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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1 경주 남산 칠불암, 벽안의 여승이 그린 소박한 기와 그림 39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된 경주 남산을 오르면 살아 있는 신라가 그대로 보인다.
혹자는 남산을 오르지 않고는 경주를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는데.....



통일전 방면에서 시작하는 등산 코스를 통해 칠불암을 오른다.




조그만 암자 하나 달랑 있는 이곳을 칠불암이라 부르는 까닭은 바로 이곳에 국보 312호로 지정된 칠불암 마애불상군이 있기때문....
동남쪽으로 향한 큰 바위에 삼존불이 부조로 새겨져 있고

바로 앞에 솟은 사면 바위에 여래상이 한구씩 새겨져 삼존불과 사방불 등 7개의 불상이 새겨져 있다.


관련 상세 포스트 : 경주 남산 7대보물 칠불암 마애조상군과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초보 답사기





마애조상군을 자세히 돌아보고 한숨 돌리며 주위를 돌아보면
좁은 절 마당 울타리에 그림이 그려진 기왓장이 여러장 결쳐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단순하게 그려진 그림들과 그림 옆에 쓰여진 영어.
절에 전시된 기왓장 그림에 영어라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다소 생뚱맞기까지 한데.......



칠불암 마당에 전시된 이 기왓장 그림들은 이 칠불암에서 몇년간 수행했던 헝가리 출신 외국인 효공 스님이 그린 것이다.

효공 스님은 한국 스님의 알선으로 불법에 귀의하였고 10년전 출가하여 한국에 온지는  8년 정도 되었는데

행자 생활을 거쳐 경기도 어느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칠불암으로 오게 된 것이다.

효공 스님은 한국말에 능통할 뿐 아니라 상냥하고 친절하여 칠불암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들 그녀를 좋아했다고 한다.
늘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고 암자에 올릴 기와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던 그녀......

호기심 많은 등산객들이 한국에서의 스님 생활에 후회는 없는지.....고향의 가족들이 그립지 않느냐....이것저것 물으면
부끄러운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기만 하더라는 효공 스님.
모처럼 찾은 칠불암 산행에서 효공 스님이 안 보이기에 물어보니 이제 그녀는 다른 곳으로 수행하러 떠났다고 한다.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효공스님은 칠불암을 떠나고 없지만 그녀가 그린 그림은 지금도 칠불암 마당에 남아 그녀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효공 스님이 남기고 떠난 기왓장 그림을 소개해 올리자면.....







































기왓장 그림들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그녀가 가깝게 느껴진다.
훗날 남산을 오르다 혹 그녀를 만나게 된다면 웃으며 그녀에게 말을건네보고 싶다.
"어디로 가는가?(Where are we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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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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