔 안성맞춤이다.


만화정은 특히 6.25 때 이승만 대통령이 피난민을 격려하기 위해 종창천에 왔을 때
이곳 방에서 숙식하였던 곳이기도 해서 더욱 유명한 정자가 되었다.


운문 들판의 이름은 원래 만화평(萬花坪)이라고 하는데
만화평을 굽어 보는 위치에 있는 이 집을 만화정(萬和亭)으로 지은 것은 운강선생의 큰 뜻이 있지 않을까.

안민영(安玟英)의 주옹만영(周翁漫英) 한 구절처럼 
모든 일이 화평하라는 뜻이리라....

이 하나의 마음이 화하면 기운도 화한 법 (這箇心和氣亦和)

나의 마음과 기운을 화하게 하여야 중화를 이루리라 (和吾心氣致中和)
냇물이 사해로 귀의함이 모두 살아 있는 것 같고 (川歸四海渾如活)
온 산에 꽃 핌은 모두 함께 화의 기운 얻음이라 (花發千山共得和)
풍채와 운치는 다 같이 삼대(夏殷周)의 순후한 학풍으로 돌아가리 (風韻同歸三代學)
공부는 요컨대 한 덩이 화에 있음이로다 (工夫要在一團和)
세간 만사 화가 귀한 것이니 (世間萬事和爲貴)

일마다 오직 화하면 모든 만사가 다 화하리라 (事事惟和卽萬和)


만사가 어수선한 이때에 만화정(萬和亭)에 올라 온갖 시름을 잊고 화평함을 누려보심이 어떠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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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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