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한귀퉁이 경주에 둥지를 틀어 몇년째 살고 있는 필자.
그동안 경주의 숨겨진 맛집에 대해서 몇번 포스팅을 한적이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는 요즈음
지방 소재 맛집 소개를 해봐야 누가 관심을 기울여줄까...하는 생각으로
맛집 포스팅할 때 마다 다소 힘이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맛집들에 대한 포스팅 이후
소개했던 맛집에 대한 관심이 의외로 높아질 뿐 아니라 
소개해드렸던 맛집을 찾으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그만 둬버릴까 생각했던 경주 맛집 포스팅을 다시 계속해 볼까 한다.

(일부 유명 맛집 블로거들께서 식당과 손을 잡고 홍보성 포스팅을 올린다는 글을 대한 적이 있는데
필자의 경우에는 여행 중이나 모임에서 방문했던 맛집 중 개인적으로 추천할만한 곳을 <완전 자발적으로>소개하는 것이라
식당 측에서 어떤 형태의 향응도 받지 않았음은 물론 식당 방문시에 자신을 블로거라고 밝히지도 않았음을 알려드리며......) 





오늘 소개하는 음식점은 경주 - 울산간 7번 국도변에 위치한 낙지요리 전문점 '석거돈'이다.




경주에서 울산으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불국사역 지나고 괘릉 가기 바로 직전에 위치한 석거돈은
꽤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차를 주차하고 식사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식당 내부는 의자에 앉을 수 있는 구역과 이렇게 방바닥에 앉을 수 있는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다른 곳과 구분되는 석거돈의 특징 중 하나는 식당 내부에서는 절대 금연이라는 것과 물수건을 공급하지 않는 것이다.
물수건 대신 식당 출입구에 깨끗한 세면대와 강력한 핸드드라이어가 구비되어 있어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갈때마다 손님으로 넘쳐나는 곳이지만 좌석의 회전율은 의외로 무척 빨라서
앉으면 바로 주문을 받고 주문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음식을 내어온다.

메뉴는 석거돈 7,000원, 낙지볶음 7,000원, 단 두가지 뿐인데 우리 일행은 이집의 상호와 같은 석거돈을 주문했다.
주문을 받자마자 금방 음식이 베풀어지고 가스 버너 위에는 넓직한 프라이팬이 올려진다.
잘 닦여져 반들반들한 양은 프라이팬 뚜껑은 얼마나 오랫동안 쓴 것일까?
긁히고 우그러진 양은 뚜껑에서 이집의 연륜이 느껴진다.  





음식의 빠른 회전과 종업원들의 편의를 위하여 모든 반찬은 이렇게 쟁반에 올려진 채로 탁자 위에 놓여진다.




밑반찬들은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나온 반찬을 살펴보면 마늘쫑 무침, 부추 김치......




어묵 볶음..




간이 잘 맞는 고추 무침.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고 폭 쩌낸 달걀찜과 콩나물 무침, 김치, 물김치 등 소박하고 친근한 반찬들이 대부분이다.




푸릇푸릇한 배추물김치를 한 숟가락 떠서 맛보니 시원하다못해 청량감까지 느껴진다.




이집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엄청 큰 밥그릇이다.
밥공기라고 하기엔 너무 큰 이런 밥그릇은 요즘 어디 가도 보기 힘든 큰 사이즈의 아빠 밥그릇이다.




커다란 밥뚜껑을 열어보니....헉.! 윤기나는 쌀밥이 그릇에 가득 들었다.
조그마한 밥공기에 2/3 정도만 채워지는 다른 식당의 공깃밥에 비하면 거의 두배가 되는 양이다.




프라이팬에서 김이 솔솔 오르기에 양은 뚜껑을 살포시 열어본다.
위에 얹혀진 큼지막한 대파들 아래 돼지고기와 낙지가 함께 들어있는 것이 보인다.





석거돈이 뭔가 궁금했는데 한자어로 낙지를 뜻하는 말이 '석거(石距)'라고 한다.
그러니까 '석거돈'이란 낙지와 돼지고기 볶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석거돈 요리를 할 차례이다.
프라이팬이 열로 달구어지면 숟가락으로 이러저리 뒤적여가며 재료와 양념이 잘 섞이게 볶아야 한다.





한참 볶다보니 금새 양념이 어우러지고 재료에서 물이 나오면서 먹음직스럽게 보골보골 끓어 어우러진다.




빨갛게 볶아진 석거돈을 보니 침이 절로 나온다.
낙지는 오래 볶으면 질겨지니 이제 머뭇거리지말고 신속하게 먹는 일만 남았다.




곁들여 나온 빈그릇에다 밥을 조금 놓고 석거돈을 두어 숟가락 더서 넣고는 마구 마구 비벼본다.
지저분하게 비벼져서 보기에는 별로지만 맛은 아주 그만이다.



 

그냥 반찬으로 먹던지.....비벼서 먹던지.....상추쌈으로 싸서 먹던지......개인의 취향대로 즐기면 될 일이다.




밥그릇이 크니 비벼먹고 쌈을 싸서 먹어도 밥이 많이 남아 필자와 일행은 남은 밥을 프라이팬에다 넣고 볶아먹기로 한다.




남은 양념에다 밥을 투하하고는 콩나물이며 남은 반찬을 다 붓고 신기에 가까운 솜씨로 마구 마구 비벼본다.




한참 지나니 비빔밥이 먹음직스럽게 잘 비벼지고 프라이팬 바닥에는 자작자작 밥이 눋는 소리가 난다.
이미 배가 어느 정도 찬 상태였지만 잘 비벼진 석거돈 비빔밥을 보니 다시 식욕이 솟아오른다.
심기일전 달려들어 그릇 바닥이 보일 때까지 박박 긁어 먹어 먹고나니 배가 남산만해지고 움직이기조차 힘이 든다.


1인분 7,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낙지 돼지고기 볶음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석거돈.
불국사, 괘릉, 영지 쪽 여행길이나 울산 가시는 길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서민의 대표 맛집이다.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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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니 아침 저녁은 물론이고 낮에도 제법 날씨가 싸늘하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던 골목길 만두집 찜솥에서 김이 하얗게 솟아 오르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뜨끈한 만두 생각이 절로 난다.

시중에 흔하디 흔한 만두 중에서 져렴한 가격으로  제대로 된 중국 북방 수제 만두를 맛 볼 수 있는 곳,
바로 인터넷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이태원 '쟈니 덤플링(Jonny Dumpling)'이다.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로 나와 해밀턴 호텔 맞은편 기업은행 모퉁이를 돌면
작은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쟈니덤플링은 소문난 맛집이라고는 그 외관이 소박하기 그지없다.
실내는 10평이 될까 말까.....테이블 예닐곱개가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정도이다.


아담하기 그지없는 실내 한쪽 전면은 거울로 되어 있어 그나마 비좁은 느낌을 덜어주는데
반대편 벽면에는 그동안 여러 매체에 소개된 내용들이 액자에 담겨 빼곡이 걸려있다.

이 식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레스토랑 평가서인 '블루 리본 서베이'가
2009년 10월에 발간한 '서울의 레스토랑 2010'에 선정되어 블루 리본 하나를 받았다고 한다.



 


자리에 앉으니 따스한 쟈스민차와 함께 올려 놓는 메뉴판이 참 소박하기도 하다.
새우 물만두, 군만두 반달, 왕만두, 해물 만두국, 계란 부추 물만두, 군만두 태양, 마파 두부 덮밥.....이
책받침 같이 코팅된 A4 사이즈 메뉴판의 전부이다.

가볍게 부담없이 먹기 좋은 군만두 - 반달이 쟈니 덤플링의 대표적인 메뉴라고 하길래
군만두 - 반달 하나와 해물 만두국 하나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 앞에 먼저 기본찬으로 단무지와 짜샤이가 나오고....





얼마 기다리지 않아 군만두 - 반달이 먼저 나왔다.
역시 중국 음식인가......푸드 스타일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아무렇게나 대충 담아 던져주는 듯한 느낌이 살짝 들긴 한다. 하긴 맛만 있으면 되지...^^





만두피가 두꺼운 군만두 - 태양에 비해  군만두 - 반달은 만두피가 상대적으로 얇은 군만두를 지칭한다고 하는데
만두의 모양도 흡사 초승달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는 군만두는 양쪽을 다 튀긴 것인데
이 군만두 - 반달의 앞면은 촉촉하게 찐것처럼 촉촉하여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만두피의 질감이 살아 있고





뒷면은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워졌는데 
만두 밑면에 희한하게 들러붙은 바삭바삭한 그물망 모양이 바로 산동지방 교자(만두)의 특징이란다.



만두 하나를 집어 한입 깨물어 보니 입 안으로 부드럽고 담백한 육즙이 퍼져 나가고 
씹으니 부드럽고 바삭바삭한...... 모순적인 질감이 한입에 다 느껴진다.





군만두의 맛을 음미하고 있으려니 함께 주문한 해물 만두국이 나왔다.
금방 퍼 담은 만두국에는 김이 뭉실뭉실 올라와 사진을 찍어도 선명하지가 않다.





김이 좀 사그러든 후에 보니 만두국에 굴, 홍합 등 해물이 정말 많이 들었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만두국이라기 보다는 거의 홍합국이다.
숟가락으로 만두 하나 건져서 국물과 함께 맛보니 캬아....! 속이 다 시원하다.





군만두 먹고.....해물 만두국 먹고.....
이미 마주 앉은 사람과의 대화는 단절되고.....고개 숙여 정신없이 먹고 나서 앞을 보니 테이블 위는 이미 난장판.....
너무 맛나게 먹고 나니 얼굴에는 웃음이, 뱃속에는 행복감이 피어 오른다.


흔히 방송에 소개되었거나 인터넷에 소문난 맛집을 찾아갈 때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가서 그런지 음식 맛에 만족하지 못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곳 쟈니 덤플링은 유명세에 걸맞는 친절함과 음식 맛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어 
간만에 기대에 상응한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둘이서 먹은 것은 군만두 6,000원, 해물만두국 6,000원으로 양이 많지 않은 분들에게는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으니
이태원 근처로 가실 일이 있으면 꼭 한번 들려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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