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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20 초원의 법칙 - 몽골 유목민의 젖짜기 비법 21


 

몽골의 여름철은 어느 계절보다 바쁜 하루가 계속된다.

여름에는 가축들이 풀을 뜯고 젖을 많이 생산하기 깨문에

유목민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가축의 젖을 짜기에 바쁘다.

젖짜는 일은 주로 여성들이 하며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시간에 맞추어 젖을 짜서는 겨울용 식량으로 비축해둔다.

 

여름철의 몽골 사람들은 특히 인심이 좋다고 한다.

여름에는 가축의 젖이 넘쳐나고 먹을 것이 넉넉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유제품을 나눠주고 고기도 나눠주는데

외국 여행자들을 특히 신기해하여 음식을 베풀며 대대적인 환영을 한다.

 

 

 

 

초원의 유목민들에게 풀은 생명과 직결되는 귀중한 것이다.

그것은 초원의 풀을 이용하기에 따라 가축의 젖의 생산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원의 유목민들은 소, 말, 양, 염소 등 여러 가축을 함께 먹이는데

 

 

 

 

가축에게 풀을 뜯기는 것도 조상 대대로의 전수받아온 비법이 있다고 한다.

 

 

 

 

그 비법은 가능한한 풀을 짧게 뜯어 먹을 수 있도록 가축을 순서대로 몰고 다니는 것이다.

 

 

 

 

소나 양, 염소를 같이 사육하는 유목민은 양보다 소가 먼저 나가며 풀을 뜯게 하는데

소는 풀뿌리 근처까지 뜯어먹지 못 하므로 소가 먹고 남긴 풀을 양이나 염소가 샅샅이 헤쳐 먹는다고 한다.

 

 

 

 

고비지방 같이 낙타와 양을 함께 유목하는 지방에서는 양에게 풀을 먼저 뜯기게 한다는데

양은 가시가 있는 풀을 먹지 않기 깨문에 거친 풀을 잘 먹는 낙타를 양 뒤에서 뜯어먹게 한다.

 

 

 

 

한낮의 더위로 인해 한동안 조용하던 초원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한다.

게르 그늘에서 쉬고 있던 유목민들이 모두 일어나더니 갑자기 염소들을 한쪽으로 끌고 가기 시작한다.

 

 

 

 

염소의 뿔을 잡고 끌고 오는 사람들 중에 태반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학기중에는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방학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 부모의 일을 돕는다.

몽골의 여름 방학은 6, 7, 8월로 세달이나 되는데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기숙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와
부모를 도와 양을 치거나 말을 훈련시키거나 하며 자신들의 몫을 훌륭하게 해 낸다.

 

 

 

 

염소를 잡아서 끌고 오는 방법은 제각기 다른데

염소를 안고 오는 아이도 있고 염소의 한쪽 뿔을 잡고 끌고 오는 방법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염소의 목 위에 올라타고 끌고 오는 방법이 제일 좋다고 한다.

두 뿔을 손으로 잡고 염소 목에 올라타서 끌면 염소는 순순히 따라 오게 된다고......

 

 

 

 

끌고 온 염소는  서로 마주 보게 한 후  길다란 끈으로 굴비 엮듯 목을 엮는다.

 

 

 

 

아이들이 염소 뿔을 잡고 끌고 오면 엄마는 끌고 온 염소들을 한마리씩 굴비 두름 엮듯 엮어 나간다.

 

 

 

 

이제 상당히 많은 염소가 긴 노끈에 차곡차곡 묶여졌다.

 

 

 

 

목을 노끈으로 묶으면 답답해서 금방이라도 반항하고 도망갈 것 같은데

묶인 염소들은 전혀 요동도 않고 가만히 순종하고 있는게 참 신기하기만 하다.

 

 

 

 

 머리를 서로 마주하고 묶인 염소들의 뒤를 보면 엉덩이만 보여서 약간은 우스꽝스러운데

이렇게 염소를 굴비 두름 엮듯 엮는 이유는 바로 젖짜기에 수월하게 하려는 것이다.

 

 

 

 

유목민 아낙은 커다란 양동이를 염소 궁둥이 아래에다 놓고 젖꼭지를 사정없이 잡아당기며 젖을 짜낸다.

 

 

 

 

젖을 짜는 것은 여성들이 도맡아서 하는 일인데 여름에는 하루에도 10여 차례씩 쉬지 않고 젖을 짜낸다고......

 

 

 

 

울란바타르대학에 다니는 여대생도 염소 뒤에 앉더니 거침없는 손길로 염소젖을 쭉쭉 짜낸다.

차도녀인 그녀가 염소젖을 능수능란하게 짜내는 모습은 필자를 놀라게 했는데

우리나라 도시 학생들이 농촌 생활에 데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데 반해서

몽골 사람들은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도 말타기, 젖짜기 등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젖을 다 짜내면 이렇게 궁둥이 부분을 손으로 살살 문질러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서 더 많은 젖을 생산한다고......

 

 

 

 

양이나 염소의 젖짜기보다 말의 젖짜기는 훨씬 더 중노동인 것 같다.

염소젖을 짤 때에 바닥에 편하게 놓았던 양동이를 무릎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고 말젖을 짜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한쪽을 보고 모여있는 양이나 염소와는 달리 말들은 스스로 머리를 한데 모으고

 엉덩이를 밖으로 내고 있는지라 노끈으로 묶을 필요없이 바로 젖을 짜내면 된다.

이렇게 짜낸 말젖은 아이락이라고 불리우는 마유주를 만드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하루종일 가축을 돌보고 젖을 짜서 저장식품으로 만들어 비축하느라 분주한 나날이 계속되지만

여름에는 말랐던 아이들의 얼굴에도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유목민들의 생활에는 활기가 넘치며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는 유목민 아낙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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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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