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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5 이화원, 중국을 뒤흔든 여걸 서태후의 여름 별장을 가다 29




  

서태후는 청나라 말기 함풍제의 후궁이었던 자희황태후이다.

그녀를 일컫는 이름 서태후는 정식 명칭이 아닌데

태후(太后)는 황제의 모친을 일컫는 말로 황제 모친의 정실은 동(東)으로 후실은 서(西)로 표현한데서 이른 말이다.
 


서태후는 한 가난한 한족 농민 집안에서 태어나서 4세 때 양녀로 팔려갔다가 12세 때 다시 혜징의 시녀로 팔려갔다.

그후에 궁녀로 뽑혀갔는데 우연히 경극을 좋아하던 왕이 그녀의 노래를 듣고 맘에 들어해 그녀를 품었고 

아들 재순(동치제)을 출산하여 비(妃)에 봉해졌다가, 그 이듬해에 귀비(貴妃)에 책봉되었다.

궁녀에서 귀비에 이르기까지 지위가 계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그녀의 마음 속에는 정권을 장악하고픈 욕망이 점점 커져 갔다.

 


함풍제가 죽고 아들인 동치제가 6세에 즉위하자 쿠데타를 일으켜 반대파를 일소하고 동치제의 섭정이 되는데

동치제가 죽자 누이동생의 3세 된 아들을 다시 광서제로 옹립하고 섭정이 되어 황실을 한 손에 쥐고 흔들게 된다.

광서제가 16세가 되자 친정이 시작되었지만 정치에 관심이 없던 동태후와는 달리 국정의 실권은 여전히 서태후가 쥐고 있었는데 

광서제가 이를 싫어하여 강유위등과 함께 신정을 실시하여 입헌군주제로 전환을 꾀하자 

서태후는 보수파 관료들을 부추켜 다시 쿠데타를 감행, 신정을 100일만에 종식시키고 광서제를 유폐시키는 등 무술정변을 일으킨다.

이후 의화단의 난을 이용하여 열강에 대한 선전 포고 이후 8개국 연합군의 침입을 받아 서안으로 피신하였으나

북경 귀환 이후 정치는 대외적으로 굴욕적 외교로 돌아서게 되고 청왕조의 권위는 실추된다.




광서제가 죽고 마지막 황제 '푸이'를 왕위에 세운 후 그날 죽게 되는 서태후(1835~1908).

서태후의 초상을 보면 한눈에도 엄하고 강한 인상으로 중국을 쥐고 흔들만한 기상이 풍겨나오는데.....





북경 시민의 아름다운 휴식처 '이화원'은 바로 서태후의 여름 별장이다.

중국의 최대의 정원이며 완전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 황족 정원인 이화원의 규모는 실로 엄청난데

그 면적은 자금성의 4배, 천안문의 6배의 넓이라고 한다.



서태후는 피서와 요양을 위해 이화원에 각별한 관심을 두었는데 
1903년부터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 곳에서 보냈다.

이곳에서 신하들과 국정을 논할 일이 많이 생기자
정원 앞 부분에 궁전과 생활거주지구를 짓기 시작하여 

이화원은 궁전과 정원 두 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황족 정원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화원 역시 자금성이나 만리장성처럼 수많은 관광객들로 문전 성시를 이룬다.

중국은 어딜 가든지 내국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는데
가는 곳 마다 중국의 인구 13억이 실감이 된다.





이화원을 둘러보기 위해서 인수문을 거쳐 안으로 들어가 본다.


 

전각들 중 용마루가 없는 전각이 눈에 뜨였다.

우리나라도 임금의 침전인 강녕전과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은 용마루가 없는 무량각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용은 왕을 상징하기 때문에 용이 자는 곳에는 용마루를 둘 수 없다는 등 여러가지 의견도 있으나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바 없다고...






서태후가 정무를 보았던 인수전 전각 앞에는 황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용,주작 등 여러가지 동물의 조각상들이 늘어서 있고



 

정원에도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러가지 석물들이 정원을 장식하고 있다.

 

 

 

이화원의 3/4를 차지하는 곤명호(昆明湖)는 원래 평지인 곳을 파내어 만든 호수인데

인공 호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규모가 실로 엄청나다.

겨울에는 얼음이 얼어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을 볼 수 있으며,

여름에는 보트와 곤명호 위를 운행하는 유람선을 타고
뱃놀이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주위가 8km인 곤명호를 일주하는 멋진 모양의 유람선을 타고 곤명호를 한 바퀴 돌면

이화원을 구경하느라 힘들어 배인 땀방울이
시원한 호수 바람에 금방 말라 버리며 여행의 피로가 한순간 날아가 버린다.
 


 

호수 가장자리엔 군데 군데 조그마한 섬이 있고 그 섬을 아름다운 다리로 연결시켜 놓았다.

서태후는 밤이 되면 호수 안 작은 섬에 숨겨 놓았던 미남자들을 하나씩 자신의 궁궐로 불려들였다고 하는데

서태후와의 하룻밤을 보낸 미남자들은 소문이 퍼져나갈 것을 두려워한 서태후의 부하들에 의하여

그 다음날 아침 쥐도 새도 모르게 처치되었다고 한다.



곤명호를 안고 있는 만수산(萬壽山)은 곤명호를 팔 때 나온 흙을 쌓아 만든 인공산으로

화려한 누각이 있으며
이화원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역시 인기가 좋다.

만수산 앞의 산비탈길에 세워진 불향각은 높이 21미터의 거석 위에 세워진 전각으로

남쪽으로는 곤명호를 향하고 있고 뒤쪽으로는 지혜해불전을 기대고 있어서 
이화원의 상징적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만수산 아래 위치한 장랑(长)은
전체길이 728미터에 총 273칸의 회랑으로

이어진 복도 건축물로 중국에서 가장 크고 길며 유명한 회랑이다.

장랑에는 중국 각지의 화가의 그림 14,000 점이 장랑에 걸려있는데

중국 목조 건축물에 꾸며진 장식 예술인 이런 그림을 '소식채화'라고 한다.
 

그림의 주제는 자연과 동물, 인물 전기 등  중국 고전 문학의 내용에 등장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서태후의 한끼 식사는 주식이 60가지, 점심이 30가지 각종 산해진미가 128가지였다고 한다.

서태후의 하루 식사비는 백은으로 3kg 들었는데 그 당시 이돈으로 5000kg의 쌀을 살 수 있었으며 만명의 농민이 하루를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옷만 해도 3000 여 상자가 있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바꿔입는 등 사치의 극을 달렸다.

또 이화원에 전화 설치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전화하는 사람이 무릎꿇고 전화하는지 앉아서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궁녀, 내시, 대신들은 서태후를 무척 무서워 했는데

광서제의 아버지는 광서제를 황제로 올려놓는다는 말에 기뻐하질 못하고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시들이 서태후의 머리를 빗겨 주었는데 머리카락 하나만 떨어져도 목이 달아났다고 한다. 

그래서 이련영이라는 내시는 머리를 빗을 때면 소매가 넓은 옷을 입고 빗었는데

서태후의 빠진 머리카락이 모두 소매 안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서태후는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한 내시의 일기에 의하면 한번은 한 늙은 내시가 실수를 범했다 해서 인분을 억지로 먹였다고도 한다.
 


서태후 자신은 매일 저녁 애기 엄마의 젖을 먹는데 애기 엄마 두명은 목욕을 한 후

젖만 내놓고 몸을 붉은 천으로 감싼 후 다 감싸고 침대에 누운 서태후에게 무릎을 꿇고 젖을 먹였다고 한다.

이런 행위를 중국어로 '쎈양'이라고 하는데

얼마전 인터넷에서 중국의 중학교 남학생 수십명이 미혼모 여학생을 협박하여

미혼모란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으면 모유를 달라고 협박하여 친구들이 공부하는 교실 안에서

여학생의 무릎에 누워 한가롭게 젖을 빠는 충격적인 사진을 본 일이 있다.

처음 여학생을 협박한 남학생은 다른 동료 남학생에게 젖을 빨게 해 주는 댓가로 돈까지 받아 챙겼다고.....ㅠㅠ
 
이런 인면수심의 흉악한 풍습이 아마도 서태후에게서 전해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서태후의 생애에 가장 유감스러웠던 것은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의 중간문으로 들어가 보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그 뜻인 즉 서태후가 비록 48년이나 중국을 통치했지만 황제도 아니었고 황후도 아니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환란의 청조 말기, 어떤 이에게는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었던 반면 어떤 이에게는 무시무시하고 매몰찬 이름이었던 서태후.

무소불위의 부귀 영화를 한 몸에 누렸던 서태후가 백성들의 피와 땀을 밟고 서서 만든 아름다운 정원 '이화원'은

지금은 수많은 평범한 북경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북경을 찾는 세계의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리는 명소가 되어

중국의 관광 수익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으니....

참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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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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