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몰려드는 여행객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언제나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경주.
경주를 방문하시는 분에는 막상 어디서 식사를 해야 하는지 난처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 비해서 이렇다하게 내놓을만한 유명 맛집은 별로 없는 곳이 경주인지라
이곳에 사는 필자조차 모임이나 외식 때가 되면 '뭘 먹어야 하지?' 하고 고민을 하기가 일수다.
이렇듯 내세울 음식이 별로 없는 경주에 콩고기로 도전장을 내민 채식전문점이 있다기에 찾아보았다.




경주 보문단지 한화 리조트 뒷편 골프장을 돌아 시골길로 한참을 가야하는 곳에 자리잡은 다유(茶由)는
한적하여 좋기는 하나 승용차 없는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엔 위치가 좀 애매한 곳이다.


 

 

넓다란 주차장에 이르러 차를 세워놓고 내리면 황토로 정성스럽게 지은 집이 손님들을 반긴다.
민박과 찻집, 채식요리전문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식당 다유(茶由)의 문을 밀고 들어서본다.




지붕이 그대로 트여져 있는 식당의 내부는 시원한 느낌을 주고
기왓장을 이용해 황토로 쌓아올린 벽은 건강에 좋은 원적외선을 내뿜어주니 좋다.
 



식당 뿐 아니라 찻집의 기능도 겸비하고 있는 다유는 내부 곳곳에 이렇게 다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양식 다기도 있지만 식당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 고유의 다기들이다.
다유에서는 차만 주문해도 되고 식사를 하면 후식으로 차가 제공되기도 한다.


 


다기들 옆에는 이렇게 유기도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다유의 모든 음식은 이렇게 건강에 좋은 유기에 담겨져 나온다.




다유에서 제공되는 메뉴는 많지 않은데  채식전문점 답게 육류는 하나도 없고 모두 채식으로 만들어진 웰빙요리들이다.
콩고기밥과 매운콩 불고기밥이 11,000원, 채과밥이 15,000원 정도이니 식사의 가격은 결코 착하지 않은 편이다.




함께 한 일행들은 콩고기밥과 채과밥 두가지 종류로 나누어서 주문했는데
전에 채과밥을 먹어본 적이 있는 필자는 콩고기밥을 주문했다.
이윽고 네모난 소반에 잡곡밥과 시래기국, 김치, 그리고 일곱칸으로 나누어진 접시에
콩고기 두종류와 단호박, 강낭콩, 샐러드 등이 반찬으로 나왔다.

전체적인 상차림은 아주 정갈하며 먹기 아까울 정도로 정성스럽게 차려져 손님 앞에 베풀어진다.


 


콩고기의 재료인 콩의 단백질 함량은 고기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지라 옛부터 콩을 일러 '밭의 쇠고기'라고 했다는데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섬유질, 미네랄 등의 6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어 현대인에게는 가장 필요한 웰빙 음식이다.




다유에서 만들어진 콩고기는 닭강정, 돼지고기. 쇠고기의 세가지 맛을 낸다고 하는데 
씹어보면 고기와 비슷하기는 하나 진짜 고기와 같은 육즙은 없고 살짝 질긴 맛이다.
전체적으로 좀 심심한 맛이라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사람들이 밥반찬으로 먹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기에 담겨져 나온 잡곡밥은 쫀득하고 맛있으며 함께 나온 시래기국 역시 먹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콩고기밥을 받아들고 먹다보니 맞은편 식탁의 채과밥에 자꾸 관심이 간다. 남의 밥의 콩이 커보이는건가?




채과밥은 밥과 시래기국, 간소한 반찬 세가지, 그리고 큰 접시에 담긴 모둠 채소 한접시이다.
맵고 짜고 얼큰한 식사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사람들인지라 막상 채과밥을 받아들고 보면 
"뭐야......! 수박, 사과, 토마토, 바나나 이런 것을 반찬으로 해서 밥이 넘어가냐?" 하고 황당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한식 식당에서 만나 보기 힘드는 상차림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곤 하는데
다유의 대표 메뉴 채과밥은 채소, 과일, 견과류 등 30가지의 채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웰빙식사이다.




색깔을 잘 맞춰 보기 좋게 담겨진 모둠 채소 접시에는 오미자 소스가 듬뿍 뿌려져나오는데
각종 채소와 과일, 견과류를 오미자 소스에 푸욱 담궈 절여 천천히 먹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눈을 밝게 하여 기를 돋우며 폐와 신장 보호,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오미자 소스와
몸에 좋은 채소 견과류를 함께 먹으니 건강을 위해선 이 아니 좋을 순 없다.

 

 


후식으로는 매실차와 보이차가나오는데 약과와 달콤한 팥인절미가 함께 곁들여지는데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마시는 차나 다과의 맛은 손님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게 한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전원이 펼쳐지는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맛보는 정갈한 채과밥과 웰빙 콩고기.
한국사람들의 입맛에는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생소한 음식들인데다 음식값도 다소 비싼 편이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채식, 웰빙 식사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라고 생각된다.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자주 먹는 고기나 찌개류의 메뉴가 식상하신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한화콘도 뒷편에 위치한 식당 다유(茶由), 경주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드는 웰빙 채식요리 전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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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서 시간이 정지한 듯 조용하고 아담한 시골 마을 영천 자천마을을 지나

보현산 정상의 천문대가 빤히 올려다 보이는 정각리 별빛마을에 이르면

별이 머무르는 곳, 보현산 천문대로 오르는 하늘길이 시작된다. 





‘보현산 하늘길’은 보현산 천문대까지 찻길과 임도로 갈라지는데

별빛마을에서 보현산 천문대까지 자동차로 달리는 천수누림길은 9.3㎞.

온돌의 구들을 캐던 채석장이 있던 임도 구들장길은 보현산 8부 능선의 쉼터까지 5㎞길이다.





아리랑 고개보다 더 꼬불꼬불한 하늘길을 차로 오르다보면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짙어가는 보현산의 수려한 자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천문대에 오르기 전 하늘길은 연이어 S자를 그리며 돌아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환상에 젖어들게 한다.

좌우 길섶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하늘길을 오르는 이들의 눈을 유혹하고 있는데
야생화들의 손짓에 까딱 한눈을 팔다가는 까마득한 낭떠러지로 떨어져 비명횡사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천문대가 있는 정상에 이르면 천문대 부대 시설과 함께 발 아래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끝없이 이어지는 먼산의 능선들은 한폭의 한국화를 연상시킨다.




보현산 천문대는 경북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에 걸쳐있는 해발고도 1,124미터 보현산 정상 일대에 세워진 천문대이다.





국내 100개 산에 대한 청천 일수, 기상 조건, 주변 불빛의 영향 등을 고려한 결과 천체 관측에 최적의 장소로 선택된 보현산 천문대는

국내 최대 구경의 1.8m 반사망원경과 태양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태양플레어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천문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친근하게 맞아주는 곳은 방문객 센터이다.

 



보현산천문대를 찾는 이들을 위한 공간인 방문객 센터에는 조촐한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는데





천체 사진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간단한 기념품을 실비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전시관 한켠에는 이렇게 대형 체중계가 줄지어 서 있는데





지구에서 자신의 몸무게, 달에서의 자신의 몸무게를 비롯해서 목성에서의 몸무게,

태양에서의 몸무게까지 측정, 비교해 볼 수 있어서 호기심 많은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방문객 센터를 지나 멀리 보이는 연구관리동과 숙소동은  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층은 행정지원시설 및 실험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2층에는 연구시설과 관측자 숙소로 이루어져 있다.





천문대에는 이처럼 크고 작은 관측 시설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좋다.


 


전시관의 맞은편에 위치한 소박한 연구동은  태양망원경 관측실이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자꾸만 문을 열었는지 입구에는 '문 열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1995년 이곳에 설치된 태양 플레어 망원경은
태양 활동 영역의 물질 분포, 자기장 변화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연구용 태양관측시설이다.


 


엄청나게 큰 태양 망원경 돔은 개방형(slide roof)으로 레일을 따라 움직일 수 있으며, 관측시에는 망원경이 외부로 완전히 개방된다.
 
  



보현산 천문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단연 <1.8m 광학망원경동>인데 
 4층에 광학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광학망원경동의 바로 옆에 거대한 콘크리트 원반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원반은 광학망원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주경(지름 1.8m)과 크기,모양, 두께가 같은 콘크리트 모형 거울이다. 1994년 망원경 설치 당시 망원경 구동부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주경 대신 이 모형 거울을 부착하여 실험하였다. 망원경 구동부 성능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원래의 주경을 부착하게 됨으로 이 모형 거울의 임무도 끝나게 되어 이곳에 전시하게 되었다.





관측 시설을 제쳐 두고라도 해발고도 1,124미터 보현산 정상에 세워져 있는 천문대를 돌아보면 펼쳐지는 주변 경관이 참 수려하다.





발 아래로 끝없이 이어진 희미한 능선들은  마치 한폭의 한국화 같아서 바라보는 방문자들을 감탄케 한다.





또 천문대가 서 있는 산등성을 돌아가며 이렇게 나무 데크가 이어져 있어

우거진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느긋한 산책도 즐길 수 있으니 웰빙 나들이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보현산 천문대에서 별을 관측하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는 날은 서운하게도 년중 1회에 한한다.

방문객들은 이곳에 오기만 하면 누구나 별을 관측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오기도 하지만
사실 이곳은 일반 시민 천문대가 아니고 대덕연구단지 소속 천문학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천문대와는 달리 일몰 이후에는 차량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차량의 불빛 등은 천체를 관측하는 연구자에게 있어서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1년에 단 한번 개최되는 야간 공개 행사는 영천시에서 주최하는 “영천보현산별빛축제” 때이다.
이때 영천시 홈페이지(http://www.yc.go.kr)를 통해서 신청을 하시면 야간공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일반방문객들을 위한 주간 공개 행사는 4, 5, 6, 9, 10월 네번째 토요일에 실시되어 고 있으니 유념하시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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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16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패서디나(Pasadena)'는 치페와어로 '계곡의 정상'이라는 뜻인데
도시 전체가 야자수와 올리브, 아보카도가 잘 어울려져 경관이 대단히 아름다운 곳이다.
고급 주택가와 각종 연구소, 대학, 미술관,식물원등이 밀집되어 있는 패서디나는 
미서부 문화와 학문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손꼽힌다고 한다. 




1887년 산타페 철도가 개통되자 동부 해안의 부유한 사람들이
남부 켈리포니아의 따뜻한 태양아래 정착하기 시작하였는데
태양을 사랑하는 예술가와 보헤미안들도 이곳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창조력과 부의 결합은 패서디나를 현재의 화려한 문화의 도시로 성장하게 만들어준 밑거름.

도시는 아주 잘 짜여진 계획 도시인데 중심지에는 멋진 건물들이 많고
특히 블록마다 엄청나게 크고 아름다운 바로크풍 교회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주 장관이다.
노턴 사이먼 박물관의 동쪽인 올드 패서디나는 1880년대와 90년대 상업 건물이 늘어선 12개의 블록을 복원하였는데
오래된 벽돌로 된 고풍스러운 시가지에는 레스토랑, 부티크, 카페, 바, 나이트 클럽 등이 늘어서 있고
빅토리아 양식, 스페인 식민지시대양식, 아르데코 양식의 혼합된 건물을 구경할 수 있다.

산 가브리엘 밸리 지역은 명문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을 비롯해
노튼 사이먼 미술관, 헌팅톤 라이브러리 & 정원, 퍼시픽 아시아 뮤지엄 등
볼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박물관을 갖추고 있는 학문적으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교외의 부호들의 대저택들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집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며
일반 주택들도 정원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공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패서디나의 인구는 십여만 정도인데 특히 매년 1월 1일에는 미식축구 결승전인 '로즈볼'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주일간 투숙했던 웨스틴 호텔 바로 옆에는 패서디나 시청이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크풍으로 웅장하게 지어진 패서디나 시청은 1925년 건립한 건물인데 특히 후원이 아름답다.

시청 후원과 내가 묵었던 웨스틴 호텔의 정원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산책하기에 안성 맞춤이었다.

점심 후 약간의 오침을 하고 호텔을 나와 느긋하게 산책을 하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들린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발을 옮기니 많은 사람이 시청 광장에 모여 앉아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고 있었다.
패서디나 시립 오케스트라의 자선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시청 앞 광장에 놓인 의자에나 뒷편 잔디에 앉아 자유롭게 연주를 듣고 있었는데
나도 하얀 포장을 친 자원 봉사자들의 노점에서 간식을 사서 들고 잔디밭에 앉아 편안하게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했다. 

레파토리는 대부분 많이 알려진 곡 위주로 연주되었는데 연주 실력이 아주 수준급이었다. 

시청 맞은 편 다운타운에는 유명한 메이시 백화점이 있고 이어서 아케이드식 상가가 이어져 있었는데
이곳은 LA 젊은이들에게 고급 캐주얼 패션 빌리지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점포들은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고 특히 아름다운 장신구가 많아서 발걸음을 떼어놓기 힘들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쇼핑도 하고 차도 마시며 한담을 나누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중국풍으로 지어진 켈리포니아 주립극장에서는 오페라가 연주되고 있어서 사람들이 줄지어서 입장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미술관 옆 주차장 입구 장식 또한 현대 미술 작품 같은데
특히 패서디나는 헌팅턴 사이츠, 노턴 사이먼 미술관 등 수십 개의 크고 작은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는 문화의 도시여서 
이곳에 머무는 동안 시내의 여러 미술관에서 수준높은 작품을 감상한 것도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이다.



그 중 아시아 태평양 미술관에  들렸을 때의 일이다.
이 미술관에는 중국,일본,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미술품들이 많았는데
미술품의 수준들이 상당히 높았고 소장품 또한 수준급이라 단순한 동네 미술관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 주었다.
인구 13만이 좀 넘는 도시에 이렇게 문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니....정말 부러운 부분이었다.

 

아시아 태평양 미술관의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아시아 태평양의 문화재 중
1층에는 특히 도자기가 많았고 2층에는 서예나 그림이  전시되어있었고
우리 나라 도자기나 서예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어서 내 눈길을 끌었다 

미술 작품을 돌아보던 중 2층 서예 전시실에서 미술관 수업을 하러 온 미국 어린이들을 만났다. 
한 1~2학년 쯤 되는 어린이 20명 정도가 서예 작품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었는데 어린 아이들이 수업 태도가 너무나 진지하였다.
떠들거나 돌아다니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고 모두가 교사의 설명을 눈을 반짝이며 숨을 죽이고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들의 진지한 태도가 너무나 기특해서 나 또한 아이들 옆에 서서 교사의 설명을 경청해 보았는데
특히 인상적인 것은 그날 작품을 설명하는 교사(박물관 직원인가...?)의 태도였다.
중국의 서예 작품을 설명을 하더니 미리 준비한 그림을 아이들에게 내 보여 주었다.
그것은 A4용지에 인쇄된 글자를 애들에게 보여주며 이것이 무슨 글씨일까요...? 라고 묻는 것이었다.
A4 용지 한 장에 커다랗게 그려진 한자(漢字) 한 글자였는데 아주 획수가 복잡한 것이 나도 잘 알 수가 없었다.

교사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은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궁금해 하였는데
그 중 한 아이가 옆에 서서 설명을 듣던 나를 보더니 눈을 찡긋하며 도와 달라는 눈치를 보내는 것이었다.
동양인인 내가 한자를 잘 이해하리라 생각이 들었던가보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글자인지라 난 어깨를 치켜올리며 나도 모른다는 표현을 했다. 

잠시후 교사는 "이 글씨는 How are you 에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너무 놀란 나는 그 글씨를 자세히 보니 붓글씨로 How are you 를 한자처럼 위,중간,아래로 합해서 써놓은 글씨였던 것이다.
아마 영어만 아는 아이들에게 한자 문화를 더 친근하게 접근시키기 위함이었으리라......
그 날 나는 그 교사의 재치와 멋진 수업 준비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박물관 수업을 보면서 놀랐다는 표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도시 패서디나.....
마치 잘 가꾸어진 공원 같은 패서디나의 거리를 거닐며 아늑함과 편안함을 온 몸으로 느껴보니
왜 이 도시가 미국인들의 살고 싶은 도시 베스트에 손꼽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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