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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8 범띠해에 살펴보는 우리 삶 속의 호랑이 39



호랑이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삶 속에 자리해 온 친근한 동물이다.
선사시대부터 오랜 세월 동안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함께 공존해 왔는데
단군신화 속의 사람이 되고 싶었던 호랑이부터
시베리아 등지에 살아남아 있는 백두산 호랑이에 이르기까지
호랑이들은 우리 민족과 더불어 살아왔다고 해도 과연이 아니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호랑이를 그림의 대상으로 삼고 있던 사실은 울산 언양의 절벽에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에서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는 당시의 사냥 모습과 200 여점에 달하는 육지와 바다 동물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어
선사인의 생활과 풍습을 알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유적이다.


  울산반구대 암각화 재현품(국립경주박물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 그림은 널리 알려져 있는 그림인데 여기에는 10 여 가지의 줄무늬 호랑이와 점박이 표범의 모습도 남아 있다.
호랑이들은 마치 사람처럼 앉아서 한가롭게 쉬거나 그물에 잡혀 발버둥 치기도 하고
표범과 무리를 지어 유유히 이동하는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한반도에 등장한 호랑이를 표현한 최초의 예술 작품인 셈이다.



약 2천년전 사람들은 호랑이를 소재로 디자인한 청동제 허리띠 고리(일종의 버클)를 만들어 허리에 찼다.
경북 영천 어은동에서 출토된 가로 20.5㎝ 정도의 이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는 말 모양의 허리띠 고리와 함께 발굴되었다.
마치 스핑크스를 연상시키는 위엄 있고 당당한 모습의 이 호랑이 모양 청동기는 북방계 청동유물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 미추왕릉 지구에서 출토된 토기 뚜껑에도 호랑이 무늬가 새겨져 있다.
호랑이가 고개를 쳐들고 표효하는 모습이 소박하지만 예리한 필치로 묘사되어 있어 무척 현대적인 감각을 준다.



통일 신라 시대의 작품인 호형 토기도 눈길을 끈다.
두 눈을 부릅뜨고 표효하는 호랑이의 모습이 두려워 접근하기 힘든 맹수의 모습이 아니라 어쩐지 친근감이 들어 가까이 하고 싶은 애완 동물과도 같이 보인다.



고구려 무덤 속에는 흰 호랑이 백호가 서쪽을 지키는 사신(四神)의 하나로 등장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
신라시대에도 능묘와 불탑 둘레에 호랑이를 포함한 십이지상(十二支像)이 배치되어 각 시간과 방향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막는 수호신의 구실을 하였다.



조선시대 민간에서는 기쁨을 뜻하는 까치와 호랑이를 익살스럽게 그린 ‘까치호랑이그림’을 정월 초하룻날 대문에 붙였다.
그것은 정월이 인월(寅月), 즉 호랑이 달이기 때문으로, 새해를 맞는 기쁨과 즐거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까치호랑이 그림은 도자기나 민화 등에 잘 남아 있기도 하다.



18세기 조선시대 작품인 이 까치 호랑이 무늬 백자 항아리는 직선의 구연부에서 원을 그리듯 내려오다가 구연부와 같은 크기로 좁아지는 형태이다.
표면에는 까치는 호랑이를 내려다보고, 호랑이는 까치를 마주쳐다보는 '까치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호랑이의 우스꽝스러운 눈짓에 잔득 움츠린 까치의 모습이 재미있다. 
 


19세기 조선시대 작품인 백자 호랑이 무늬 왕사발에서 호랑이는 더욱 대담하게 표현되었다.



날카로운 이빨과 곧추선 털.....그리고 구름 사이를 노니는 호랑이의 날렵한 몸매는 민간 신앙의 대상인 호랑이의 위엄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오랜 옛날부터 호랑이는 수렵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종교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상징물로 표현이 되었다.
선사시대부터 아주 오랜 세월을 한반도의 인류와 함께 공존해온 우리 민족의 상징 동물 호랑이.
지금은 우리 땅에서 그 자취가 사라지고 동물원에서나 그 용맹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어서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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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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