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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7 경복궁 자경전의 아름다운 꽃담 25


  경복궁 침전 동쪽 터에 자리한 자경전(慈慶殿)은
고종 4년(1867년)에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고종의 양어머니가 되었던 조대비(신정왕후)를 위하여 지은 건물이다.   

 

건물을 지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로 소실되어서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고종 25년(1888)에 다시 지은 것이다. 

 

  멀리서 보면 길게 행각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남행각 서쪽에서 여덟째칸과 아홉째칸 두칸이 출입문인 만세문(萬歲門)이다.  

 

 문은 각각 네짝씩 당판문을 달아 여자들이 가볍게 여닫기 쉽게 하였다. 

 

 너른 마당의 오른쪽으로는 협경당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고     

 마흔 네간의 자경전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건물 중앙의 자경전은 대비가 낮시간에 거처하는 공간이고 

 서북쪽에는 따뜻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침방인 복안당이, 동남쪽에는 여름에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다락집 청연루가 있으며
 이어 오른쪽으로 열두간의 협경당이 부설되어 있다.   

 

 자경전의 뒤뜰로 돌아가보면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유리 지붕으로 덧씌운 꽃담이 나오는데 

 

 바로 보물 810호로 지정된 자경전 십장생 굴뚝이다. 

 

 자경전은 왕실 최고의 여자 어른인 대비의 침전이므로 많은 온돌방이 마련되었고
그 방들에서 나온 여러개의 굴뚝을 모아 하나의 큰 굴뚝을 만들었다.
전 벽돌 담장의 일부를 한 단 앞으로 내밀어 생긴 벽 사이의 공간은 연기의 길이 된다.  
 

 굴뚝 벽면 중앙에는 큰 화면을 만들어 여러 모습들을 조형적으로 조각했다. 

 

 이 화면에는 장수를 주제로 삼아  

 

 솔,거북,사슴,불로초등 오래 사는 십장생들을 묘사했다.   

 아래 위로 작은 화면들을 만들어 여러 동물들을 배열했는데 학은 장수를, 박쥐는 부귀를,나티와 불가사리는 악귀를 막는 의미이다.
이 굴뚝은 나이 많은 여주인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한 폭의 정교한 벽화라고 할 수 있다.  

 

 뒤뜰에서 나와 서쪽으로 난 출입문으로 나오면 주황색 벽돌로 축조한 꽃담에 눈길이 가는데  

  담 내벽에는 만수의 문자와 격자문, 육각문, 오얏꽃 등이 정교하게 장식되었고,
외벽에는 매화, 천도(天桃), 모란, 국화, 대나무, 나비, 연꽃 등을 색깔이 든 조형전(造形塼)으로 구워 배치하였다.

 

조선 시대 꽃담의 높은 수준을 사진으로 살짝 감상해보면.....   

  

 

 

 

 

 

 

 

 

 

 선왕이 승하하여 왕세자가 보위에 오르게 되면 왕의 모후인 대비는 자연히 대비전으로 물러앉게 되는데
 나이 많은 대비가 일반적이었겠으나 때로는 스물대여섯 나이에 대비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밖으로는 화려해 보이나 내적으로는 외롭기만 했던 대비들의 시름을 달래주고
그녀들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아름답게 치장하였을 꽃담.
자경전의 주인은 이미 가고 없으나 지금도 꽃담은 그 자리에서 고고한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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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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