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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7 담뱃불이 태워버린 아름다운 소금강산 45





마치 '금강산을 옮겨 놓은 것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경주 '소금강산'.

4월 10일, 소금강산 줄기 보문단지 진입로에서 시작된 불은 사흘 내내 타들어가
아름드리 나무들이 우거졌던 소금강산 10ha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관련글: 경주 보문단지에 산불 났어요!




산불 진화가 완전히 마무리 되고 타버린 북천 강변의 나무들도 정리가 된 휴일 아침에 산불 현장을 다시 찾아보았다.


벚나무와 소나무로 장관을 이루던 보문단지 입구 소금강산은 새카만 숯산으로 변해버렸다.


산불이 난 곳은 산 속 깊은 곳도 아니고 바로 보문단지 진입로 도로 변이다.


운전자들이 무심코 창 밖으로 집어 던진 담배 꽁초 하나가 불씨가 되어 사흘 밤낮 타올랐던 것이다.


소나무는 화기에 약하여 조금만 불기운이 스쳐도 금방 다 말라버리는데
이 소나무들은 아예 밑둥치부터 새카맣게 타버렸다.


도로변에서 시작한 불은 소금강산 산등성이로 타올랐고
 맞은 편 북천 강변의 나무들을 모두 태우고 강 양쪽의 갈대밭도 모두 태워 버렸다.


가을날 보문을 찾는 사람들에게 멋진 추억을 남겨주던 갈대밭은 재만 남았다.


산책로의 돌들도 새카맣게 그을리고


작은 나무들은 물론....


십여년 이상 애써 가꾸어 왔던 나무들이 숯덩이인 채로 나뒹굴고 있다.


아예 다 타버려 밑둥치를 베어버린 아름드리 나무들도 부지기수.


완전 숯화석이 된 나무도 보인다.


이런....내가 산책할 때 앉아서 쉬곤 하던 나무 벤치도 시커멓게 그을렸다.
 

산책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도 예전처럼 밝아보이지 않는다.


휴일을 즐기러 보문단지로 가는 사람들은 입구에서부터 얼굴이 찌푸려질 듯...


그나마 그을린 돌과  흙 사이에서 생명력 강한 풀들이 머리를 밀고 올라오고는 있지만....


다시 예전처럼 울창한 숲이 되려면 적어도 30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담뱃불을 던진 그 운전자는 자신이 던진 담배가 소금강산을 새카맣게 태워먹은지 알고나 있는지....




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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