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 사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11.08 80년간 숨어있던 힐링 명소 양산 법기수원지를 가다 17


이웃블로거의 포스트를 통해 최근에야 개방된 아름다운 수원지가 양산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로 경남 양산시 동면 법기리에 위치한 <법기수원지>.

일제강점기인 1927년에서 1932년까지 5년여에 걸쳐 만들어진 이 수원지는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 없다가

2011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개방되어 80년간 감추어졌던 수원지의 비경을 비로소 드러내게 되었다고 한다.

양산IC에서 빠져나와 양산대학 교차로를 거쳐 양산시 동면 법기리에 위치한 법기수원지 입구에 이르니

수원지 안에는 전혀 주차시설이 없으니 입구 도로 한쪽에다 차를 주차하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아직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주말인데도 그다지 차량이 많지 않아 비교적 수월하게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수원지 입구에 들어서니 아름드리 히말라야시다 나무와 함께 하늘을 찌를 듯한 편백나무 숲들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들어서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압도하는 쭉쭉 뻗은 나무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수림지 내 나무는 7종에 총 644그루라고 하는데 그중 59그루의 히말라야시다와 편백나무 644그루가 가히 압권이다.

 

 

 

 

좌우로 사열하듯 늘어선 아름드리 나무들은 모두가 수원지 조성 당시에 심겨진 나무들로

수령이 거의 80년 ~ 130년 정도라는데 대부분 아주 잘 자랐다.

 

 

 

 

편백나무숲 끝부분에는 별장처럼 아름다운 집이 한채 서 있어 가까이 가 보니 화장실이다.

예전에는 직원들의 관사로 쓰였던 집이었지만 지금은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화장실로 개조했다고 한다.

 

 

 

 

편백나무 숲 사이로 드리우는 오후의 나무 그림자가 너무 따스해보여 선뜻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속 숲에 머무르며

나무로부터 뿜어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어마시니 절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듯 하다.

 

 

 

 

편백나무숲 옆에 다른 나무가 일열로 심겨져 있기에 자세히 보니 추자(호두)나무이다.

편백나무와 추자나무 아래에는 예쁜 모양의 벤치도 많이 놓여 있어 

지친 다리도 쉬어가고 도란도란 얘기도 나눌 수 있어 너무 좋다.

 

 

 

 

댐은 편백나무숲 옆에 자리잡고 있는데 총 길이 260m에 높이 21m로 흙을 쌓아 만들어진 댐이다.  

지금으로부터 86년전인 1927년 12월 20일자 동아일보에는 양산 법기리 상수원지 기공식 소식과 함께

수몰지 주민의 이주대책과 생계 문제를 거론한 기사가 크게 실리기도 한 것을 보아

그 때에도 이 수원지 댐 공사가 국가적인 대규모 토목공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댐 아래에 서서 위로 서서 보니 계단이 까마득하다.

중앙에서 댐마루를 향해 사선으로 가로질러 놓여 있는 '하늘 계단'은 총 124계단!

80년간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댐에 거슬리지 않게 겸손한 모습으로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다.

 

 

 

 

하늘계단을 오르다 멈춰 댐 마루를 올려다보니 그림같은 반송들이 어서 올라오라고 손짓을 한다.

 

 

 

 

댐마루에 올라 아래를 보니 댐마루 아래 숲들이 한눈에 펼쳐져 보인다.

 

 

 

 

활엽수가 별로 없어 단풍 구경은 별로이지만 풀 한포기에서도 가을 느낌이 난다.

 

 

 

 

댐마루에 오르니 수원지의 물보다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댐마루 여기저기에 서 있는 법기반송들이다.

 

 

 

 

반송은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땅에서부터 '여러 갈래의 줄기로 갈라져 쟁반처럼 자란다'하여

'소반(쟁반) 盤'을 사용하여 '반송(盤松)'이라고 한다.

 

 

 

 

법기수원지 둑마루에는 7그루의 반송이 있는데 호수와 어우러져 그 자태가 일품이다.

일제강점기 시기에 수원지댐 건설 당시(1927~1932)에 옮겨 심어 수령은 약 130년이다.

이 반송을 옮겨심을 당시 벌써 나무의 수령이 50년 이상 되어서 어른 20명이 목도하여 댐 위로 옮겨심었다고 전한다.

 

 

 

 

구불구불 너무나 잘 자란 반송들은 그 가지를 옆으로 마음껏 뻗고 있어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갈 때는 머리를 숙여서 가지 아래로 지나야 하는데 그것 또한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반송 앞으로 펼쳐지는 수원지는 폭은 그다지 넓어보이지 않는데 건너편 산들과 어울려 너무 고즈녁하다.

 

 

 

 

맑디맑은 호숫물에는 건너편 산들이 그대로 담겨 있어 은빛 물결과 함께 가을산들이 미소짓는 듯 하다.

 

 

 

 

 

 

 

수원지 호수 우측면에 연하늘색 탑 하나가 서 있어 다가가 보았다.

 

 

 

 

가까이 가보니 취수탑이다. 이 취수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오래 된 탑이라고 한다.

 

 

 

 

약간은 아쉬움이 남지만 법기수원지의 관람 코스는 여기까지가 끝이다.

전체 680만 평방미터 중에서 댐과 수림지 2만 평방미터에 한하여 전격적으로 개방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구역은 수원지 보호를 위해 개방이 제한되었다고 한다.

수원지가 비록 일제의 주도하에 건설되었지만 실제 댐 건설의 주역은 강제 동원되었던 우리의 선조들이다.

근현대의 격랑 속에서 우리와 함께 온갖 풍상을 함께 겪어온 근대 문화 유산이니 잘 보존되어야 할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히말랴야시다도 편백나무숲도 아름답지만 뭐니뭐니해도 법기수원지의 아름다움은

댐마루의 반송과 호수가 어우러져 그려내는 그림같은 풍경이다.

거기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호수를 바라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힐링되는 장소는 없을 것이다.


 Copyright 2013.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