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디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8.20 환상의 터키로 인도하는 튀르크 하바 욜라리 38
  2. 2009.04.25 에어 프랑스! 고장난 비행기를 타라고? 11


인류의 역사가 '드라마'라면 터키는 수많은 주인공들이 오르내린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역사의 주인공들이 흔적을 남긴 터키....
누구나 자기들만의 최고의 여행지가 있겠지만 터키만큼 여행자를 유혹하는 나라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세계사의 축소판, 동서양 문화가 만나 꽃을 피운 인류 문명의 박물관,사람과 신이 함께 사랑한 나라......
다시 가고 싶은 최고의 여행지 터키......

몽골 여행기와 병행하여 환상의 나라 터키 여행기를 함께 진행해나갈까 하니 부디 헛갈리지 마시길 바라며
터키로 향하는 항공기에 살포시 발을 올려 놓는다.





설레임을 안고 오른 터키 항공기에는 '튀르크 하바 욜라리(Tűrk Hava Yollari)'라고 쓰여져 있었다.
아마도 Turkish Airlines 이란 뜻인 것 같은데 어쩐지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듯한 어감이 듣기에 매우 좋았다.
기내에 오르니 스튜어디스들이 자리를 안내해 주었는데 비행기 중간 칸막이 TV 바로 앞으로 좌석을 바꾸어주어서
13시간이 걸리는 운행 시간 내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터키 항공의 스튜어디스들은 얼굴은 뽀얗고 눈화장은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아주 진하게 했고
속눈썹은 모조 속눈썹을 붙여 마스카라를 한 것처럼 아주 검고 길게 컬되어 올라간 전형적인 중동 지역의 미인들이었으며
머리 모양은 대부분 쪽머리인 우리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에 비해 아주 자유로왔다.
올림머리,포니테일,심지어 길게 땋아서 늘어뜨린 머리까지.......
얼마나 이쁜지 마치 인형같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비상구쪽에 앉아있는 스튜어디스들을 흘끔흘끔 쳐다보곤 했다.

우리 나라 사람은 대부분 표정이 없고 무뚝뚝한데 비해 우리나라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은 상냥의 극치를 달한다.
"커피 드시겠습니까?"하는 말도 끝을 과장되게 올려서 발음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심지어는 영어조차도 한국식 스튜어디스 억양으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국제선을 타 보신분은
"What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 을 한국말 "무엇을 마시겠습니까↗~~"와
거의 같은 억양으로 발음하고 있는 우리 스튜어디스들을 만나시게 될 것이다.

거기에 반해서 다정함의 나라 터키의 스튜어디스들은 도리어 잘 웃지도 않고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다소 무섭기까지 해서 그들을 향해 사진 하나 남기지 못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튀르키쉬(터키 사람)들은 지극히 다정하고 친절하지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웃지 않는 진지한 표정으로 있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이륙하고 얼마 안 되니 스튜어디스들이 투명 비닐 팩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받아서 보니 안에는 조그만 치약과 조잡하고 거칠거칠한 작은 칫솔이 들어있고 
구두 주걱(튀르키쉬들은 아직도 구두 주걱을 쓰는 가보다....), 안대(비행기 안에서 뿐 아니라 집에서도 낮잠 잘 때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다소 황당한 길이 30cm정도의 커다란 양말이 한 켤레......바로 수면 양말이다.
이 양말은 발모양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마치 푸대자루를 꿰매놓은 것 같이 생겼는데
13시간 이상 기내에 머물다 보니 기내용 슬리퍼보다 이 양말이 더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스타, 샐러드, 치즈가 함께 나온 터키 항공의 기내식을 먹은 후 한숨 자려고 허리엔 베개를 괴고 담요를 덮고 누우니 기내가 너무 써늘하다.
아까 받은 우스운 수면 양말을 다리까지 잡아당겨 늘려서 신고 담요를 목까지 덮고 누웠는데도 한기가 온 몸을 업습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국인듯한 사람들은 대부분 추워서 담요를 목까지 둘둘 싸서 자고 있는데
튀르키쉬(터키 사람)나 서양인들은 대부분 몸에 열이 넘치는지 짧은 팔 셔츠에 담요도 안 덮고 자고 있다. 

이탈리아 여행 때에 에어컨을 엄청나게 쎄게 틀어놓은 리무진 버스 안에서
하도 추워서 양말 신고 티셔츠에 가디건, 윈드 브레이크까지 입고 차 안에서 지냈던 기억이 생각났다.
고기를 많이 먹고 자라서 그런지 서양인들은 추위라는 걸 모르는 듯 했다.

몸이 차서 에어컨에 지극히 약한 필자는 하는 수 없이 스튜어디스에게 담요를 하나 더 달라고 해서 하나는 다리에서 가슴까지 덮고
또 하나는 어깨에 둘러서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서야 떨지 않고 잠을 청할 수가 있었다. 

한 숨 자고 다시 기내식을 먹고 나니 사람들이 지루한지 웅성거리고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좁은 기내에서 어디 돌아다닐 곳이 있다고 사람들은 복도를 왔다갔다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운동한다면서 계속 좁은 기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두가 제각기 자기 편한데로 다니는 모습이 참 천태만상이었는데
담요를 수퍼맨처럼 어깨에 두르고 휘날리며 다니는 아줌마가 있는가하면 아예 맨발로 기내를 돌아다니는 서양 남자,
초미니에 가슴부분만 가린 탑을 입고 기내에서 주는 양말만 신고 돌아다니는 서양 여자......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일이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비행기에 오를 때 가지고 올라온 터키 신문을 펴 보았다.
내용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신문 전체가 올 칼라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터키 신문의 사진은 야하기가 그지 없었다.
수영복 차림의 광고 사진은 물론이고 상당히 민망스러운 벗은 여자 사진과 만화들이
신문에 여기저기 커다랗게 박혀있어서 나는 약간은 혼란을 느꼈다.

터키는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을 신봉하는 나라가 아니던가......
여자들은 아직도 히잡을 둘러쓰고 다니는 나라인 터키인데.....
도착하기도 전에 터키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과 신비감이 더해지며 이스탄불 공항에 착륙하는 시간이 너무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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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5시에 로마의 Four Point 호텔을 나섰다.

 

7시에는 파리로 가는 에어 프랑스 편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었다.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에어 프랑스에 올랐다.

 

국제선이지만 로마-파리간은 거리가 짧은 노선이라 우리 나라 제주편 항공기 정도의 크기였다.

 

 이윽고 이륙 시간이 되어 비행기는 엔진을 걸고 뒤로 약간 후진하는 듯하더니 한참이 지나도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간혹 가다 쿵 쿵 소리만 날 뿐 도무지 출발하지 않는데 30분 이상 안내 방송 한번 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승객들은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문도 모르고 거의 한시간이나 지루하게 기다렸을까.......

 

안내방송으로 멘트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처음엔 불어인줄 알았다.


자세히 들어보니 영어다...ㅋ


프랑스인들의 영어란 거의 불어라고 느껴질 정도...

 

방송이 나오니 갑자기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아무 말없이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가지곤 모두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일......?


황당해서 방송을 다시 자세히 들어보니 비행기가 고장나서 이륙할 수 없으니 다 비행기에서 내리라는 것이었다.

 

헉....비행기가 고장이라니.....


그런데도 유럽 승객들은 한 마디의 웅성거림도 없이 짐을 내리더니 그냥 질서정연하게 비행기를 나가는 것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모두 조용히 내려서 다시 공항 대기실로 나왔는데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대치할 다른 항공편이 없으니 비행기를 수리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비행기를 고쳐서 타야한다니.....

 

그것도 출발 시각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로......

 

할수없이 공항 대기실에서 노숙자처럼 누워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심심해서 여기저기 돌아 다녀 본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은 지은지 오래 된듯

 

천정에는 여기저기 물이 샌 흔적과 그리 깨끗하지 못한 화장실이나 바닥들.....

 

지은지 얼마 안 되어 깔끔하고 안락한 우리 인천 공항과는 무척 비교가 되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비행기를 기다리느라 별로 면세점 같지도 않은 어설픈 면세점들도 여기저기 돌아보고

 

피자도 시켜먹고, 에스프레소도 한잔 먹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길 거의 일곱 시간....


오후 2시가 넘어섰을 즈음 비행기 탑승 싸인이 났는데 


헉.....고장이 났던 그 비행기를 고쳤으니 다시 타라는 것이다....ㅠㅠ



정말 기분 찜찜했다.


하지만 별 도리 없어서 다시 비행기에 탑승하니


스튜어디스들은 미안한 기색 별로 없이 
씩씩 웃으며 'Re- Hi~' 라고 인사를 한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도 조마조마하기만 한 것이 발끝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한참 날아가다가 "비행기가 고장이오니, 승객 여러분은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시기 바랍니다...!"라는 멘트가 나오지는 않을까..?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 편안히 앉아 쉴 수도 없었지만 


비행기는 더 이상의 사고 없이 이탈리아 영공을 한참 날아가더니 이윽고 알프스 산맥 위로 지나간다.
"

 

지금 내려다 보이는 산은 몽블랑이고 몽블랑의 빙하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고 기장의 멘트도 들려온다.



비행기의 창으로 내다본 몽블랑은 아름답고 고요하게만  보였다.


만년설에 덮힌 산꼭대기와 그 위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의 모습은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었고 경외심마져 느끼게 해주었다. 





로마에서 파리로 가는 동안 경험한 에어 프랑스의 스튜어디스들은

 

정말 우리나라 항공사 스튜어디스들과는 '비교체험 극과 극'이었다.

 

우리 나라 스튜어디스들의 친절함은 가히 세계적인 수준인데 비해 

 

프랑스 스튜어디스들은 친절은 커녕 좌석 사이를 걸어 다닐 때에 얼마나 씩씩하게 걸어다니는지

 

이 여자들이 복도를 쿵쿵거리며 다닐 때마다 비행기의 흔들림이 내 좌석까지 느껴져 불안감까지 줄 정도였다.

 

게다가 승무원실 주변에 서서 얼마나 웃고 깔깔거리는지 조용한 기내가 울릴 정도였고

 

심지어는 장난치며 때리니 도망간다고 좌석 사이를 뛰어다니는 등의 몰상식한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항공사에서 승무원 교육을 시키기는 하는건지......  

 

한국 항공사의 친절한 서비스가 내내 그립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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