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자가 놓치지 않고 보아야 할 것을 하나 들라면 바로 섹시하고 요염한 춤으로 알려진 벨리 댄스가 아닐까.....벨리 댄스는 고대 이집트 벽화에 춤추는 모습이 묘사되어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몸통(belly)과 허리를 흔들거나 비트는 춤은 사막지대에 사는 민족에게 특히 두드러지는데 뛰거나 발장단을 칠 만큼 단단한 지면이 아닌 모래땅에서는 발이나 손의 동작이 제한되므로 발밑을 고정시키고 몸통의 동작에 중점을 두는 춤을 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이집트를 비롯한 중근동 각지에서 흔하게 벨리 댄스를 추어왔었지만 이슬람의 전파와 함께 여성의 노출도가 많은 춤이 경원시되면서 차차 그 화려함을 잃어가게 되었는데 비교적 계율이 엄격하지 않은 터키는 오스만 시대에 전래된 이후로 벨리 댄스의 중심지가 되었다.

예전에는 사실 벨리 댄스를 직업으로 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시베르 잔'같은 가수들이 벨리 댄스를 통해 스타덤에 오르기도 함으로써 현재는 벨리 댄서 지망자들이 많아졌다고.....

 

 

터키에서도 유명한 관광 온천지역인 파묵칼레의 호텔 히에라폴리스에서는 투숙객들을 위한 벨리 댄스 공연이 저녁마다 펼쳐진다. 호첼 정원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한참을 기다리니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아라베스크 풍의 음악과 함께 검은 옷을 입은 댄서가 무대로 등장하였는데 신비감을 주기 위해서일까...? 머리를 검은 두건으로 가리고 입장했다.

잠시 두건을 쓴 채 춤을 추다가 두건을 벗는데 보니 예상보다 미모가 돋보이는 벨리 댄서다. 영화나 TV에서 본 벨리 댄서들은 대부분 살집이 좀 있고 허리가  튼실한 여자들이던데 이 벨리댄서는 허리도 날씬하고 아랫배도 거의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슴이 풍만하고 키까지 큰 아주 바람직한 몸매와 용모의 소유자였다. 

 

 

요염한 몸 동작, 배꼽을 드러낸 아슬아슬한 복장을 입고 골반 아래를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벨리댄스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춤이 아닐까? 무대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멋진 춤을 선보이는 벨리 댄서는 춤추는 내내 관중석을 보고 방긋방긋 웃어주기까지 하니 남자 관객들의 마음이 설레이지 않을 수 없다. 양손에 케스터네츠를 들고 아라베스크 음악에 맞춰 허리를 돌리며 춤을 추는데 우리나라의 아마츄어 벨리 댄서들의 허리만 열심히 돌려대던 댄스와는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달랐다.

 

 

이 댄서는 완전 몸이 각각의 부위 별로 따로 노는 것이었다. 목을 흔들면 몸의 다른 부분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목만 왔다 갔다 하고
가슴을 흔들면 다른 부분은 가만히 둔 채 가슴만 흔들고 배를 흔들면 배 아래 위는 가만히 있고 배만 신기하게 흔들어지는 것이었다.

 

 

벨리 댄스의 절정은 이 댄서의 가슴 흔들기.....신체의 모든 부분은 움직이지 않고 가슴만 요동치며 움직이는데 더 놀라운 것은 양쪽 가슴이 상.하.좌.우로 각각 흔들어지는 것이다. 가슴을 따로 흔드는 이 묘기에서 남자 관객들의 괴성과 함께 우뢰같은 박수가 쏟아졌다...는건 두말하면 잔소리...^^

 

 

무대에서의 공연은 다 끝나고 이제 관객들에게로 댄서가 내려왔다. 이제 부터가 관객 서비스의 시작.....^^ 주로 남자 손님들이 많은 테이블을 찾아가 가슴 흔들기....배꼽 흔들기 들의 기교를 선보인다. 그러면 관객은 팁을 주는데 이 댄서는 받은 팁을 브라 안에 잘 갈무리 해두었다.(주머니가 없으니 가장 안전한 곳인 듯 하다..^^)

 

 

팁을 많이 받은 벨리 댄서......더욱 흥이 나서 케스터네츠를 흔들며 서비스로 배꼽 흔들기도 추가해서 관객을 즐겁게 하는데 남자들은 즐거워 죽을 지경인데 반해 동행인 여자들은 겉으로는 웃고 있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매우 띠꺼워하기도 하고 어떤 여자들은 벨리 댄서가 자기 앞으로 올 때에 남편의 손을 억지로 끌고 일어나 자리를 뜨기도 했다.


벨리 댄서의 독무가 있은 후에는 무대 위로 관객을 불러내었는데 서양과 동양 남녀가 각각 5명씩 불려나왔다. 그런데 서양 여자나 남자들은 제 나름대로 열심히 춤을 추는데 반해 동양인들은 쮸삣쮸삣하면서 수줍음을 타느라고 엉덩이 한번 제대로 못 흔들고 내려오는 것이었다.  유럽인,미국인,동양인.......한 사람씩 벨리 댄스를 흉내 낼 수 있도록 시간이 주어진 다음 제일 마지막으로 한 사람을 불러내었는데 터키 남자인 듯 했다. 조명이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깨까지 길러 늘어뜨린 머리, 적당한 콧수염, 탄탄한 근육의 20대 후반의 멋진 꽃미남이 앞으로 나오자 여인네들의 눈이 반짝이기 사작했다. 

이 남자를 '핫산'이라고 부르겠는데(핫산은 우리 나라로 치면 '철수'정도의 이름?) 이 핫산의 춤 솜씨는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벨리 댄서가 어떤 동작을 하던 멋지게 따라할 뿐만 아니라 아라베스크 음악에 맞춰 너무나 섹시하고도 살짝 끈적한 댄스 동작을 우리에게 선보여주었다. 우리 나라는 남자 댄스 가수의 춤이 섹시함 보단 파워풀한 것을 중시하는데 비해 터키의 뮤비를 보면 남자의 춤도 어찌 그리 섹시한지.....핥을 듯 쳐다보며 허리를 꼬는 춤이 거의 여자의 춤이나 매 한가지인데.....이 핫산의 춤도 마치 그것과 같아서 여자 관객들의 시선을 한 눈에 모아버렸다. 

이 핫산의 벨리 댄스는 갈수록 절정에 달하여 음악에 몸을 싣고 흔들다 더워진(?) 이 남자....나중엔 웃도리까지 벗어 던졌는데 그 몸매가 가히 예술.....(몸이 그 정도니 과감하게 옷을 벗지.....^^ ) 나중엔 뒤로 허리를 완전히 꺾어서 춤추다  거의 바닥에 누워서 섹시한 동작의 춤을 추기까지했는데 그 때에 여자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호텔 정원을 떠나 보낼 듯하였다. 환상의 춤 솜씨를 선보인 후 벨리 댄서와 함께 손 잡고 마지막 인사를 한 핫산.....관중들의 우뢰같은 박수와 함께  관중석으로 퇴장했는데 저 남자가 도대체 어디서 온 남자야....하면서 여자들의 웅성거림이 한동안 계속되었다는........^^  


이와 같이 터키에서 벨리 댄스를 관람하는 도중에는 반드시 관중을 불러내어 함께 춤추는 이벤트가 벌어지는데 터키에서는 벨리 댄스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며 젊은이들이 가는 디스코텍에서나 결혼식의 축하연 자리에서도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면 터키 남성들은 즉시 춤추러 나오곤 한다.

이후에 혹시 터키에서 가셔서 벨리 댄스를 관람하실 때에 댄서가 여러분을 지목하여 부른다면 어떻게 하실지....혹시 공연 때에 '하디.하디(자,자)' 라는 권유의 말을 하며 여러분에게 춤추기를 권유하면 망설이지 말고 무대로 올라가서 춤을 추어 보심이 어떠한지......
당최 춤을 출줄 모르신다고.....? 당신이 댄서의 벨리 댄스 흉내를 내든지 자신만의 막춤을 추든지 어떤 춤을 추더라도 여기저기 테이블에서 엄청난 환호와 갈채를 받을 것이 분명하다.

어쨌든  혼자 노는 것이 아니고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모두 하나가 되어 즐기는 것. 그것이 터키식 놀이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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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구 상의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한 점이 있겠지만
약 8,000km의 거리를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과 터키는 흡사한점이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도 언어의 유사성을 들 수 있는데 터키어와 우리 말은
같은 우알타이어족에 속하여
문장 구성,문법,모음 조화 등이 우리말과 거의 비슷하고
리 말과 어순도 꼭 같이  S+O+V 의 순이다.

 터키와 우리나라 사람은 언어가 비슷하여서 그런지
사고 방식 면에서 일면 상통하는 점이 상당히 많고 감정의 표현 방법도 비슷하며
전통적인 관습이나 살아가는 방식에서 우리와 유사한 점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길거리에서 'SU'라고 쓰인 트럭을 보았는데 물어보니 놀랍게도  'SU'는 터키어로 "물(水)'이란 뜻이란다. 
같은 우랄알타이어족이라는게 새삼 실감나는 부분이었다.

 

터키를 찾는 사람들은 상점이나 백화점마다 유명 브랜드가 쫙 깔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터키는 개방된 시장이어서 샤넬의 최신 디자인에서부터 각종 생활 용품까지 수입 안되는 것이 없는 곳이다.
우리들처럼 터키의 젊은이들도 나이키,아이다스,리바이스 등 
유명 상표의 옷을 입고 친구들 앞에 은근히 자랑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곳도 우리네와 마찬가지로 짝퉁 브랜드가 판을 친다.
 

 

 

 터키 사람들의 청결 의식은 대단하여 여자들은 하루 종일 집안을 쓸고 닦는데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인주의 성향>이 매우 강해 열심히 자기 집을 쓸어서는 밖으로 휙...갖다 버리곤 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터키의 거리에는 노점상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참으로 다양한 물건을 다양한 방법으로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노점상은 불법이지만 길에는 노점으로 넘쳐나고
아침부터 밤중까지 거리에서는 소리 높여 물건을 파는 여러 목소리가 섞여서 들려온다.
터키의 노점상들은 경찰이 나타나면 재빨리 몸을 피하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목청도 좋아야 한다고......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터키 사람들은 이방인들에게 매우 친절하다.
필자가 탔던 차가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에 아무렇게나 주차해 놓은 승용차 때문에
전진도 후진도 하지 못하고 난감하게 끼어 었었는데 어디선가 한 
청년이 나타나
양 옆에 있는 가게들을 이리저리 다니며 운전자를 불러내어 차를 빼내게 하고
차 앞에 서서 "앞으로...뒤로...좀 더..."를 크게 외치며 차를 빼내게 해 준 적이 있었는데
그 청년은 운전자가 고맙다는 말도 하기 전에 유유자적 자기 갈 길을 가버리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와 같이 터키인들은 친절이 넘치는데
시골 같은데서 누가 길을 물으면
자기 하던 일을 다 제쳐 놓고 아예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본 트럭 위의 생수병이 너무나 친근하다.
이스탄불 같은 대도시에선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돗물을 음료수로 먹지 않기 때문에  
물 배달 업체에 신청하면
일주일에 한번씩 커다란 물통을 배달해 주고 이렇게 빈 통을 수거해 간다.
신선한 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즉가하는 추세라서
이스탄불 곳곳에는 주유소와 비슷한 시설의 물 판매소도 등장했을 정도라고 한다. 

 

 

멀리 갈라타 타워가 보이고 그 앞에 샛노란 택시들이 지나가고 있다.
택시를 잡을 때에는 우리처럼 손을 들면 되고 요금은 미터기로 계산하며 야간 역시 할증료가 있다.
택시 요금을 바가지 씌우는 일은 거의 없으나 운전자가 목적지를 정확히 아는지는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고...... 

 

 

한국에 몇년 거주했던 한 미국인이 '한국에서 차를 몰면서 살아남는 재주'라는 글을 한 잡지에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스위스의 어떤 자동차 경주 선수 또한 터키에서의 운전 경험은 '놀라운 일로 가득 찬 흥미진진한 경험'이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다반사인 끼어들기, 추월, 급브레이크,경적 울리기......이런 것 또한 이스탄불에선 보통의 일과라고.....
 

 

 

이스탄불의 도로는 언제나 차로 가득 차서 차간 거리같은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운전자들은 모두들 무슨 큰 일이나 난 것처럼 서둘러 차를 몰며
엄지 손가락은 언제나 경적을 울릴 태세를 취하고 있다. 
경적을 울리는 방식도 우리와 비슷한데 짧게 한번 울리면 경고나 감사의 의미, 길고 끈질기게 울리는것은 강한 비난의 뜻이란다.
터키에서 운전하려면 이 모든 경고와 비난의 소음과 언제든 브레이크를 밟을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운전 습관에서 느낄 수 있듯이 터키 사람들은 한국사람처럼 성격이 급하고 과격한 편이라
조용하다가도 갑자기 별 것 아닌 걸 가지고 핏대를 올리며 싸운다고 한다.
필자는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보딩을 기다리다가 항공사 직원과 승객이 다투는(!) 현장을 보게 되었는데
큰 소리로 말다툼을 하다가 심하게 흥
분한 항공사 직원이
갑자기 데스크를 발로 밟고 올라 붕~ 날아서 승객을 주먹으로 때리는 것이었다.
구경 중에 최고가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라고 했던가....?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둘러서서 보는데
항공사 직원이 승객을 때리며 싸우는 현장을 보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터키인들은 이렇게 주먹다짐을 하고 싸워도 술 한잔 마시고는 쉽게 용서하고 쉽게 잊어버린다고 한다.  

 

 

블루 모스크 부속 아라스타 바자르 옆 노천 카페에서 흥겨운 민속 음악이 흘러나오기에 가보니
남자들 여섯명이 서로 어깨를 잡고 일렬로 서서 즐거운 춤을 추고 있었다.
이 춤은
 중앙 아나톨리아의 민속춤으로 '할라이 댄스'라고 부른단다.
얼마나 신나고도 힘차게 춤을 추며 빙글빙글 돌아가는지
노천카페에 앉은 필자도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같이 끼여 춤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터키 사람들은 우리처럼 노래와 춤을 좋아하고 특히 터키의 젊은이들은 대중 음악에 열광하는데
터키 팝은 음악은 터키 풍이면서도 악기나 비트는 세련된 유럽식이다.
시장,레스토랑,버스 안 어디서나 노래를 틀어놓아 사방에서 열정적인 노래 소리가 들려오며
젊은 운전사가 차를 몰고 지나가면 그 안에서 들려오는 강한 비트의 음악은 도로의 콘크리트 바닥이 울릴 정도이다.
 
  
                    터키의 뮤직 비디오에는 19금으로 분류해야하지 않나..생각될 만큼 야하고 섹시한 춤이 난무하는데 
           
 여자의 춤은 물론 남자의 춤도 섹시하게 허리를 돌리며 추는 춤이 대부분이어서 이 곳이 정말 국민의 95%가 무슬림인 나라가 맞나....하고 의심이 드는 신기한 나라이다. 

이슬람에선 음악과 춤을 금한다.
   하지만 터키의 국부 아타튀르크의 정치와 종교를 분리시키는 세속주의 채택으로 인해
  터키는 법률상으로 종교의 자유가 허용된 비교적 자유로운 이슬람국가이다.

                                           

오늘날 터키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종교적 억압과는 거리가 먼 나라를 발견하게 되는데 
 터키인들은 단체 관광을 가는 버스 안에서도 통로에서 춤을 추며 흥겹게 노래 부른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관광버스춤을 추는 나라>라니.....정말 형제의 나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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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가 어디냐고 물으면 터키 사람들은 누구나 예외없이 '코니아(콘야,Konya)'라고 대답한다.
수도 앙카라에서 250 km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구 80만이나 되는 대도시가 왜 제일 보수적인 도시일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코니아에 내려보았더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성경에서 '이고니온'이라고 불리웠던 코니아는 선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로마,헬라 제국 시대에는 브르기아 지방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바울 시대에는 수리아와 에베소를 연결하는 유명한 상업 도시였다.

바울은 1차 전도 여행 때 바나바와 함께 이 곳을 방문하여(사도행전 13:51)
많은 유대인과 헬라인 신자를 얻게 된 기록도 있으며(사도행전 14:1~7)

1071년부터 1308년까지는 셀주크 투르크 제국의 수도이었기도 한  유명한 도시이다.


그런데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 코니아가 알려진 이유 중의 하나는
이 곳이 '메블레비'로 불리우는 터키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 종단의 발상지라는 사실 때문이다.
메블레비 교단의 창시자인 '메블라나 젤라렛딘 루미'는 글을 모르는 일반 대중도
쉽게 신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마'라는 수행 방법을 고안해냈는데
'세마'는 흰 옷을 입은 수행자들이 음악에 맞춰 끝도 없이 뱅글뱅글 돌며 신과의 합일을 느끼는 방법이다.

수피즘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도 누구나 한 번 정도는
팔을 하늘로 치켜 들고 뱅글뱅글 도는 세마 명상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세마 명상춤은 무스타파 케말 대통령의 정교 분리 정책에 의해서 일시 금지되었으나
지금은 완화 정책으로 인해서 다시 볼 수가 있다고 한다.

메블레비에서 세마를 추는 사람을 '세마젠'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의상이 흰색인 것은 수의를 뜻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춤이 시작되기 전에 그들이 걸치는 검은 색 망또는 무덤을 뜻하고 머리에 쓰는 긴 모자는 묘비를 의미한다고.....
인간이 가장 겸손해지고 솔직해지는 죽음의 순간이야말로 신과의 합일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란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나. 

이 곳 코니아의 메블라나 박물관에는 수피파의 시조 메블라나의 묘가 있으며
터키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온 몸을 검은 차도르로 휘감은 여성도 심심찮게 만나게 되는 도시이다.

신비주의 이슬람의 도시 코니아는 셀주크 터키 술탄의 궁정이나 알라딘 자미(사원)등이 남아있는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어서 도시의 풍경은 황량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신개발 지역이 더 많이 눈에 뜨이는데
이런 주택 지구는 밋밋하게 지어진 아파트, 나무 하나 없는 주차장 때문에 너무나 삭막한 느낌이 든다.

신주택지구에는 주상 복합 스타일의 아파트가 많은데 우리처럼 베란다가 새시 유리로 되어있는 경우는 많이 없고
대개의 경우 베란다에 커튼처럼 커다란 흰 천을 쳐놓았다가 한낮에 태양이 내리쪼일 때 가려서 열기를 막아준다. 

코니아 변두리는 훨씬 더 터키 색이 강하다.
삼륜 오토바이 뒤로 파랑과 초록문의 색감이 참 고운데 터키 사람들은 건물 색을 다양하게 쓰는 것이 특징이다.

 

터키의 어느 마을을 가도 그렇듯이 펩시의 간판이 자리잡고 있고
코딱지만한 잡화점에는 잡다한 생활 용품등이 길가에까지 전시되어있다.

가게 앞에 있는 엄청나게 큰 용량의 세탁 세제들이 시선을 끄는데 이것은 터키의 가정들이 예민할 정도로 청결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터키 주부들은 일상 중 많은 시간을 마룻바닥을 솔로 문질러 닦거나 속옷을 세탁하고 삶는 일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TV 광고의 많은 부분이 청소용품 광고로 채워져 있을 정도라고 한다.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을 나섰다.
관광지도 아닌 보수 이슬람 도시의 거리를 활보하다 혹시 잡혀가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들고 약간은 무섭기도 했지만......
호텔을 나서니 길에는 어디에서인지 뿌연 연기가 나와서 거리 전체를 뒤덮고 있었고
저녁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울리며 온 도시를 내리덮고 있어
가슴을 찍어 누르는 듯한 두려움과 신비로움이 온 몸을 감쌌다 

그런데 아잔 소리가 나면 다 길가다 엎드려 메카 쪽을 향하여 기도할 줄 알았더니
아잔 소리가 나든 말든 길을 가는 사람들은 제 갈길을 가고 있다.

길에는 여자나 남자나  혼자서 다니는 사람들은 잘 없었고 가족 단위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히잡을 두르거나 검은 차도르를 발끝까지 덮어 쓴 여자 옆에는
자유로운 복장을 한 남편이 아이를 안거나 손을 잡고 따라 다니고 있어서

이슬람 가족들은 우리 생각과는 달리 매우 가정적인 분위기란 걸 한 눈에도 느낄 수 있었다. 

 

재래 시장은 우리나라 90년대 같은 분위기였는데  가게 마다 마네킨에다 옷을 입혀 세워둔 것이 특징이었고
특히 가운데 마네킨은 어디가 부러졌는지 노끈으로 목을 단단히 붙들어 매어 벽 사이의 철근에다 고정시켜 놓았다.  

 

가방, 신발, 속옷 등을 함께 파는 가게 앞의 남자 마네킨은 맨 머리에다 넥타이를 두르고 있다.
우리 나라의 노래방 패션이 터키로 옮아간건가...? 

 

터키의 극보수도시 코니아 재래 시장에도 어김없이 짝퉁은 넘쳐나고 있다.
마네킨들의 수염은 매직펜으로 직접 그려 놓는 센스....^^

시장에서 나와 다운타운을 걸어가니 조그만 애들이 떼를 지어 따라왔다.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는 도시인지라 자기들과 다르게 생긴 동아시아 사람이 무척 신기한가 보다.
아이들은 큰 눈을 반짝이며 신기한 표정으로 졸쫄 따라다녔는데 그 중에 용기가 있는 애들은 "Hello~~"하며 인사도 건넨다.
손을 흔들며 웃어주면 부끄러움을 타며 도망가기도 하고 어떤 애는 같이 손을 흔들며 까르르 웃기도 한다.. 

어른들도 마찬가지......길을 걸어오다가 마주치면 깜짝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가 이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외지 사람이 잘 오지 않는 코니아에 동아시아 사람이 나타나니 그들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는 자기네들끼리 힐끗거리며 쳐다보며 수근수근한다. 
"와...저 사람 봐라. 어디서 온 사람이야..? 중국 사람? 일본 사람? 아냐...한국 사람일거야....근데 여기에 웬 일로 왔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이다.  코니아 거리 구경을 하러 갔다가 도리어 그 사람들에게 한국 사람 구경을 시켜준 형편이 되었다. 

재래 시장을 지나 중심가를 한참 가니 상당히 큰 Multi-Flex 가 나타난다.
할인점, 영화관,레스토랑이 모두 모여있는 복합 건물이었는데 지하로 내려가니 'Afra'라는 엄청 큰 할인점이 있다.



할인점  'Afra' 입구에 있는 간판 중 indirim 은 discount라는 의미인 듯....아마 그 날의 특별 할인 품목을 광고하는 것 같다.

할인점 안은 우린 나라의 매장과 거의 비슷하고 없는게 없는데 매장 안이 갖가지 물건으로 넘쳐나고 있다.
남편,아내,아이들.....온 식구들이 같이 쇼핑을 나오는데 애들의 수는 둘이나 셋,경우에는 네 명 씩도 데리고 나온다.
카트에다 애들을 태우는 건 우리 나라와 모습이 꼭 같다.
하얀 치마,검은 상의를 입고 검정과 흰색의 스트라이프가 있는 히잡을 두른 뛰어난 패션 센스의 아줌마가 눈에 뜨인다.
히잡(스카프)은 여자들의 패션 품목으로 대부분 수십개씩 가지고 있어 옷에 따라 바꾸어 매고 다닌다고 한다. 

 

트렌치코트와 히잡, 숄더백의 색감을 잘 맞추어 입은 아줌마들이 여기도 눈에 뜨인다.
아내들의 장보기에는 남편들도 꼭 따라 와서 같이 물건을 고르는게 아주 보기가 좋아보인다.
뒤에는 경품으로 차 한 대를 준다는 광고가 걸려있는데 우리 나라 마티즈와 모양이 같다. 마티즈인가.....?



역시 할인점에선 세일하는 옷을 사야 본전을 뽑는 법......
사진 찍는 이방인 여자가 신기해 보이는지 건너 편에서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며 신기해 하고 있다. 

 

갖가지 모양의 수제 소시지가 먹음직스러운 가공 식품 코너.
우리 나라 소시지는 거의 돼지고기로 만들지만 이곳엔 돼지고기 소시지는 없다.



이슬람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할인점의 식육 코너에는 양고기가 대부분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저씨인데도 몹시 수줍어한다.

 

촌두부같기도 하고 빨래 비누같기도 한 이것은 오리지날 핸드메이드 치즈.
수작업으로 만든 치즈라고 하니....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긴다.

 

땅이 기름지고 비옥한 터키는 과일과 채소의 천국이다.
모두 다 박스 채 과일을 사는데 우리 나라같이 과일 몇 개 사는 건 터키에서는 없다. 
그만큼 과일이나 채소등 농산물은 엄청나게 싸다.
터키가 국민 소득이 높지 않은데도 국민의 생활 수준이 그리 낮지 않은 것은
농산물이 아주 싸서 모든 식량이 자급자족되기 때문이라고..... 

과일 박스 뒤편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차도르로 둘러싼 여자 발견.....
이스탄불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차도르 입은 여인이 콘야에는 여기저기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 터키 사람들은 사진찍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주 시골 사람이나 골수 이슬람 신도들은 사진 찍는 것을 안 좋아하기 때문에 정면에서 찍을 수가 없어서 뒤에서 몰래 찍었다.

 

히잡이나 차도르로 둘러싸고 있지만 그녀들의 속옷은 우리네보다 더 화려하다.
소박하고 점잖은 여인들의 옷 속에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심히 야한 속옷들을 입고 있다고 한다.
검은 차도르로 온 몸을 감싸고 눈만 내놓은 여자들까지도.....

향수 매장에서는 매장 전체에서 유일하게 여자 점원이 향수를 팔고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엄청난 미인이다. 
터키의 젊은 여자들은 하나같이 초절정미인인데 그들의 신비로운 화장이 한 몫을 더 한다.
원래도 흰 피부에다 파운데이션을 하얗게 바르고 눈에는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하는지라 크고 검은 눈이 더 신비롭게 보인다.
그리고 머리에는 히잡을 두르는데 옷은 자유롭게 입고 심지어 최신식 청바지도 잘 소화시킨다.
히잡에 청바지라.....무지 언밸런스한 것 같은데도 그녀들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이스탄불 같은 대도시에는 청바지에 선글라스, 명품 백을 들고 히잡을 쓴 멋진 여인이 즐비하다.



터키 사람들은 여자나 남자나 미혼일 때는 환상적으로 몸매가 이쁘지만 결혼하면 다 엄청나게 살이 찐다는게 슬픈 일이다.

 

키 190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꽃미남 청년이 할인점에서 치즈를 팔고 있다.
민간인이 이 정도 수준의 외모이면 연예인은 도대체 얼마나 잘 생겨야 한단 말인가.
치즈 파는 청년을 사진 찍으려고 주위에서 머뭇거리자 시선을 의식한 이 청년, 필자 쪽을 쳐다보고 눈을 찡긋하며 눈웃음을 친다.
여자랑 눈을 마주치면 어김없이 살인 미소와 눈웃음을 보내는게 터키 남자들의 특징.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니 이 청년은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나 좋아하며
치즈 포장하던 일도 잊어 버리고 한참 동안 포즈 취하기에 열중한다.

 

여자들이 서비스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꺼리는 터키에서는 계산대의 직원도 남자다.

 

이슬람의 나라답게 할인점의 서점에는  코란을 파는 코너가 있다.
코란의 가격은 24.212 YTL(신터키리라) 이니 우리 돈으론 약 2만원 쯤 되겠다.
15세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이 소년은 
사진 찍는것을 의식하고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빠알개지며 말까지 더듬는 것이 너무나 귀엽다.

사실 터키의 국교는 이슬람교가 아니다.
터키 건국의 아버지 아타튀르크는 이슬람의 오랜 인습이 터키 개혁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이슬람을 국교로 정하지 않고 정교 분리의 정책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 단체가 정당을 만들 수도 없고 일부다처제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관공서나 학교에서에서 히잡을 쓰거나 예배 행위를 하는 것은 금물이며
종교의 자유는 보장을 받아 모스크,기독 교회,유대인 회당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금요일 예배 시간에도 모스크 안에는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 올리고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는 반면
모스크 밖에서는 그 시간에도 차 마시고 술 마시고 희희낙락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밤 늦게까지 코니아의 다운 타운 구경을 하고 호텔로 가서 누우니 시장에서 본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콘야는 골수 이슬람의 도시라 혹시 위험할지도 모르니 나가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코니아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미소가 넘쳤고 그들이 보는 시선에는 따스함이 가득했다.
먼 터키의 한구석인 이곳 코니아 역시 '사람이 사는 도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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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 터키의 성 풍속도는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다소 혼란스럽게 한다.

과년한 처녀가 시집가기 전에 남자랑 육체적 관계를 가지면
그녀의 오빠나 아버지가 '명예 살인'을 해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곳이 터키며
거리에서 손 잡고 다니거나 애무하는 연인들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성범죄가 서양 나라에 비교하여 현저히 적은 걸 보면 성적으로 개방된 사회는 결코 아닌 듯...
그러나 신문,잡지나 거리의 벽에는 오히려 여성의 상품화 및 개방이 수위를 넘는 듯한 사진이 가득하고
TV의 외설스러운 프로는  밤 시간대에만 아니라 낮에도 토플리스 여자들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터키 여행 중 사서 살짝 펴 본 잡지책에는 심하게 선정적인 그림이 많았는데
엄청나게 야한 만화책이 19금 딱지도 없이 팔리고 있어서 여행자를 놀라게 한다.

터키의 국도를 버스를 타고 지나는 길목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많은 좌판이나 길거리 상점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이런 정체 불명의 시커먼 액체를 파는 노점이 길거리에 수도 없이 깔려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상인들은 지나가는 차마다 큰 소리로 호객을 하며 와서 사라고 외치곤 하는데 휴게소에도 이런 액체가 즐비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용기에 담아파는 이 액체는 다름아닌 정력제.
내용 성분이나 그 효능이 정말로 믿을만 한지는 알수가 없지만 가는 곳마다 이런 형태의 정력제가 많았는데
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만국 공통인 정력 신드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인 듯......

이토록 터키는 이슬람권 중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여서 모든 이슬람 청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이슬람권의 뉴욕이나 마찬가지인 터키는 또한 이슬람권에서 음악 등의 대중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사우디,이라크 등 다른 이슬람권에선 아예 허용도 안되는 대중 음악들은 터키의 라디오와 TV를 온통 점령하고 있다.

터키의 모든 대중 가요의 주제는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하는 사랑 타령의 노래이며
터키 음악이나 뮤비는 그 선정적인 강도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낮시간에도 터키의 식당에 켜진 TV 에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가수가 온 몸을 더듬으며 끈적거리는 춤을 추고 있는데
뮤직 비디오에 나오는 남녀 가수들의 야하디 야한 노래와 섹시 댄스를 보고 있노라면
이 나라가 관연 이슬람이 90% 이상인 나라인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 수준이 다른데서 기인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여자에게는 순결을 강조하고 처녀성을 기대하는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성적인 관심을 억누르려 하기 보다는 오히려 권장하고 성적인 경험을 은근히 자랑하는데서 기인한다.
사회 전반에 남성을 위한 성상품이 넘쳐나는 곳, 바로 이슬람 국가 터키의 성풍속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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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화장실 인심이 참 후한 나라이다.
휴게소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관광지에 가던지 휴지까지 잘 배치된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외국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화장실 인심이 후한 나라도 그리 많지는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유럽이나 중국 쪽으로는 화장실 사용이 거의 다 유료여서 주유소나 식당의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조차 돈을 지불하고 볼일을 봐야 하는 슬픈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여행 하면서 물을 많이 마신 경우라든지 배탈이 나든지 하면 화장실 갈 때마다 지갑의 잔돈을 털어야만 하는데......

 


터키도 예외가 아니라서 화장실 마다 모두 사용료를 내고 이용해야 한다.
사용료는 화장실마다 천차 만별인데 대부분 0.5 YTL(1달러=1.55신터키리라) 내외이다.
터키 리라가 없으면 달러나 유로도 받는데 대부분 1달러를 내면 2명이 사용하라고 한다 .
하지만 잔돈이 없거나 혼자일 때는 화장실 관리인에게 애교부리면 더 싸게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터키 사람들은 공적인 복장을 매우 좋아하는데
화장실 관리인 조차도 옷을 깨끗이 차려입고 심지어는 사진처럼 연하늘색 셔츠에 넥타이를 정성스럽게 매기도 한다.
관리인 한명이 대부분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을 가운데서 관리하게 되는데
어떤 화장실은 사용료를 내면 화장실 사용 티켓까지 끊어 주기도 한다.

 

화장실 입구에는 여성용은 Bayan(바얀), 남성용은 Bay(바이)라고 표시가 되어있으니 번지를 잘 찾아가야 하고 내부 변기는 대부분 우리나라처럼 '앉아 쏴!'의 형식이다.
서양 사람들은 쭈그리고 앉아서 볼일 보는 이런 변기를 '터키식 변기'라고 하는데 발 놓는 부분이 빨래판처럼 되어있고 물 내려가는 구멍이 뒷부분에 있는 것은 중국식 변기와 모양이 꼭 같다. 화장실에 처음 들어가면 어느쪽을 바라보고 앉아야 하는지 어리둥절하긷 한데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구멍이 뚫린 쪽에 엉덩이를 두면 된다.

그리고 앉아서 볼 일을 보는 동안 앞에 있는 수도꼭지를 열어 조그만 통에 물을 받은 후 볼 일을 다 보고 난 후 통의 물로 마무리(?) 세척을 하고 남는 물은 돌아서서 변기에다 부으면 변기 수동 세척이 되는 것이다.

터키 여행을 하는 동안에 물 받는 물통이 없고 변기의 뒷부분에 수도꼭지가 달린 형태도 볼 수 있었는데
어떻게 마무리 세척을 하겠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이런 화장실 사용법은 북아프리카,아라비아반도,인도,파키스탄,말레이지아,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가 다 동일하다.
무슬림들은 화장지를 쓰지 않고 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것은 종교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화장실 관습으로는 어떻게 화장지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 세척을 하냐고...경악하는데
무슬림들은 도리어 한국사람을 비롯한 비무슬림들이 볼일 본 후 화장지로 닦기만 하고 씻지 않는 것을 아주 불결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말하는 바를 들어보면 어떻게 화장실 다녀와서 물로 씻지를 않느냐고.....
당신은 손에 오물이 묻으면 화장지로 닦고 끝내느냐고 반문한다.
(이 말은 정말 설득력있게 들린다...듣는 순간..오...! 했으니까...)
특히 우리나라에선 일부 소변 보고 나오는 남성들이 손을 안 씻고 그냥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사람이 반갑게 악수를 청하면 더러워서 손도 잡기 싫다고 생각한다고......

 

 

화장실 안에는 어김없이 낙서신공이 발휘되어 있는데 터키 사람들의 낙서의 내용은 뭘까 궁금하기도 했다.
"뭘 봐...?"  또는 "나 왔다간다~!"  "자기야.사랑해~~" 이런 것들이 쓰여있을까?
아님 "인생은 왜 사는 것일까........?" 이런 철학적인 내용이 쓰여져 있을지도 모른다.


 

볼일을 다 보고 손을 씻고 나오면 관리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손에 '꼴론야'라는 향수를 듬뿍 뿌려준다.
뿌린다기 보단 아예 들이 부어 주어서 거의 향수로 손을 씻는 정도이다.
처음에는 뭐가 묻은 것 같은 느낌이 나지만 금방 증발하므로 상쾌해진 손 때문에 기분까지 시원해진다.

'꼴론야(Kolonya)'라는 이 향수는 터키 사람들이 항상 애용하는 알코올이 80% 함유된 레몬향 향수인데 한 병에 0.5 YTL정도하는 (약 400원) 아주 싼 향수이다.

터키 사람들의 생활에 꼴론야는 뺄래야 뺄 수 없는 필수품인데
화장실 사용 후 소독으로 손을 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의 집에 방문하면 환영의 의미로 손에 뿌려 주고,
고속 버스를 타면 남자 차장이 승객들의 양 손에 넘칠 듯 가득히 따라주고
머리가 아프면 머리에 바르고, 코가 아프면 코에 바르고,

심지어 배가 아프면 물에 타서 마시기도 할 뿐만 아니라
냄새 제거, 벌레 물린데, 긁힌 데도 사용하는 만능 액체로 그 용도가 다양하다.

터키 사람들이 가는 곳 마다 이렇게 꼴론야로 씻고 소독하는 것은
그들의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국민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종교적인 정결 의식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터키의 대표적인 향수 꼴론야까지 뿌려주니 유료 사용인 것이  이해가 되었지만
화장실이 유료이니 가는 곳마다 소변은 더 자주 보고 싶은 기이한 현상에
터키를 여행하는 동안 화장실 사용료로 엄청난(?) 돈을 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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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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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드라마'라면 터키는 수많은 주인공들이 오르내린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역사의 주인공들이 흔적을 남긴 터키....
누구나 자기들만의 최고의 여행지가 있겠지만 터키만큼 여행자를 유혹하는 나라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세계사의 축소판, 동서양 문화가 만나 꽃을 피운 인류 문명의 박물관,사람과 신이 함께 사랑한 나라......
다시 가고 싶은 최고의 여행지 터키......

몽골 여행기와 병행하여 환상의 나라 터키 여행기를 함께 진행해나갈까 하니 부디 헛갈리지 마시길 바라며
터키로 향하는 항공기에 살포시 발을 올려 놓는다.





설레임을 안고 오른 터키 항공기에는 '튀르크 하바 욜라리(Tűrk Hava Yollari)'라고 쓰여져 있었다.
아마도 Turkish Airlines 이란 뜻인 것 같은데 어쩐지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듯한 어감이 듣기에 매우 좋았다.
기내에 오르니 스튜어디스들이 자리를 안내해 주었는데 비행기 중간 칸막이 TV 바로 앞으로 좌석을 바꾸어주어서
13시간이 걸리는 운행 시간 내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터키 항공의 스튜어디스들은 얼굴은 뽀얗고 눈화장은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아주 진하게 했고
속눈썹은 모조 속눈썹을 붙여 마스카라를 한 것처럼 아주 검고 길게 컬되어 올라간 전형적인 중동 지역의 미인들이었으며
머리 모양은 대부분 쪽머리인 우리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에 비해 아주 자유로왔다.
올림머리,포니테일,심지어 길게 땋아서 늘어뜨린 머리까지.......
얼마나 이쁜지 마치 인형같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비상구쪽에 앉아있는 스튜어디스들을 흘끔흘끔 쳐다보곤 했다.

우리 나라 사람은 대부분 표정이 없고 무뚝뚝한데 비해 우리나라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은 상냥의 극치를 달한다.
"커피 드시겠습니까?"하는 말도 끝을 과장되게 올려서 발음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심지어는 영어조차도 한국식 스튜어디스 억양으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국제선을 타 보신분은
"What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 을 한국말 "무엇을 마시겠습니까↗~~"와
거의 같은 억양으로 발음하고 있는 우리 스튜어디스들을 만나시게 될 것이다.

거기에 반해서 다정함의 나라 터키의 스튜어디스들은 도리어 잘 웃지도 않고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다소 무섭기까지 해서 그들을 향해 사진 하나 남기지 못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튀르키쉬(터키 사람)들은 지극히 다정하고 친절하지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웃지 않는 진지한 표정으로 있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이륙하고 얼마 안 되니 스튜어디스들이 투명 비닐 팩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받아서 보니 안에는 조그만 치약과 조잡하고 거칠거칠한 작은 칫솔이 들어있고 
구두 주걱(튀르키쉬들은 아직도 구두 주걱을 쓰는 가보다....), 안대(비행기 안에서 뿐 아니라 집에서도 낮잠 잘 때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다소 황당한 길이 30cm정도의 커다란 양말이 한 켤레......바로 수면 양말이다.
이 양말은 발모양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마치 푸대자루를 꿰매놓은 것 같이 생겼는데
13시간 이상 기내에 머물다 보니 기내용 슬리퍼보다 이 양말이 더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스타, 샐러드, 치즈가 함께 나온 터키 항공의 기내식을 먹은 후 한숨 자려고 허리엔 베개를 괴고 담요를 덮고 누우니 기내가 너무 써늘하다.
아까 받은 우스운 수면 양말을 다리까지 잡아당겨 늘려서 신고 담요를 목까지 덮고 누웠는데도 한기가 온 몸을 업습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국인듯한 사람들은 대부분 추워서 담요를 목까지 둘둘 싸서 자고 있는데
튀르키쉬(터키 사람)나 서양인들은 대부분 몸에 열이 넘치는지 짧은 팔 셔츠에 담요도 안 덮고 자고 있다. 

이탈리아 여행 때에 에어컨을 엄청나게 쎄게 틀어놓은 리무진 버스 안에서
하도 추워서 양말 신고 티셔츠에 가디건, 윈드 브레이크까지 입고 차 안에서 지냈던 기억이 생각났다.
고기를 많이 먹고 자라서 그런지 서양인들은 추위라는 걸 모르는 듯 했다.

몸이 차서 에어컨에 지극히 약한 필자는 하는 수 없이 스튜어디스에게 담요를 하나 더 달라고 해서 하나는 다리에서 가슴까지 덮고
또 하나는 어깨에 둘러서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서야 떨지 않고 잠을 청할 수가 있었다. 

한 숨 자고 다시 기내식을 먹고 나니 사람들이 지루한지 웅성거리고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좁은 기내에서 어디 돌아다닐 곳이 있다고 사람들은 복도를 왔다갔다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운동한다면서 계속 좁은 기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두가 제각기 자기 편한데로 다니는 모습이 참 천태만상이었는데
담요를 수퍼맨처럼 어깨에 두르고 휘날리며 다니는 아줌마가 있는가하면 아예 맨발로 기내를 돌아다니는 서양 남자,
초미니에 가슴부분만 가린 탑을 입고 기내에서 주는 양말만 신고 돌아다니는 서양 여자......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일이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비행기에 오를 때 가지고 올라온 터키 신문을 펴 보았다.
내용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신문 전체가 올 칼라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터키 신문의 사진은 야하기가 그지 없었다.
수영복 차림의 광고 사진은 물론이고 상당히 민망스러운 벗은 여자 사진과 만화들이
신문에 여기저기 커다랗게 박혀있어서 나는 약간은 혼란을 느꼈다.

터키는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을 신봉하는 나라가 아니던가......
여자들은 아직도 히잡을 둘러쓰고 다니는 나라인 터키인데.....
도착하기도 전에 터키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과 신비감이 더해지며 이스탄불 공항에 착륙하는 시간이 너무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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