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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6 안압지의 봄밤, 그 환상적인 반영 67
  2. 2008.08.14 안압지에서의 짜릿한 첫 경험 2


예년에 없던 꽃샘 추위가 4월 중순인데도 만만하지가 않다.
쌀쌀한 날씨 가운데도 봄은 여전히 우리 곁에 다가와 늦으나마 
경주 전역에는 벚꽃이 완전 활짝 피었다.

하지만 계속 되는 강풍과 흐린 날씨로 인해
경주에 사는 사람도 제대로 된 벚꽃 사진 한번 찍어보기가 쉽지가 않았다.

거기다 어제는 하루종일 꾸물럭한 날씨에 저녁엔 비까지 흩뿌려
벚꽃들이 떨어지려나 맘까지 조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멀리 보이는 남산이 하얗게 눈으로 뒤덮였다.
집 앞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벚나무 뒤로 눈으로 하얗게 덮힌 산을 볼 수 있다니...


오후에 구름이 좀 엷어지고 하늘이 조금 맑아지길래 서둘러 저녁을 해 먹고 안압지로 나가 보았다.
평소에는 아름다운 야경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진사님들이 진을 치는 곳이 안압지이나
보문단지가 벚꽃으로 뒤덮힌 지금은 진사님들이 모두 보문정으로 몰려가버려 안압지는 썰렁할 정도로 조용하다.


안압지에는 군데 군데 커다란 벚나무들이 있긴 하나 아쉽게도 안압지 전각과 함께 찍을 수 있는 벚나무는 많지가 않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몇 그루 있는데 나무 아래서 보는 안압지 전각이 참으로 멋지다.

그 어디서도 전체의 모습을 다 볼 수 없다는 안압지 연못을 한바퀴 돌면 반영이 아름다운 포인트가 군데 군데 숨어 있다.
이곳은 진사님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다 담아보는 아주 유명한 포인트...


크롭바디인데다 광각 렌즈도 없는지라  세 전각을 다 앵글에 담기는 무리여서 나누어서 앵글에 담아 보았다.


매일 매일 세찬 바람이 불어 그리도 벚꽃을 흔들어대더니 오늘은 거짓말처럼 바람이 잔잔하다.


연못물에 비친 반영이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선명하여 가느다란 나뭇가지와 꽃이파리도 세세하게 보인다.
 


어떤 반영은 도리어 물에 비친 그림자가 지상의 나무보다 더 또렷하게 보인다.


산수유도 피고 벚꽃도 피어있는 연못.....돌멩이 하나 던지면 '쨍그랑'하고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날 것 같다.


연못 밖 세상 보다 연못 속 세상이 더욱 더 아름다운 곳....안압지의 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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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들이 꼽는 최고의 야경 촬영지 중 하나인 경주 안압지...

전국 각지의 진사들이 몰려드는 안압지가

바로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안압지 야경 한번 찍어보지 못한 것은

진사의 필수품인 삼각대가 없었기 때문....

 

한동안 나의 위시 리스트 1번에 올라 있었는데

얼마 전 신랑에게 은근 슬쩍...운을 띄웠더니

드디어 삼각대가 내 수중에 들어 오게 되었다...

다름 아니라 생일 선물 ....캬캬.....

 

택배로 삼각대를 받아보니 기분 하늘 둥둥....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ㅎㅎ"

 

그런데 삼각대에다 어떻게 카메라를 장착하는지도 몰라서 허둥지둥.....

심지어는 스트랩도 끼울 줄 몰라서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진 뒤에야 스트랩도 끼우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방법을 터득한 후

무작정 삼각대를 메고 안압지로 가 보았다.

 

 

6시 40분 정도에 안압지에 도착해서 안압지 전각이 잘 보이는 자리에 가니

흐미....벌써 자리잡고 진치고 있는 진사님들...

제일 좋은 자리를 점유하기 위해

해도 지기 전에 벌써 삼각대를 벌려 놓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장비도 삐까...뻔쩍....

일순간 약간 기가 죽었지만

나도 삼각대를 버텨 놓고 자리를 잡아 보았다.

비록 맘에 드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연습이라 생각하고.....

 

 

아직 7시 14분....

안압지의 야간 조명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전각들의 실루엣 너머로 파란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

명주 푸솜같이 가볍게 흩어진 구름들 사이로 초승달도 이쁘게 걸려 있다.

 

 

7시 30분..... 전각에 야간 조명이 들어왔다.

하지만 아직도 충분히 어두워지지 않아서 조명의 불빛이 약하다.

 

 

7시 50분....조명도 많이 빛이 강해지고

하늘도 적절히 푸르러서 전각의 실루엣이 이쁘게 잘 드러난다.

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도 운치를 더 해 준다.

 

다만 바람으로 인해 연못 물이 흔들려 전각의 반영이 선명치 못하고

오른쪽 전각의 반영이 안 보이는 자리에 자리잡은 것이 못내 아쉽다.

 

 

바로 맞은 편 전각과 그 뒤의 전각들..

이렇게 반영을 이용해서 건물을 짓는 기법은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보다 더 앞선 기법이다.

 

 

7시 53분...

점점 하늘이 어두워지지만 아직도 푸르름이 하늘에 약하게 남아 있다.

 

 

7시 57분이다.

하늘이 많이 어두워져서 전각의 지붕이 잘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하늘이 너무 어두워지니까 아까 제일 먼저 와서

삼각대를 버텨 놓고 있던 진사 부부가 삼각대를 걷고 철수를 한다.

 

 

얼른 그 부부가 진치고 있던 자리로 가보았다...

아.....이렇게 멋진 포인트가 있다니.....

그 분들은 이런 완벽한 구도로 좋은 사진을 얻어서 가셨음에 분명하다.

 

나도 한 컷 찍어 보았다.  8시 7분...

이미 하늘이 너무 어두워서 전각의 지붕이 어둠에 다 묻혔다.

담번에는 빨리 와서 내가 이 자리를 차지해야지....

 

 

이제 8시 10분....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져 주위는 암흑으로 찾아들고

전각의 지붕은 전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나도 다음날을 기약하며 삼각대를 접고 안압지를 나섰다.

 

삼각대와의 첫 만남.....너무나 짜릿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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