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시내에서 신경주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충효동은 기와집을 비롯해 오래 된 주택이 많은 

경주 시내와는 달리 고층 아파트들이 빼곡이 들어선 신주택단지이다.

서라벌대학과 경주대학이 있는 대학가이기도 한 이곳은 맛집도 많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충효동 끝자락에 자리잡은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대단지 아파트인 충효 이안을 지나면 듬성 듬성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는 농촌 풍경이 펼쳐지는데

그리 넓지 않은 인공 저수지 바로 옆에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 식당을 처음 왔던 것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한 점심 시간이었는데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식당인데도 식당 전체에 손님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좀 놀란 기억이 있다.

 

 

 

 

 

식당 안에 들어가면 홀 전체로 걸쳐 커다란 창문 밖으로 저수지가 펼쳐지는 시원한 시골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이집의 주력 메뉴는 8.000원 짜리 다슬기탕과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

지난번 왔을 때는 돌솥비빔밥과 함께 주는 다슬기탕을 먹었는데

다슬기탕 국물이 유달리 진하고 고소해서 무척이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다슬기탕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지난번에 먹어보지 못한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을 주문했더니

주문하자마자 강황을 넣어 부친 부추전과 함께 8가지의 맛깔스런 반찬이 베풀어진다.

 

 

   

 

   

 

  

 

  

 

 

반찬은 전체적으로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보기에도 깔끔하고 먹어보면 간이 잘 맞는 편이다.

반찬 중에서도 무쌈과 명태껍질 무침이 특히 인상적인데

명태 껍질 무침은 양념에 무쳤는데도 바삭함이 그대로 살아 있어 계속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어 준다.

 

 

 

 

이윽고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돌솥에 담긴 홍합비빔밥이 나왔다.

 

 

 

 

새싹, 팽이, 김, 김치를 비롯한 각종 나물들이 돌솥 안에서 함께 지글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스윽 고인다.

 

 

 

 

홍합이 어디 갔나 하고 살펴보니 나물 아래 꼭꼭 숨어있기에 몇개를 집어서 돌솥밥 위에 올려 놓아본다.

 

 

 

 

이 얼마만에 먹어보는 홍합비빔밥인가......큼지막한 홍합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동하게 한다.

 

 

 

 

뜨거운 돌솥에 밥이 눌어붙기 전에 얼른 밥을 비벼야 한다.

한참이나 열심히 숟가락을 돌려 비빈 다음에 홍합과 함께 비빔밥을 한숟가락 푹 떠서 사진을 찍어본다.

 

 

 

 

비빔밥은 간이 잘 맞고 홍합 또한 입안에서 부드럽게 잘 씹힌다.

돌솥에 비벼 먹으니 음식이 다 끝날 때까지 따끈하게 먹을 수 있으니 좋고

제일 마지막 비빔밥은 살짝 누룽지가 되어 눌어붙어있는지라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먹으니 그것도 먹을만 하다.

 

 

 

 

다슬기탕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홍합비빔밥을 시켰는데 이렇게 곁들인 국으로 다슬기탕이 나오니 더욱 반갑다.

다슬기탕만을 시켰을 때보다 살짝 양은 적지만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밑에 가라앉은 다슬기와 채소를 함께 숟가락으로 퍼올려 한입 먹어본다.

와......! 역시나 다슬기탕은 이곳 시골풍경 식당의 다슬기탕이 최고인 듯 하다.

홍합 비빔밥 맛도 그런데로 괜찮았는데 곁들여진 다슬기탕이 본 메뉴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창 밖으로 보이는 저수지와 시골풍경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는 맛집 시골풍경.

신경주역을 통하여 경주 여행을 오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소박한 맛집으로 소개해 드린다.

 

 

여기에 올려드린 제품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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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샤워를 하고 부산을 떨어본다.
여느 토요일 같으면야 밀린 잠을 보충하려고 이불 속에서 밍그적거리기가 일쑤겠지만
오늘은 지인 몇사람과 부산 금정산성 트레킹을 하기로 약속되어 있는 날인지라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후 들고다니기 가벼운 NEX-5를 배낭에 챙겨넣고 집을 나선다.

여기저기 다니길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그동안 산에는 제대로 올라본 적은 없었는데
평소에 특별한 운동도 하지 않고 숨쉬기 운동만 열심히 해왔던 구제불능 저질 체력으로 인해
그리 높지 않은 동네 산이라도 조금만 오르면 금방 헉헉거리다 중도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필자인지라 지인들이 금정산에 가보자고 했을 때도 물론  단호히 거절했다.
"아......난 등산 정말 싫어하거등....올라가기도 힘들고 내려오기도 힘들어서....."하니
금정산은 케이블카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완만한 산등성이를 산책하듯 걸으면 되는 트레킹 코스라고
어린아이들도 쉽게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산 위에서 부산 시내가 훤히 보여 너무 좋은 곳이라고 한다.
부산 시내가 훤히 보인다는 말에 혹한 필자.
"그래? 힘들여 높이 올라가야 하는게 아니라면 한번 가보지 뭐......부산 전경도 사진 찍을 겸....."

금정산에서 내려보며 부산 전경을 찍을 것을 생각하니 출발부터 기분이 좋아진 필자.
황성공원에서 지인들을 만나 차에 태우고 네비게이션을 금강공원 주차장으로 찍은 후
가벼운 마음으로 차를 고속도로로 올리니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도로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잘 뚫린다.
요즘 대세인 나가수 노래를 모두 같이 흥얼거리며 운전하기 한시간 여.
금강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아직 오전인지라 주차할 공간도 넉넉하다.

 




부산 시민이 자랑하는 금강공원에 들어서니 입구부터 싱그러운 숲이 등산객들을 반기고 
입구에는 이렇게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 송상현과 함께 동래성을 지키다 순절한 분들의 유해를 모신 '동래 의총'도 만날 수 있다.





좀 더 쉽게 산에 오르기 위해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한다.
금정산 케이블카는 '로프웨이'라고 하는데 케이블카라는 이름보다는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이 든다.
요금은 편도는 3,500원 왕복은 6,000원이다.




로프웨이를 타고 아래에 펼쳐지는 부산 전경을 멋지게 담어보려 벼르고 왔건만.....!
아침부터 도시를 감싸고 있던 안개는 당최 걷힐 줄 모르고 저멀리 부산 전경은 고사하고 발 아래 건물조차 희미하고 몽롱하다.




로프웨이 스테이션 바로 앞에 보리밥집이 있기에
아직 점심 먹기는 이른 시간이지만 브런치(?)로 보리밥 한그릇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5,000원 짜리 보리밥을 받아들고 보니 꽁보리밥에 가까운 수준의 밥이 카다란 그릇에 담겨져 나왔다.




콩나물, 취나물, 무나물, 열무 김치, 파김치 등을 보리밥에 올란 후 된장찌개 두어 숟가락 놓고 슥슥 비벼먹으니 가히 꿀맛이다.




보리밥으로 배를 불리고 자판기 커피 한잔 나눠 먹은 후 본격적으로 산길을 걷기 시작한다.
해가 나지 않고 흐린 날이라 사진 찍기에는 조건이 좋지 않지만 대신 자외선이 강하지 않을 것 같아 조금 안심이 된다.


                                                                                  지도를 클릭하시면 더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적 215호인 금정산성(金井山城)은 총 길이가 17,336m에 면적은 약 251만평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의 산성이다.

성곽은 내.외성으로 되어 있고 성벽은 1.5~3m로 쌓았으며 동,서,남,북 네곳에 성문을 거느리고 있다.




금정산에 언제 처음으로 성을 수축하였는지 문헌상으로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인 조선 숙종(肅宗) 29년에 축성된 것이라고 한다. 




남문을 지나니 다시 돌로 덮힌 평탄한 산길이 시원하게 뻗어있다. 그야말로 노인들도 걸을 수 있는 무난한 코스이다.
 



산길이라기보다 공원 산책로 같은 길을 한참이나 걷다보면 이렇게 조그만 연못도 보이고......




숲길 좌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는 커다란 식당들도 있는데 폐업해서 버려진 식당들도 간간이 보인다.
산길을 한참 가다보니 느닷없이 도로가 나오고 버스가 사람들을 토해놓는다.
산꼭대기로 올라오는 버스라니.....! 이런건 정말 부산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까?
버스가 오가는 길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니 갑자기 오르막길이 나타나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니 등에는 금새 땀이 흘러내린다.

 



한참 오르막을 오르니 다시 문하나가 나타난다. 문의 이름은 동문이라고......




동문의 홍예 아래로 보이는 숲이 나무 아름답다. 가을에 오면 정말 경치가 좋은 것 같은 금정산성이다.





동문 아래에는 마침 금정산 막걸리 축제가 벌어지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금정산의 명물 '산성 막걸리' 시음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줄만 서면 모두 산성 막걸리 한잔씩 얻어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필자는 비주류인지라 아쉽지만 그냥 통과......




동문을 지나서도 한참이나 솔숲이 우거진 산길의 연속이다.
가도가도 소나무숲......비슷비슷한 풍경인지라 사진 찍기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느긋하게 산길에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며 걸으니
새소리도 잘 들리고 공기도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한시간을 그렇게 걸었다.....사진도 안 찍고 묵묵히.....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걸어오다보니 사방이 탁 트인 지대가 나타나고 너무나 멋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쉬다가 걷다가 하며 천천히 걸어왔더니 로프웨이 스테이션에서 이곳까지 거의 2시간이나 걸렸다.
높이 올라가거나 험난한 코스가 거의 없지만 방대한 넓이의 산성을 끼고 걷는 코스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산의 정상이 가까워지니 예사롭지 않는 바위들이 줄줄이 눈앞에 펼쳐진다.






돌을 떡 주무르듯 뭉쳐서 올려놓은 듯한 바위들.




저멀리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바위들.




톱으로 잘라낸 듯 넓고 반듯한 바위들이 이리저리 포개어져 있는 기이한 모습을 보니
금정산이 그저 동네 뒷산인줄 알고 올라온 필자가 그만 부끄럽게 느껴진다.





산성 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보니 저 아래 부산 시가지가 다 보였고 자세히 보니 해운대 앞 바다도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카메라로 찍어보기도 했지만 엷게 끼인 안개 때문에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삭제해버려야 했다.





안개가 끼어 시계가 불분명하니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렴풋이라도 보이는게 어디냐.....
언젠가는 맑고 청명한 날 올라 제대로 된 사진 한번 찍어보리라.....하며 다음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산 위에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정말로 여유로워보인다.
이런 맛 때문에 사람들은 힘든데도 불구하고 산으로 산으로 올라오는건가 보다.




 

북문을 지나면 해발 801m의 고당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북문에서 빤히 보이는 고당봉까지는 올라가야 금정산을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을 걸어온지라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돌아서는 길을 택하기로 한다.





고당봉을 가려면 우리 일행처럼 금강공원에서 시작하지 말고 범어사를 통해서 바로 올라오는 길을 택하는 것이 더 좋을 거 같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산성 위에 앉아 작은 휴식을 취하는 노부부들을 만나기도 하고
동문 근처 술숲에서 친구들 몇명밖에 없는 관중 엎에서 열심히 연주하는 대학생들의 어쿠스틱 기타 콘서트도 한참이나 듣고......
쉬며.....놀며.....걸어서 로프웨이 스테이션까지 오니 시각이 어느덧 다섯시.
금강공원에서 남문, 동문을 지나 북문까지 트레킹하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여섯 시간 남짓 걸린 셈이다.
등산을 자주 다녀 근육이 많이 단련된 지인도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고 하고 필자 또한 살짝 무리한 듯 하나 기분만은 한없이 좋다.




로프웨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오며 보니 아침보다는 안개가 많이 걷히었다.
완전히 선명하지는 않지만 아침보다는 시계가 확실히 많이 트여 저멀리 전경까지 제법 잘 보인다.






처음으로 올라보았던 부산 사람의 마음의 고향 금정산.
비록 금정산성 전체를 다 돌아보지도 못했고 고당봉 바로 직전에서 발걸음을 돌리긴 했지만
도시 한가운데 있는 금정산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고

동네 바로 뒤에 마음의 고향과도 같이 아름다운 산을 가진 부산 시민이 또 한번 부럽게 느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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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8월은 연꽃의 계절이다.
경주의 연꽃은 예전부터 서출지가 가장 아름다웠는데
몇년전부터 안압지 주변에 연꽃단지를 조성하고 수백만본의 연꽃을 심은 이후로는
경주를 찾는 이들이 빠지지 않고 꼬옥 들리는 명소가 되었다.
선덕여왕, 동이, 김수로 등의 사극 촬영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신라 궁궐터 반월성,
신라 왕실의 동궁이자 최고의 야경 촬영지인 안압지, 첨성대, 대릉원,최씨고택 등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제일 중심 위치에 있는지라 더욱 인기가 있다.


2010년부터는 경주 한여름꽃축제가 연꽃단지를 비롯하여 반월성 앞 너른 초지에서 열리게 되니
여름에 경주를 찾으시는 분들은 연꽃, 황화 코스모스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다양한 여름꽃들을 한자리에서 보실 수 있어 일석이조이다.



꽃자랑은 각설하고...오늘은 연꽃단지와 반월성 꽃단지 인근에 위치한 식당을 소개할까 한다.

적당한 가격의 불고기와 비빔밥이 주 메뉴인 이 식당은 연꽃단지 바로 건너편에 있어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며 연꽃단지와 반월성을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음식 또한 정갈하고 맛있어서 필자가 자주 들리곤 하는 집이다.




이집의 대표 메뉴 궁중비빔밥을 시키면 이렇듯 푸짐한 한상을 받을 수 있다.



반찬은 아삭아삭한 샐러드,



달콤하고 짭쪼롬한 멸치 무침,



갓버무린 겉저리 김치,



큼지막한 깍두기,



짭쪼롬하니 맛나는 고추 장아찌,



열무 김치,



여름엔 그저 그만인 시원한 오이 냉국,



베물면 아삭 소리가 들리는 고추 무침 등...모든 반찬이 다 맛갈스럽다.




색깔도 이쁜 각색 나물들은 넓직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져 나오니



쳐다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 간다.


비빔밥이 상 위에 올려지자말자 다짜고짜 밥을 푹 떠서 비빔밥 그릇으로 투하를 한다.




그리고 고추장 넣고 , 된장 두어 숟가락 떠 넣고....
마구 마구 스윽스윽 비벼서 허겁지겁 입 속으로.....
양이 많은데도 한숟갈도 남기지 않고 다 먹고 나니 배가 너무나 부르다.

화려한 연꽃들을 눈으로 보고 즐긴 뒤에 먹는 정갈한 비빔밥은
얇은 주머니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그만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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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 다녀오고 복직해서 직장 생활 잘 하고 있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곧 결혼 한다고...그동안 잘 대해 주신 것 감사하다고 그러며 한 턱 쏜단다.
좋아하는 후배의 결혼 소식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날을 잡고 약속 장소에 나갔다.
첨성대에서 최부잣집 가는 길 오른편에 자리잡은 양지 식당. 

 식당에 도착해서 식당의 외관을 본 나는 약간 어이가 없었다.
이런 넘이 있나....
나는 그 친구가 군대 잘 다녀오라고 거창한 곳에서 밥도 사주었는데
이런 허름하기 짝이 없는 곳으로 하늘같은(!)  선배를 부르다니....
여자들이란 밥맛보다 분위기가 최고인데....
남자들이란 역시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며 식당의 문을 밀고 들어섰다. 

내부는 그나마 조금 나았는데 식당의 방문 위에는 불국사, 반월성....등 유적지의 이름이 그대로 붙어 있었고
경주 유적지의 사진 작품들과 토속적인 실내 장식품들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다.
메뉴는 손칼국수와 콩나물밥인데 후배 말로는 콩나물밥이 아주 맛나단다. 

기다리면서 먼저 나온 시원한 물김치를 숟가락으로 한 숟갈 떠먹어보니 상큼한 맛이 온 몸에 전해진다. 

 

이윽고 나온 콩나물밥...색감이 너무 먹음직스럽다.
당근,미나리,팽이버섯,김채....색색의 잘 썰어진 야채가 콩나물밥 위에 곁들여져 있었다.
특이한 것은 쌈장이이었는데 보통의 비빔밥 쌈장처럼 고추장이 아니고
붉은 고추를 잘게 다져서 갖은 양념으로 되직하게 버무린 양념장이었다. 

식욕을 돋구는 고명들의 아름다운 색감에 반한 우리는 양념장을 넣고 마구 마구 비벼대었다. 

 잘 비벼진 콩나물밥.
콩나물 위에 곁들인 야채가 다 생채이어서 신선할 뿐 아니라
고추장이 아닌 특유의 고추 다데기로 비빈 것이라서 맛이 정말 상큼하다.

 배 부르게 먹고 즐겁게 얘기도 나눈 후 기분좋게 식당 문을 나선 나.
허름한 식당으로 날 불러낸 후배 녀석을 너그러운 맘으로 용서해 주기로 하고
단골집 목록에 이 식당을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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