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등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6.08 바다가 그리운 날엔 청사포로 간다 28
  2. 2009.09.21 영덕 구계 항구의 아름다운 등대 풍경 79


 



문득 바다가 그리워 내달린 여행의 끝자락에서 만난 청사포.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최백호의 노래 '청사포'는 부산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 있는 작은 포구이다.
해운대와 광안리같이 세련된 바닷가와는 달리 청사포는 마치 작은 어촌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곳.
양철 지붕집과 오래된 가옥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어깨를 마주하고 있는 청사포는
마치 때 묻지 않은 시골 아낙네의 모습와 같은 포구이다.




마주 보는 방파제 끝에 수려한 모습으로 서 있는 하얗고 빨간 등대는 청사포의 상징과도 같다.
하늘이 맑고 고우면 좋으련만......
멀리서 찾아간 여행자의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하늘은 뿌옇게 흐려만 있다.






방파제에 올라 하얀 등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 본다.
요즈음 많은 등대들이 저마다 특이한 모양새를 자랑하곤 하지만 역시 등대는 이렇게 단순하고 깔끔한 모양의 등대가 좋다.
 



방파제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고 있으니 갑자기 바다 가운데서 일어난 해무가 달맞이고개 쪽으로 밀려오는 것이 보인다.
 



바다 가운데서 밀려온 해무는 순식간에 맞은편 포구가 안 보일 정도로 뿌옇게 청사포를 덮어버린다.

 



해무는 바로 지척인 건너편 빨간 등대도 뿌옇게 보일 정도로 청사포 전체를 휩싸더니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서서히 걷히면서 따스한 햇살이 바닷물을 비추기 시작한다.

 



해무가 서서히 물러가니 방파제 양쪽의 등대는 다시 원래의 생기를 되찾는다.




다시 생기를 찾은 포구 안으로 가까운 바다로 나갔던 낚싯배들도 기분좋게 파도를 가르며 포구로 돌아온다.




등대 바로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니 해무가 물러간 하늘은 눈이 아프도록 짙푸르다.





비록 등대지기가 아니더라도 저 아름다운 등대의 문을 통하여 위로 올라가
이마에 손을 올리고 망망대해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푸른 모래의 포구'란 뜻의 '청사포(靑沙浦)'이지만 최백호의 노래에서처럼 푸른 모래는 이곳에서 만날 수 없다.




청사포의 명칭에는 이런 전설이 전하는데.......
아주 먼 옛날 금슬 좋은 한 부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남편은 고기를 잡으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슬픔에 잠긴 아내는 매일같이 남편을기다리던 해안가 바위에 올라 목 놓아 울었다.
이를 딱히 여긴 동해 용왕이 푸른 뱀의 형상으로 나타나 아내를 남편에게 데려다주었다.
이후 마을 이름은‘푸를 청(靑)’,‘ 뱀 사(蛇)’를 써 청사포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 이름에 뱀이 들어가는 게 좋지 않다며 ‘모래 사(沙)’를 써‘푸른 모래의 포구’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푸른 모래는 없지만 청사포의 물결은 유난히도 짙푸르고 
발 아래 포구에는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여 퍼렇게 멍이 든 물결만이 오늘도 변함없이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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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도시에 살아왔던 이유일까..

바다는 언제나 나에게 그리움이 된다.

한동안 의자에 앉아서 고개만 들면 동해 바다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지냈는데
그 때 바다는 시시각각 그 물빛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는 늘 눈을 떼지 못 했던 생각이 난다.





바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태양과 구름, 바람의 세기에 따라 매일 매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바다는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더 드라마틱한 얼굴로 바다에 선 사람을 맞이하는데

특히 태풍이라도 쳐서 바다가 뒤집히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바다로 나가 남의 집 처마 밑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든지
아니면 바다 위 높이 선 절벽 위에 차를 세워두고 폭풍으로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을 간신히 잠재우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경주도 바다를 포함한 도시라 감포 바다에 종종 나가기도 하지만
도시 중심에서 바다까지는 제법 거리가 멀기에 이전보다 바다에 나가는 일이 적어졌는데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한구석에 남아 있기 때문일까.
답답하거나 힘이 들 때에는 차를 몰아 동해안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부산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
몇년에 한번씩은 겨울이 되면 끝까지 달려서 그리움을 달래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하고 영덕 구계항까지 달려보았다.

포항, 청하, 장사를 지나 조금 더 북쪽으로 달리면 오른쪽에 나타나는 조그만 항구.
세개의 등대가 서 있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운 곳인데
빨간 등대 , 하얀 등대가 잘 어우러진 구계항의 풍경을 사진으로 소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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