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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6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 '루왁'을 마셔보니... 36


 

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의 명연기가 돋보였던 휴먼 코미디 영화 '버킷 리스트(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

죽음을 앞에 둔 영화 속 두 주인공이 한 병실을 쓰면서 자신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병실을 뛰쳐 나가 이를 하나 하나 실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중에서 잭니콜슨이 즐겨 마시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루왁 커피'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이 영화를 통해 루왁 커피의 희소성과 독특함이 대중들에게 어필되면서 그 가치는 더욱 상승되었다.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커피로 알려진 루왁 커피(Kopi Luwak).

코피(Kop)는 인도네시어어로 커피를 이르는 말이며 루왁(Luwak)은 말레이 사향고양이를 뜻하는 단어이다.

사향고양이 루왁은 곤충, 파충류, 과일..... 등과 함께 커피 열매를 먹이로 먹는데

커피 열매가 사향고양이의 소화 기관을 거치는 과정에서 외피와 과육이 제거되고 커피원두만 배설되게 된다.

사향고양이 위 속의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해서 커피의 향미를 더해주어 가장 자연스러운 맛을 내게 되는데

배설물에 섞여나온 커피 원두는 세척 과정을 거치고 커피의 복잡한 향을 잃지 않을 수준에서 가볍게 볶아진다.

 

예전에는 사향고양이가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배설을 하는 특정 장소를 찾아 배설된 커피 콩을 수집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 사향고양이를 사로잡아 커피 열매를 먹여서 배설을 하게 하여 그 커피 콩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아라비카 루왁 원두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생산되고

고지대의 그늘을 싫어하는 사향 고양이가 아라비카 커피 농장 주변에는 잘 서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배설물을 자연 상태에서 수확하기가 힘들어서 한 농가의 수확량이 1년에 1~3kg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귀하다고 한다.

자연상태의 사향 고양이가 아라비카 커피 농장을 다니면서 그 열매를 먹고 만들어준 아라비카 루왁 커피 원두는

시중에서 100g에 3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고 커피 전문점에서는 한잔에 5만원 내지 십수만원까지 홋가한다고 하는데.....

 

 

 

 

말로만 듣던 세계 최고의 커피 루왁 커피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직접 공수한 아라비카 루왁 원두를 선물로 받은 것.

 

 

 

 

사향 고양이를 양식하는 커피 농장에서 생산한 양식 '아라비카 루왁 커피'.

현지 커피 농장까지 직접 가서 구입한 제품이라서 100g에 4만원 정도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고 한다.

 

 

 

 

조심스럽게 포장을 벗기니 작은 비닐팩에 든 커피 100g이 나타난다. 100g이라길래 좀 될 줄 알았더니 정말 양이 적어도 너무 적다.

 

 

 

 

비닐봉지에 든 원두 전부를 큰 접시에 부어 가지런히 펴 보았더니 접시 하나도 제대로 덮지 못 하는 양이다.

 

 

 

 

원두 100g은 커피 잔으로 10~12잔 정도밖에 안 나오는 양이라고 한다.

 

 

 

 

원두를 자세히 살펴보니 동글동글하고 탄력이 있어 보인다.

천연 루왁 원두의 맛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살짝 볶았기 때문인지 원두가 색도 상당히 연한 편이다.

배설물 속에 파묻혀 있던 원두라 혹시나 나쁜 냄새라도 나지 않을까 하고 주의깊게 향을 맡아보니

나쁜 냄새는 커녕 깊은 커피향이 콧 속으로 전해진다.

 

 

 

 

원두 한줌을 커피 그라인더에 넣어보았다.

브라운에서 나온 이 커피 그라인더는 거의 15년 이상 쓰고 있는 제품인데 스위치를 누르면 순식간에 커피 원두를 분쇄해 준다.

손으로 돌려서 커피 원두를 분쇄하는 핸드밀에 비해서 분위기는 덜 하지만

초고속 분쇄로 인해 원두 입자가 고르게 갈리고 빨리 분쇄되어 바쁜 현대인들의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분쇄한 커피 원두를 그라인더에서 덜어내어 커피 필터에 조심스럽게 옮겨 담은 후

 

 

 

 

커피 메이커의 전원을 켜니 금방 진한 커피향과 함께 검은 색의 커피 추출액이 아래로 조로록~~ 흘러내린다.

 

 

 

 

매일 마시는 커피지만 오늘은 비싸기로 이름난 루왁 커피를 맛보는 특별한 날이니

호기심으로 인해 기다리는 시간이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참을 기다려 다 추출된 커피를 매일 마시는 커피 머그에 조심스럽게 따룬 후 살짝 그 맛을 음미해 본다.

오......맨처음으로 느끼는 것은 커피 향이 너무 좋다.

커피 맛은 입안에서 깔끔하면서도 구수하고 커피 특유의 신맛이 나는데도 자극적이지 않다.

루왁고양이의 소화 기관을 거치면서 가장 자연스러운 맛으로 가공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표현이 맞을런지는 모르지만 달콤한 쓴맛이 난다고나 할까?

살짝 쓰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서서히 퍼지며 목넘김도 너무나 부드럽다.

 

 

 

 

향이 좋다, 구수하다, 깔끔하다, 부드럽다, 달콤하게 쓰다......

한가지 맛으로 형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울 정도로 여러가지 맛이 어울려 조화가 잘 되는 루왁 커피.

달콤한 쓴 맛과 깊은 향, 그리고 입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바디감이 다른 커피와 비교가 되는 점인 것 같다.

 

그 희소성과 비싼 가격으로 인해 쉽게 맛볼 수 없던 커피 루왁을 맛보았던 어느 기분 좋은 날.

나도 내 마음의 버킷 리스트에 적힌 '카페 루왁 맛보기'라는 항목을 살며시 연필로 지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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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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