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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3 몽고야? 몽골이야? 57



가깝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푸른 초원의 나라, 몽골.
이번 몽골 방문은 개인 여행이 아니라 봉사와 국제 교류가 주목적이었고
활동 장소가 울란바타르 인근에 한정되어 있었던 관계로

사적인 취향대로 사진을 찍고 관심있는 부분들을 천천히 돌아보는 것이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칭기즈칸의 정신이 살아서 움직이는 몽골까지 가서 그냥 돌아올 수는 없는 일.
이동하는 도중이나 행사 도중에라도 눈에 보이는 것은 무차별적으로...필사적으로 다 셔터를 눌러 대었는데

이렇게 담은 사진들을 집에 돌아와서 열어 보니 정말 기가 막힐 지경이다.

자, 이 산만하기 짝이 없는 사진들을 가지고 어떻게 포스팅을 하지..?
당최 계획이 떠오르지 않고 암담하기만 하다.
마치 만들 요리의 종류를 염두에 두지도 않고 
시장에서 보이는 식재료를 닥치는대로 담아 와서 냉장고에 한가득 넣어두고는

오늘 저녁 도대체 무슨 요리를 해야 하지...?
하는 고민을 끼니 때마다 하는 것에 비유하면 좀 이해가 되실지.....^^





몽골에 잠시 다녀온다고 친지들에게 말하니 국가 명칭부터 헛갈리고 생소해하는 분이 많았다.

몽고? 몽골? 어떤게 정확한 표현이지?
학교 다닐 때 역사 시간에는 분명히 '몽고'라고 배웠는데 '몽골'은 또 무언지.....?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몽고와 몽골은 같은 나라를 말하는 것인데 그 의미에 있어서는 아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이름은 '몽골(Mongol), 대외적인 공식 명칭은 '
몽골리아(the Republic of Mongolia)'이다.
몽골을 몽고로 부르는 것은 마치 '한국인'을 '조센진'이라고 부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데 
그것은 중국 사람들이 몽골을 '몽고(蒙古)'라는 한자어로 표기한데서 기원한다.

그 한자는 무지몽매할 '몽[蒙]'자에 오래된 것이라는 뜻의 옛 '고[古]'자를 쓰는데 
중국인은 주변 국가 중 유일하게 한번도 지배해 보지 못한 '강한' 몽골인을 '몽매하다'며 비꼬아 부른 이름이었다.

또한 중국인들은 항상 자신들만이 세상의 중심이고 주변국들은 오랑캐로 생각했기 때문에 
동서남북의 다른 민족들을 다 오랑캐의 뜻을 가진 한자인 동이, 서융, 남만, 북적.. 등으로 불렀다.
중국인들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동이(東夷), 즉 동쪽 오랑캐인 것이고
투르크 족은 '돌궐'로, '훈'족은 '흉노'로 표현하였으니....대부분 부족의 이름에는 비하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다.

'몽골(Mongol)'의 원뜻은 '몽'이라는 부족이 '중심(골, ГОЛ)'이 되어서 세운 국가로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뜻을 가진 이름'몽골'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바꾼 '몽고'라는 중국식 표현은 그리 좋은 표현이 아니므로
몽골인들의 앞에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는 서울에서 평양, 북경,도쿄, 타이빼이 다음으로 가깝다.
이렇게 가까운 나라 몽골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몽골이 그동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했었기 때문에 우리와의 단절은 더 심하였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주변국들이 만들어낸 몽골 고립 정책에 동화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에 이르러 공산당 일당 집권에 종식을 고하고 의회 제도를 받아들여 무혈 자유화를 이룬 이후
모래 폭풍보다 거센 개방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우리나라와 교류의 문도 트이기 시작했다. 


1990년 우리나라와 수교가 이루어진 이후 울란바타르에는 한국대사관이 설치되었는데

이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가 소원해져 몽골의 북한 대사관은 한떄 폐쇄되었다가 다시 문을 열기도 했다.
이후 몽골 대통령 2명이 한국을 방문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몽골을 답방하기도 하며 수교의 문은 점점 넓어져
현재 많은 몽골인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으며 몽골에 체류하거나 방문하는 한국인의 수는 날로 증가하는 중이다.





요즈음 몽골의 젊은 대학생들 상당수는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으며 제2 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을 선호한다.

몽골의 텔레비젼에는 하루종일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는데 한국에서 종영이 되자마자 몽골에 바로 방영이 된다고 하고
홈쇼핑 채널에서는 한국의 홈쇼핑 방송이 더빙만 몽골어로 되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몽골 젊은이들은 한국 노래를 좋아하는데 한국의 최신곡들을 우리보다 더 정확한 가사로 외워 부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길에는 엑센트, 엘란트라, 마티즈, 그레이스....등 수많은 한국산 중고차가 도로를 점령하고 있으며 
수퍼나 백화점에는 한국산 제품이 진열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몽골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을 놀라게 한다.

점점 가까워지는 나라, 마치 형제를 만난 듯 우리와 꼭 같이 생긴 사람들이 사는 나라 몽골.
지금부터 중구난방, 오리무중 몽골 여행기를 시작하려고 하니

기대감일랑은 던져버리시고 부담없이....편안하게....루비의 뒤를 따라오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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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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